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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제가 나쁜 딸일까요

안녕하세요. 판에 처음으로 글을 써 보는 터라 채널?과 카테고리 모두 맞지 않을 수 있어서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지금 23살 딸이고,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글이 좀 길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죄송합니다. 우선 부모님은 제가 6살, 제 여동생이 3살 때 이혼하셨고, 그 이후부터 엄마 혼자 외할머니 집으로 들어와 저랑 동생을 키우셨습니다. 아빠는 그 이후로 양육비는 커녕 저희 얼굴조차 보러 온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외갓댁도 넉넉한 편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경제적으로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중소기업에 다니시면서 월 200도 안되는 돈으로 저랑 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다행히도 학창시절 저는 공부를 정말 잘했고, 어디 가서 돈도, 학벌도 내세우지 못했던 엄마에게 저는 가장 큰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엄마께서는 저를 많이 의지하셨고, 혼자서도 잘 하는 딸이라며 든든해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의식 중에 엄마의 기대를 충족해야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 때문인지 제 고민을 되도록이면 집에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성적, 학업, 연애 문제는 친구나 남자친구에게만 이야기하고, 그것조차 안되면 홀로 삭히고, 고민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린 나이에 맞지 않게 괜히 혼자 눈치를 본 것 같아 그 때의 제가 너무나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반해 동생도 공부를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동생은 친구들과 다퉈서 엄마가 학교에 불려가기도 했고, 늦잠으로 지각을 자주 해서 중학교 때는 매년, 매학기마다 담임 선생님과 통화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집안에서 애기라는 인식 때문에 원하는 것은 사달라고 떼쓰면 들어줬고, 그래서 더더욱 응석부리는 성격으로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가족들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나이보다, 동생보다 더 어른스럽게 굴어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그렇게 중학교를 지나 저는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갑자기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한 달에 30만원짜리 수학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엄마는 저희 교육을 위해서라면 빚을 내서라도 해줄 분이셨고, 당연하게도 보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매일 저녁마다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돈이 없다고 한숨쉬시는 엄마의 모습이 저에게는 압박으로 느껴졌습니다. 제가 30만원짜리 학원을 다닐 때, 엄마는 1,000원짜리 옷을 어디선가 발견했다며 좋아하시는 모습에 괜히 죄책감도 느꼈습니다.그렇게 학원이 가장 중요한 고3, 그냥 이제 학원이 필요없다고 거짓말을 하며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그런데 그 때, 중3인 동생은 좋은 어느 사립고를 목표로 하고 있었고, 그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한 달에 100만원 정도의 학원을 다녀야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동생의 역량이 부족해보였지만, 동생도 원했고, 엄마도 동생이 그 학교에 가길 원했기에 무리해서 학원을 보내고, 엄마가 학교 선생님께 지각내역을 지워달라고 부탁드리면서까지 진학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저는 30만원짜리 학원도 부담스러워 포기했지만, 그 때 당시에는 동생만 비싼 학원에 보내준다는 억울한 마음보다도 괜히 어른처럼 굴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생이 좋은 학원을 통해서 학교 잘 가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습니다.이후, 저는 자습으로 수능을 준비했고, 운 좋게도 지원한 대학에 모두 붙었습니다.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대학에 모두 붙었지만, 안정적인 직장과 매달 생활비성 장학금을 보장하는 지방의 대학으로 진학을 결정했습니다.하지만 진학 직후부터 여러 이유로 저는 대학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제 진로와도 맞지 않는 길임을 느꼈습니다. 살도 많이 빠졌고, 정말 많이 우울했고, 대인관계도 어려웠으며 무엇보다도 삶이 무기력했습니다. 그 와중에 겨우겨우 그 2년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남자친구 덕분이었습니다. 가족들에겐 제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죄송하다는 생각에 오히려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엄마도 막연하게 제가 적응하기 힘들어한다는 사실은 아셨지만 항상 '그래 힘들지'라는 말이 다였고, 단 한번도 카톡이나 문자, 전화도 먼저 주신 적이 없습니다. 지방에서 혼자 대학생활을 하는데도 장학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몇 만원의 용돈조차 단 한번도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2년을 다녔고, 결국 수시 삼수를 준비해서 다시 서울의 어느 대학에 합격했습니다.엄마께는 자소서를 쓸 때 당시 자퇴하고 싶다는 대략적인 의견만 말씀드렸고, 이후 완전한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에야  지금의 학교를 자퇴하고 합격한 학교로 재입학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엄마는 그 때 너는 정말 이기적이라며, 그렇게 중요한 얘기를 엄마와 상담도 하지 않고 결정하느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걔는 너한테 입발린 소리 해주는 거지, 걔가 나보다 널 더 걱정할 것 같냐'는 식으로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마치 남자친구가 제 자퇴를 부추겼다는 뉘앙스였습니다.저는 그때까지도 엄마가 제게 용돈도, 연락도 한 번 주지 않으셨던 걸 원망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제가 어른이 되어서 독립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독립한 딸의 남자친구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서 저를 이기적이라고 하시니 오히려 황당하고 배신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배신감이 너무 커 엄마게 말을 함부로 했습니다. 소리지르고, 울고,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따졌습니다.저는 장학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생일, 어버이날에 10만원씩 용돈도 드렸고, 제가 번 돈으로 네일아트 하는 것도 눈치가 보여 엄마도 같이 받게 해드렸는데... 그 사이에 고등학생인 동생은 매달 100만원짜리 학원도 매달 다니면서, 엄마 카드로 밥 사 먹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배신감이란.... 엄마를 위해 착하게 살던 평생을, 이제와서 엄마가 욕한다는 게 우습고 어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전 그냥 말 잘듣고, 알아서 할 일 하는 신경 덜 써도 되는 딸이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지금도 엄마는 당시에 제가 막말한 사실에 대해서만 위아래 없이 구는 게 가장 큰 잘못이라며, 이렇게 엄마와 관계가 멀어지게 된 건 제 탓이 가장 크다고 하십니다.자퇴하고 재입학 한지 1년 반이 다되어가는 지금, 이젠 엄마에 대한 분노보다 그동안의 제 자신에 대한 불쌍함만이 가장 큽니다. 지금은 엄마 집에 살기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취직만 한다면 정말 최소한의 도리만을 한 채로 살고 싶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전처럼 애틋하고 착한 딸로는 평생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물론, 엄마도 혼자서 딸 둘을 키우시는 게 쉽지 않았을 거라는 것, 잘 압니다. 그래서 요즘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나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이상한 딸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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