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면 마음아픈 시골할머니..
휴
|2021.04.21 06:07
조회 7,058 |추천 55
내가 할머니에게만 이런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오로지 할머니만이 일관적이고 성숙한 어른의 사랑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0살 어린 나이에 갑자기 이혼한 부모님
엄마없이 무뚝뚝하고 대화없는 아버지와 외롭던 나날, 하루하루가 너무 길고 시간이 가지않아 답답했던
도시에서 갑자기 이사와서
대화할 곳도, 친구또래도 없는 조용한 시골동네에서
변함없이 따뜻하고 애정어린 이야기를
해주며 진심으로 날 걱정하고
항상 내 편이 되어주었고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92살의 할머니는
하루종일 형체도 없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것들의
환청과 함께 외로움과 무서움에 사무치고
손,발 모든 관절과 치아가 아픈데도
아직도 그 조그맣고 오래된 외딴 집에 혼자 적막속에서
할머니가 혼자 여생을 보내는 것에 대해
먼 훗날 난, 후회가 없을까?
그게 어떤 외로움인지, 젊은 지금도 느껴지는데
온몸이 말을 듣지않고 금전적으로도 아무런 힘이 없는 노인..
죽을날만을 기다리며 자신에게 별 노력을
기울이려 하지 않을땐 어떤 기분일까?
삶을 부정하고 싶지 않을까?
평생 몸바쳐 일하고 4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부모에게 얻을 것이 없자, 몇년 또는 십년이
되도록 생사도 확인하지 않는 몇몇 핏줄을 바라보는건
어떤 기분일까? 가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평생 받은 상처는 어디에 풀었던 적이 있으며
인생을 즐겨본 적은 있는가?
동네모임조차 다른사람 눈을 걱정하며 자제하던 모습.
여행, 친구, 취미활동 아무렇게도 해소해 본 적이 없이
욕구는 사치라고 귀머거리 바보처럼 노예와 다르지않은
희생뿐인 삶을 지내오고, 남은 것은 상처와 질병 그리고
외로움뿐.. 소리질러 울어도 아무도 듣지못하고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곳도 없다.
그래서 할머니는 환상속의 친구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차라리 그 편이 덜 외로우니까..
사무치는 그리움에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린다.
보고싶던 이들이 어느날 찾아오지 않을까
전화 한통 오지않을까
부담주지않으려 기어코 먼저 수화기를 들지않는다.
그의 올곧은 심성이 이제는 원망스럽다.
꾀도 부리고, 실속도 챙기고, 외로우면 사람에게
약한소리하고 기대기라도 하지.
나도 그와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 마음깊이 알 수 있고 안타깝다.
아무리 힘들도 외로워도 스스로 부끄러운 짓은
죽어도 하지 않는 고집때문이다.
92살,
귀도 잘 들리지않고 보조보행기 없이는 걷기 힘든지경에
자존심 하나는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
그것은 할머니가 평생 지켜온 유일한 것 이기에
아무리 죽을것 같이 힘들어도 무너지면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오늘을 버티면 내일은 좋은 소식이 있겠지하며..
(저희 아버지만 매 주 왕래하며 할머니를 돌보고 있고
복지사 아주머니가 매일 방문하시지만
4시간 거리에 있는 제가 더 자주 가지 못해서
더 챙겨주지 못해서 속상하고 슬퍼서 적어봅니다 ㅠㅠ
우리도 금방 3,40대가 되듯 5,60대
그 뒤엔 관심가져 줄 사람도 친구들도
점점 사라져가고 그때서야 돌아보며 이해하겠죠..?
친구가 많아보여도 외롭고 허망하고 의미없게 느껴지는데
할머니를 생각하면 우울한 감정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네요)
- 베플판녀대표|2021.04.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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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하고 마음아픈건 알지만 요양원 보내드리는게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