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연애 이야기예요.
그냥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제 얘기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글쓰기를 눌렀네요.
제가 이상한 거라면 많은 질책과 쓴소리 부탁드립니다.
롱디(한국과 외국) 중 상대방이 결혼을 원하지 않아 제가 일방적으로 관계를 깼고 연락은 끊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둘이 통하는 것도 많고 코드도 비슷하고 쌓인 것도 많고 해서 어쨌든 아직 감정이 남아 있긴 한데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니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야겠다 했거든요.
더군다나 상대방이 외국에 있어 당장 만날 일이 없으니 그냥 친구처럼 지내자 이렇게 된 거 같아요.
저는 분명히 의사를 밝혔고 선도 한 번 봤지만 (보기 전에 이야기도 했어요.) 최근 이런 저런 얘기하다 자기는 아직 포기 못했다 그러더라고요. 그냥 무시하듯 넘겼지만 저나 걔나 뭐 하는 건가 싶긴 했어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제 생일이 왔습니다. 애매한 관계에서 뭐 준다고 해도 받기 그래서 (더욱이 걔 생일도 5월에 있거든요. 뭘 받으면 또 주는 것도 신경 쓰일 것 같아서) 선물 해 주지 말라고 웃으며 얘기했는데 좀 실망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국제특송 안내 문자가 왔어요. 걔가 깜짝 선물로 뭘 보냈더라고요. 걔가 선물 받으면 영통 하면서 상자 여는 거 보여달래요. 집에 있으니 그러자고 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뭘 보냈나 궁금하더라고요.
사실 페덱스에서 송장을 미리 보내줘서 대충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았어요.
“전에 같이 자주 먹던 나초 칩(한국에서는 안 팔더라고요), 제가 먹고 싶어했던 칠리 소스, 자기가 보내주고 싶다고 했던 할라피뇨 타바스코 소스, 제가 소개해 줘서 난생 처음 먹어 봤다는 입에서 터지는 사탕”
송장 보고 저 네 개를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혹시... 라는 마음이 자꾸 드는 거예요.
혹시 뭔가 의미가 있는 선물을 함께 보낸 게 아닐까? (송장에 쓰면 세금 물어야 하니 혹시 편법으로.... —;;;;)
왜 영통으로 보여 달라고 그랬지?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드디어 오늘. 선물이 왔고 걔랑 통화하면서 선물을 열었습니다.
딱 저렇게 4개 있었습니다.
저 선물을 보내기까지 여러 우여 곡절이 있었다며 신나게 얘기하는데, 제 얼굴 표정 관리가 잘 됐나 봅니다. ㅋㅋ 전혀 눈치를 못 채더라고요.
배송비보다 선물값이 훨씬 적게 들었을 텐데 왜 보냈는지.
그냥 친구한테 선물 받은 거니 고마워해야 하는데 마음이 왜케 헛헛할까요.
굳이 걔 생일에 보내줘야 하나 싶어서 그냥 저는 뭘 보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차라리 연락조차 끊어야 제가 이렇게 에너지 낭비, 시간 낭비 안 하게 되겠지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