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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3년 후 느끼는점 (답글)

푸른 |2021.04.11 23:48
조회 35,621 |추천 153

처음 이글을 쓸땐 마음한구석에 좀 엉켜있는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내듯 후련하다가도 답답하고 씁쓸했는데
이렇게 제글을 읽어주시고 응원글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뭉클했어요 감사드려요

첫사랑이었거든요.. 제겐 이사람이 ..
제 모든걸 줘도 아깝지 않았고 평생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는데 막상 생전처음보는 모습에 충격이 커서 한동안 현실을 부정해보려고도 해보고 머리속에서 딱 그것들만 지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믿어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미 일은 저질러졌고 난 이모습인데 .. 빨리 정신차려야 내가 살것같아 정말 생각안나게 하려고 일에만 몰두하고 치료받으며 지냈더니 3년이 갔어요 확실히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처럼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어요

걱정이되는건 답글달아주신 분들이 염려하신것 처럼 다른사람을 만나는게 어려워진건 사실이에요 새로운 연인을 만나기 위해선 저를 숨김없이이야기해야 하는데 아무리 제잘못이 아니더라도
3자가 봤을땐 누구 잘못이든 이혼이력있는 남자로만 생각하지 않을까 만얄 내가 말을한다면 상대방은 고민하고 놀라겠지 라구요
그것까지 이해할만큼의 연인을 바라는건 아닌것 같아서요

언젠간 인연이 있을 거라고 부모님은 말하시지만
당장 막 누굴찾고 다닐만큼 조급하단 생각은 안해요 그냥 지금처럼 맛있는거 먹고 등따시고 배부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요

따뜻한
응원글 감사드려요




________________________

저는 30대 초반 남자입니다
제목처럼 이혼경력있어요
원인은 간단하게 혼인신고 먼저하고 결혼 준비하다가 전여친이 저몰래 그동안 회사남자랑 몰래만나고 있었다는걸 알고나서 이혼했어요

이혼 후 3년이 지나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엔
전여친이 저랑 그남자랑 동시에 만나며 저울질하고 있었던걸 끝까지 아닐거라고 현실을 부정하며 여친을 믿으려고 했던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의 괴리감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은 마음속에 공허함을 만들었어요

전여친이 자기아버지가 자기어릴때 바람핀걸 목격해서 자기는 바람피는게 정말 싫다고 저에게 말했었는데 오히려 그피는 못속이는건가봐요

이여자랑 그동안 살아보겠다고 신혼집도 장만하고 결혼식장도 예약하고 프로포즈하며 반지도 주고 처가집도 자주 갔었는데 ...
참..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기딸이 잘못한걸 알면서도 제가 못나그런듯 몰아가며 적반하장으로 이혼하라고 바로 등돌리던 처가식구들 모습에 그상실감이 컸어요 ..
나름 그땐 나도 가족이 생기는구나 신혼집도 장만해서 이쁘게 꾸미고 있었고 큰집은 아니지만 조금씩 가구며 이쁜소품들도 채워나가며 앞으로 즐겁게 살날을 생각하며 퇴근하는 시간이 늘 즐거웠는데 바람피고 걸린 후 처가에 가서 단한번도 집에 오지 않고 법원에 가서야 와이프 얼굴볼 수 있었죠 너무 믿었던 내가 잘못이구나 생각하며 결혼에 대한 회의감이 마음에 가득해서 이혼 후엔 여자를 만날땐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서 지금은누굴만나야겠단 생각이 없어서 혼자 살고있어요

전 결혼식장보다 법원을 먼저갔고 결혼식이 아닌 판사님 앞에서 이혼식을 먼저하고 ..참 남들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걸 먼저경험해서 인지 인생에 가장 큰 교훈을 피부로 느끼며 배웠답니다

이혼 후 신혼집다시 처분하고 혼자 이사짐 정리하면서 얼마나 하루종일 눈물이 나던지.. 같이 티격태격하며 조립했던 옷장도 분리수거장에 버려버리고 와이프짐은 차마 버리지못하고 처가에 택배로 보내고 참 멍청이같이 이혼후에도 근 일년넘게 멍하게 미련아닌 미련으로 오지도 않을 걸 아는데도 기다려보고 참 제가 그여자를 많이 사랑했구나
생각했죠 화도나고 보고싶은게 동시에 그러니 참 미칠것같더라구요 정신과도 다니며 멀쩡해지는데 참 오래걸렸어요

3년이 지난지금은 그여자가 잘살던 못살던 내가더 잘살아야겠단 생각과 그여자와 보내며 허비했던 시간들이 아까워서 더 악작같이 살아요 덕분에 이혼남이라는 꼬리표가 생기고 결혼은 인생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졌죠
나름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살았어요 연애를 안해서 일과 저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열심히 모은돈으로 새집도 대출 없이 사서 전세주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아서 즐겁게 취미생활하고 퇴근하고 운동하고 몸관리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며 살아요
가끔 아주 가끔 외로운기분이 들때면
입안가득 달달한 사탕이나 찐한초콜릿 물고선 눈감고 천천히 목에 넘겨요 그럼 기분도 한결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다음엔 좀더 좋은 일이있음 올려볼께요
늦는 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추천수153
반대수7
베플ㅇㅇ|2021.04.12 11:45
글에서 딱 느껴지는게 착하고 다정한 남자분 같은데 왜 이런 경험을 하셔야 했는지 ㅠㅠ 덕분에 단단해지신것 같긴 하지만.. 빨리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현실에선 그런 꼬리표보다는 사람 자체를 보는 좋은 여자들도 많으니, 만약 인연이 생기시면 너무 위축되지 마시길.. 님의 잘못으로 이혼한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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