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3)아내와 나 그리고 그놈

그남자 |2021.04.29 13:18
조회 1,866 |추천 2

유아의 성장은 참 빠르다. 매월 매월 아기의 얼굴은 아내도 닯았다 나도 닮았다가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도 닯아갔다. DNA가 무섭다는 걸 그때 새삼 깨달았다. 예전 나의 어릴 때 사진을 찾아  아이의 얼굴을 보니 은근히 닮아 있었다. 아이는 그렇게 빠르게 커 갔고, 옹알이를 거쳐 엄마를 말하고 아빠를 말했다. 그리고 세상 첫걸을 걸어 우리 부부에게 부모가 되 간다는걸 느끼게 해주었다.

육아는 현실이라고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이 여자들은 생물학적으로 출산후 남편과의 잠자리를 피한다고 들었다 아내도 마친가지였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퇴근후 힘든 몸에 아이의 잠자리와 목욕까지 해야되는 일과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회사에 야근이나 저녁 미팅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생각도 많이 들었다. 이때 아내는 무척이나 힘들어 했다. 아내는 그리 건겅한 체력이 아니다.  얼굴에 피로감이 보였고, 예전 연얘 시절 흐늘거리는 플레어 스커트가 봄바람에 날려  입고 발레리나 처럼춤을 추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아내가 아닌 엄마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이가 돌이 끝나 2살이 된후 아내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육아휴직기간도 끝났으니 당연히 난 앞으로 내가 외벌이를 해야된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다닌던 회사는 전문계약직 제도가 있었다.

육아로 경단이 안되게끔 출산후 계약직으로 재입사가 가능했다. 체력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아내가 일을 다시 한다는게 걱정이 되었다. 장모님이 육아를 해주시더라도 엄마의 육아는 필요하다. 아내가 할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산후우울증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본 난 아내가 다시 일을 하는게 활력소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맞벌이를 하게 되었다.

 

유아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아침은 바쁘다. 물론 대부분의 일들은 아내의 몫이였지만. 아침에 일어나 아기를 챙기고 장모님이 오실 때 까지 이유식 준비등 할일이 많다. 남편인 나는 아내에 지시를 받은 허드렛일이 주였다. 장모님이 근처에 사셔서 다행히 출근전 일찍 오실수 있었고 저녁 늦게까지 아이를 봐주실수 있었다. 아이의 외가에서는 첫 손주였던 우리 아이에게 외할머니는 정성을 다해 키워주셨다.

 

아이가 4살이 된 무렵 아내는 나에게 짜증이 많아졌다 그리고 다른 남편 다른 남자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다른 남편은 가사를 얼마나 도와준다. 다른 남편은 출장이 그리 많지 않다.

무엇을 위해 성공하고 돈을 버는지 이런 류의 신경전과 날선 말들이 오고 갔다. 물론 절제된 표현으로, 아내는 차분한 성격이다. 그리고 말을 이쁘게 하는 편이다. 나에게 불만이 많더라도

절제되고 최대한 이쁜 언어로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난 그런 아내의 화법이 얼마나 축복받은 선물이였는지 나중에나 알았다 그리고 그 절제대고 차분한 화법이 나를 얼마나 눈치없고 둔감한 사람으로 만들었는지 나중에 깨달았다. 나에게 아내는 정말 좋은 사람이였다.

 

 

 

아내는 금융권에서 일한다. 고시에 둘다 낙방했을 때  아내는 나보고 1년 더 외무고시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라며, 먼저 취업을 했다 그당시 그녀의 넉넉한 마음씨가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물론 낙방했지만, 그녀는 재취업을 결심하고 다시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몇 달간은 적응하느라 힘들어 했으나 곧 적응하기 시작했다. 육아에 지친 얼굴에서 사회에 다시 나가다 보니 아내는 외모를 꾸미기 시작했고 몸매에도 신경쓰기 시작했다. 애엄마지만 처녀 같았고 거기에 원숙한 미가 피어나고 있었다.  아내는 아직도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그녀 같았고 출근 준비를 하느라 화장을 하며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볼 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아내의 심경적 변화나 달라진 모습이 있었나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없다라고 이야기 했었다. 아내는 언제나 따듯했고 나에게 언제나 따듯한 손길로 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시절 난 그리 불만이 없었던거 같다.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하고 다만 편안함이 있었지만 확실히 우리 사이에는 대화가 줄었들었다. 난 그걸 침묵의 편안함이라 인식했었다.

낮에 장모님이 아이를 봐주시면 퇴근후 아내가 아이를 돌봤고. 아내는 아이와 같이 아이방에서 잠이 들었다. 안방의 침대는 내차지였고. 그 당시 난  그게 당연한지 알았다 친숙하고 편안하지만

스킨쉽은 점점 사라져 간다는걸 나는 인식하지 못했다.

 

불행은 예고없이 다가오지 않는다. 이런 편안함에서 온 안주가 나를 아내에 대해서 나태해졌고, 아내는 잠재적인 불만이 있었을 거라 본다. 바람의 들통나거나 인지 되는건 인터넷 시대의 핸드폰이다. 특히 모든 웨어러블 기기가 네트워크화 되어 있으면 인터넷 기기에 완벽한 사람도 헛점이 있기 나름이다. 항상 이런 일들은 우연속에서 밝혀 지게 된다.

 

아내는 그날 회식을 하고 아이와 자고 있었다. 보통 아내는 핸드폰을 아기 침실에 같이 가지고 들어간다. 아침에 알람도 맞추어야 하고 기상을 해야 되니. 그날따라 아내는 핸드폰을 거실에 두고 갔다.  잠이들었던 난 갈증에 목이 말라 냉장고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다 무심코 본 아내의 핸드폰. 그때 하나의 문자가 왔다.  잘 들어갔냐는 …… 그놈이였다. 그 당시 그걸 어떻게 이해할지 그리고 곤히 아이와 자는 아내를 깨워 물어보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난 궁굼증을 참으며 잠을 청했다.

다음날 출근길 난 쿨한척 하며 흘리는듯한 말투로 문자왔던데 라고 던졌다. 와이프는 아무렇치 않듯이, 어제 그놈의 아버지 사업건 대출건으로 지점을 방문했었다고 말헀다. 자연스러웠지만 어색했다. 아내는 하루일과를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그놈이 왔다면 나에게 이야기 안했을리 없다.  찜찜함은 있지만 부부는 신뢰로 살아간다.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는게 내 자신에게 탐탁치 않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난 아내를 믿으니까라고 나 자신에게 반문했다.  몇주가 지난후에도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우연하게 서재에서 컴퓨터를 켰을 때 아내의 카톡이 로그아웃하지 않을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서로의 전화기나 문자를 보지 않는다 서로 약속을 한 것이 아니라 굳이 그럴 필요를 못느꼈다. 궁금했다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거기서 멈춰야 했다

궁금중의 유혹은 크다. 특히 사랑하는 이라면 더욱더 나도 모르게 화면의 커서는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카톡으로 다가갔고, 판도라의 상자는 그렇게 열렸다

 

천박하지 않았다. 이 글귀로 정리할수 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어귀가 일상적이면서 격식이 있었고 사랑의 글귀에도 고귀함이 있었다. 3개월간의 그놈과 아내의 채팅 내용을 보면서 입이 말라가며, 그 당시의 시공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그때 어디있었지. 이럴때 인간의 기억력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하나 하나 문자의 시간 날짜를 보며 명탐정이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찾는 것 처럼 아내의 시공간을 추척해 간다. 2박3일 연수 일정, 팀 워크숍, 회식,

아내가 집을 비우거나 늦게 들어온날과 그놈의 문자가 맞아 떨어진다.  머리속이 복잡하다.

당장이라도 아내를 깨우고 물어보고 싶다. 아닐꺼야 아닐꺼야라는 말을 혼자 마음속으로 반복하기 시작한다. 글자 글자 하나가 폰트 100으로 보인다. 하나 하나 읽어 가는 글자가 1초에 1000회식 연사 되기 시작한다 1초가 1시간 처럼 느껴지며 나의 기억력은 그때 아내가 어디있었는지 추척해 간다.  미칠거 같았다 아니 미쳤다. 당장 뛰어나가 그놈의 집으로 가 그놈의 멱살을 잡으며. 나한테 어떻게 그럴수 있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아니면 아니지 아니라고 말해줘 라고 애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뭘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뇌나 신경이 받아드릴 만큼이상의 자극이 오면 멈춰 버린다고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컴퓨터 앞에서 3시간을 앉아 있었다. 시간은 새벽 3시.  일단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담배를 하나 물어 피웠다. 평소보다 깊게 들이마쉬며 , 뿜어 보았다. 긴장이 온후 흡연은  머리라는 종에 큰 울림을 만든다,모든 것이 비현실적이라 생각되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들어쉬어지는 공기는 너무나 차갑게 느껴지고. 뱉어지는 공기는 김이 설여 땅으로 꺼져간다. 지금은 12월이다 .

한동안 내색을 할수 없었다. 물어보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물어보기 싫었다 아내가 인정할까봐 그게 더 두려웠다. 아침회의가 일찍있다고 하고 매일 먼저 출근을 하고 야근과 약속 핑계를 하고 집에 늦게 들어갔다. 출근때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어둑한 새벽이 기다렸고 퇴근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현관의 센서등의 불빛만이 나를 반겼다. 일주일이 지났다. 아직도 난 아내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지 몰랐다.


추천수2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