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반말로 쓰는 거 맞지? 판에 글쓰는 건 처음 해보네)
아버지가 알콜 중독이야.
지금 20대 중반인데, 지금까지도 술주정이 심하셔.
심할땐 물건 던지는 건 기본이고, 엄마랑 나한테 욕하는 건 기본이고 폭력도 하시지. 근데 울 아버지 힘도 세고, 체력도 좋고 건강한 편이라서 술도 많이먹을 뿐더러 졸린 게 없었어. 먹다보면 새벽 3시 4시까지 먹으면서 똑같은 말을 계속해. 그러다 자기 맘에 안들면 욕했고, 엄마가 참다못해 같이 욕하면 그땐 물건던지고 폭력쓰는거야.
유년시절 기억이 많이 없는데, 대부분이 술 관련된 거라는 게 좀 슬프네. 엄마 머리채잡혀서 코피나는거나, 내가 안우려고 하는데도 훌쩍이니 남잔데 왜 우냐고 호통치는거.
하루는 아버지 눈을 쳐다봤는데 어딜 쳐다보냐고 대드냐고 혼났어. 그러다보니 사람들 눈도 안쳐다보고 계속 땅만 보고 다니게 되더라. 그게 편하기도 했고..
근데 애가 말도 없고 쉬는시간에도 책상에 그대로 앉아있기만 하니 만만하게 보였나봐. 저학년 땐 그것때문에 학교폭력도 당했었어. 학교에서도 괴롭힘당하고, 집에 와서도 아빠한테 시달리다보니 그냥 무감각하게 살게 되더라.
중학교 들어간 이후부터는 야자를 해서 늦게 집에 들어갔는데, 남들은 학교에 남아있는 게 감옥이었을지 몰라도 나한테는 집이라는 감옥에서 잠시나마 쉴수있어서 좋았어.
(야자를 중학생때부터했나 고등학생때부터했나 모르겠어. 아무튼 밤늦게 들어간건 고등학생때인 것 같다)
고등학생 때 야자 후 자정 넘어서 들어가면 아빠가 술 먹고 있고, 옆엔 엄마 고개 푹숙이고 있는 게 일상이었어.
난 반항하듯 집가서도 책펴고 1~2시간 공부하다 잤지. 그러니 술맛 떨어진다고 먼저 자더라ㅋㅋ. 그게 재밌어서 더 늦게오고, 집가서도 공부하게 되더라.
물론 그 부작용으로 다음날 세수할때 코 살짝만 건들여도 코피날 정도로 몸이 허약해지긴 했어
대학은 어찌저찌 잘 들어갔어,
과학특성화반?이란 게 있었는데, 그 중에서 우리반이 제일 대학에 잘 갔고, 한 명은 서울대, 난 걔 다음 좋은 대학에 갔어. 수능은 못쳤는데 내신으로 커버한 운 좋은 케이스였지..
대학 붙은 후에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어. 아빠도 내가 대견하다고 일하는 후배들에게 자랑 엄청 하고 맨날 내얘기만 했었거든.. 난 내심 아버지가 변할거란 기대를 했었나봐...
근데 사람은 안변하더라고. 수업듣고 알바하고 고시원에서 자다보면 자정쯤 되어서 전화가 울려. 받아보면 아빠 술주정 너무 심해서 욕하고 엄마 때리려한다고 너 말은 들으니 말려달라는 누나의 전화였어.
내가 아빠 술주정할때 묵묵히 얘기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또 내 할일도 척척해내니까 내 말은 그나마 좀 들으시더라고.. 그래서 아무일도 없는 척 전화 걸어서 1시간 정도 전화 하다가 잤지. "그냥 잠 안와서 아빠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밥은 먹었어요?" 이런 진부한 멘트밖에 못했지만ㅋㅋㅋ 이걸로라도 아빠는 위안이 됐나봐.
통화후 진정된 아버지랑은 반대로 난 내 삶이 왜 이럴까를 수없이 생각하며 배게에 눈물 묻히며 잤지
그렇게 대학생활을 보내다 동기 소개로 여친을 사귀게돼었어. 맥주마시면서 얘기하다가 여친 아버님 자기 아버지와 있던 일을 말해주더라.
(난 술을 못마시기도 했고, 마시는 것도 싫고 취하는 것도 싫어했어서 마셔도 맥주 1잔 정도만 마셨음)
술 많이 드시고 온 날 여친이 먹지말라고하면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하면서 서로 장난친다고 하더라.
난 그게 그렇게 부럽더라. 친구같은 아버지. 자식 말 들어주는 아버지..
웃으면서 이야기를 듣는데 눈물 나오는걸 고개숙여 억지로 참았어. 그때 속으로 여친에게 벽을 느꼈나봐. 아버지 스타일이 정 반대니까, 당시엔 여친은 나를 이해 못할거란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나 혼자 알바하며 방세내며 살기도 벅찬 경제적인 상황까지 겹쳤고, 엄마는 여전히 아빠한테 시달리는데 나혼자 행복해도 되나..라는 죄책감이 들더라고
그래서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지만, 당시엔 내가 차인 기분으로 그렇게 서럽고 우울하더라.
지금은 헤어지더라도 그때 용기내서 내 상황을 말해볼걸 하는 생각이 드네..
이런거 말고도 술 관련해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방학 때 집에 올라가서였어.
집이랑 대학이랑 거리가 꽤 되다보니까 방학에 주로 집에 올라갔는데, 고속버스타고 올라오다보니 좀 피곤했나봐. 옷만 갈아입고 바로 잠 들었지. 그러다 늦은 밤 시끄러운 소리에 깨서 방 밖으로 나가보니 아빠가 엄마 멱살잡고 뺨 한대 치는게 바로 보이더라. 엄마는 머리 헝클어진채로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데, 체념한듯 아파하지도 않고 그냥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어.
그거보고 정신이 나갔어. 바로 달려가서 아빠 목에 내 팔을 감고 뒤로 넘어뜨렸지. 조르면서 말했어. 넌 내 아빠도 아니다 이 xx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인간도 아닌 악마xx야..
아빠가 크게 반발하고 버둥댈거라 생각했는데 가만히 있어서 좀 이상하다 생각하는 도중 누나가 발 동동 구르면서 애기처럼 울먹이며 외쳤어. 아빠 죽겠다고 그만하라고. 그제서야 팔을 풀렀고 아빠는 기침을 연발했어.
그 직후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이 몰려왔어. 아빠가 날 많이 때렸으면 좋겠다. 차라리 맞고 싶다고 생각해서 욕하면서 날 때리려 하는데도 가만히 있었어. 아빠도 우리 가족 상황이 비참했는지 위를 보고 으아아 소리만 질러대곤 그냥 나가버렸어.
사실 그날 아빠 목까지 조르게 된건 아빠를 향한 분노도 있었지만, 내 자신에 대한 분노가 더 컷던 것 같아.
고시원에서 자다가 너무 피곤한 날은 누나한테 전화 와도 일부러 씹고 안 받고 잔 적도 있었거든..
그렇게 회피를 했던 순간마다 엄마랑 누나가 겪어야했던 고통을 생각하니 내가 그렇게 한심할 수 없었어.
아빠는 나가서잤나 집에서 잤나 기억이 안나지만, 엄마 누나 내가 잘때까지 안 들어왔던걸로 기억해.
다음날이 되고 아빠가 나한테 뭐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기억이 없는건지, 없는 척하는 건지 이후 그 상황은 우리 가족 사이에서 없던 일이 되었어.
돌아보니 벌써 몇 년이 지난 일인데도 생생하다.
그때 그냥 말렸어야하나 후회하고 있어. 아무리그래도 아버지한테 그렇게 했다는 게 스스로 자괴감이 많이 들더라.
이젠 아빠도 많이 늙었고, 호르몬 변화 때문인지 술주정은 전성기에 비하면 줄어들었어.
그런 건 좋지만, 그렇게 머리 하얘지고 몸에 있던 근육도 빠진 걸 보면 착잡해. 자기 삶 없이 살아온 사람이었으니까..
이젠 쇠약해지셔서 곧 내가 가장역할을 해내야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
좋은데 취업해서 아버지가 그 일을 그만둘정도로 벌면 스트레스도 안 받으니 술주정도 안하지 않을까 하고..
우리 부모님 자신 삶 없이 살아온 사람들인데, 그게 너무 안타까워. 이젠 두분 다 늙어버려서 내가 능력 갖추는 때가 너무 늦어버리진 않을까 걱정돼. 그게 제일 무서워.
짧게 쓰려고했는데 스크롤해보니 뭐이리 기냐..
내가 글을 잘 쓰진 못하는 것 같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