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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다시 시작해도 될까요?

ㅇㅇ |2021.04.25 22:51
조회 1,713 |추천 4
30대 중반 남자 입니다. 저는 부모님이 명예로운 직업을 가지고 계신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장남이라는 이유로 기대치도 많이 높아서 항상 압박속에 살았어요... 몸은 마르고 왜소한데다 위축되어 있다보니 학창 시절에 왕따 당하기 딱 좋았지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된 왕따를 극복 못하고 초등학교 졸업 후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만 거기서 시작된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도 왕따의 연장선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무렵, 괴롭히던 녀석이랑 한바탕 크게 싸운 뒤로 괴롭힘이 없어지기 시작했지만 오랜 기간 왕따를 당해서 그런지 군 생활과 전역 후에도 좀 고장난 상태로 살았습니다. 부모님은 왕따를 당하는 것을 알고 계셨으나 본인이 이겨내야한다는 식으로 간접적으로도 도움조차 주지 않았고 압박속에 살았습니다. 이런 절 지탱해주신 분은 태어나고부터 저를 키우신 할머니셨네요.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도 없이 전역 후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어찌저찌 4년제 지방대는 졸업하고 중소기업 정도 되는 직장을 전전했습니다. 여기서도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지요. 키가 커져서 180이 넘었지만 늘어가는 것은 몸무게였고 흔히 말하는 안경쓴 파오후처럼 살았습니다. 유일한 취미는 온라인 게임이었네요. 그래도 할머니가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20대 중반이 넘어서 소중한 할머니께서돌아가시면서 왜 살아야 하는가? 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공허하게 2년을 백수로 보냈습니다. 당연히 히키코모리가 된 저를 부모님과 동생이 좋게 볼 리는 없었네요. 어느날 하늘에 계신 할머니가 지금 제 모습을 보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 생각이 들었고 무작정 구인 사이트에들어가 20대 후반에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돈은 뭐... 그렇게 많이 버는 곳은 아니었네요. 거기서 일하면서 좋아하는 사람도 생기고 그랬지만 뚱뚱하고 초라한 제 모습을 좋아해줄 여성분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예전 암울했던 생활의 연장선이 된 느낌이었죠. 군에 입대하기 전에 고백을 받아 사귀게 된 여자애랑 잘 사귀다가 100일 휴가 때 깨지게 되었고 전역 후에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몇년간 변한 모양인지 저를 필요할 때만 찾는 도구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더군요. 20대 후반까지 이 여자애로 인한 가스라이팅은 정말 많이 당하다가 결국 완전히 제 마음을 접고 연락을 끊게 되었네요. 그 이후 제 자신의 의지로 하고 싶은게 전혀 없이 공허하게 살아온 온라인 게임 폐인인 제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게 생겼습니다. 외적인 모습을 바꾸게 되면 여태까지 겪었던 왕따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 날부터 10년 가까이 즐겼던 온라인 게임을 접어버리고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월화수목금 평일에는 퇴근하자마자 2시간씩 운동을 하면서 식사량을 3분의 1로 줄였고 하루 1~2병 비우던 1.5리터 탄산도 끊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100킬로 초반대였던제 몸무게는 -20킬로 정도 빼서 83킬로까지 줄었고 좀 과하게 자신감이 붙었던 저는 좋아하는 여성에게 대쉬를 했지만 잘 되진 않았습니다. 그 때까지 트라우마를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었던 모양인지 욱하는 성격을 고치지 못했으며 늘상 날이 서 있는 상태로 지내게 되었네요. 그 와중에 절 도구로 보던 앞서 이야기한 여자애랑 다시 만났고 변한 제 모습을 보자마자 태도가 확 달라져서 잠시 동안은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고 절 도구로 보는 행동은 똑같길래 완전히 손절을 했습니다. 이후 직장을 옮기면서 제 성격을 고치려고 직장 동료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몇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끊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해서 지금은 71킬로까지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겪었던 왕따와 20대에 겪었던 외모로 인한 비하와 무시 때문에 제 외모가 못생겼다 생각을 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옷 입는 스타일을 바꾸고 펌을 하고 눈썹 정리, 렌즈, 제 헤어스타일을 찾은 다음에 선크림과 비비크림, 향수까지 뿌리고 다니니 주변에서 저를 대하는 것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나이좀 있는 분들은 인사치례지만 잘생겼다 이야기도 해주시고 저보다 어린 여성분들도 잘생겼다 해주셔서 인사치례인지 진짠지 긴가민가 하지만 지금이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때가 아닌가 합니다. 앞서 가스라이팅을 몇년 동안 당해본 경험 때문에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상상도 안하고있었습니다만... 오래 전부터 누군가 저를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습니다. 대충 시간으로따지면 1년 하고도 6개월이 넘었네요. 같은 건물에 있는 얼굴만 알고 이름이랑 나이조차모르는 여성분입니다. 그냥 정면에서 지나치면서 보는 것이겠지 착각하고 넘어갔는데 제가 다른 직원이랑 이야기를 하다가도 누군가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질 때 돌아보면 꼭 그 여성분이 고개를 돌려서 저를 쳐다보면서 지나가시다 눈을 마주치면 황급히 피하는 경우를 여러번 겪으니 대체 저 사람이 왜 저러나? 하고 굉장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모퉁이를 돌기 전에 제 쪽을 보는 경우도 한 두번 본게 아니네요. 하지만 그 분이 무슨 생각으로 제게 그러는지... 제게 호감을 가지고 그런다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없는 복잡한 마음으로 쭉 지내게 되었고 소문 나봐야 저도 저지만 그 여성분은 더 좋을게 없겠구나 하고 제 착각이겠지 하면서 시선을 애써 피하고 무심한 척 굴었습니다. 생긴건 상당히 이쁘장하고 귀엽게 생기신 분입니다. 나이대가 꽤 어려보여서 액면가로 보면 20대 중반같고 많이 쳐줘야 20대 후반은 되려나 싶을 정도로 어려 보이는데 30대 중반인 제게 무슨 호감이 있었겠느냐고 애써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절 보는 시선과 눈빛에 끌립니다... 제가 먼저 관심 있어서 본거냐 하실 분도 계실텐데 고작 몇번이 아닌 1년 넘도록 이런 경우 겪어본 분이 아니면 모르실겁니다. 그 전에는 얼굴조차 모르던 분이었네요. 초면인 분들은 저를 보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인다 하시고 여직원들이나 다른직원들이 외모는 어디가서 꿇릴게 없는데 왜 여자친구를 만들지 않느냐는 말은 자주 듣습니다만 제 나이면 늦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트라우마 때문인지 제 외모에 자신감은 그렇게 크지 않네요. 욱하는 성격은 지금에야 정말 많이 고쳤다 생각합니다. 연애 경험도 많지 않은데다 이제 막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면서 생활해서 그런지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생각하지만 제가 저 여성분이랑 잘 될 수 있을까? 여태 1년 반동안이야기 하나 나눈 적이 없는데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다른 직원들이나 사람들에게는 이제 스스럼 없이 다가가서 금방 친해질 수 있을만큼 친화력이 좋게 변했지만 그 여성분만 지나가면 이제는 제가 뱀 앞에 개구리가 된 것마냥 눈도 못 마주치는게 한심하네요. 여태 제가 살아온 이야기까지 길게 써서 글 내용이 굉장히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지금 제 나이에 사랑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작은 용기나마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4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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