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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up제5화 그녀의 가슴을 만지다2.

전선인간 |2004.02.28 04:10
조회 4,666 |추천 0

//1편에 이은 글입니다. 1편을 읽고 읽어주세요^^ 

 

 

“쉬이잉! 탁!”


내가 던진 콤파스는 뾰족한 머리를 앞으로 향한 체 한 중학소년의 분노와 실망을 안고선 정확히 그녀의 머리에서 30cm 정도 떨어진 칠판에 꽂혀 버렸다.


순간 교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잘나간다고 자부하던 레이저를 쏘는 승호도 연기 뿜는 민철도 그리고 나머지 사십 몇 명의 친구들도 모두들 칠판에 꽂힌 콤파스와 나와 국어선생님만을 번갈아 가며 쳐다볼 뿐 그 누구도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지금도 나는 그때 어떻게 콤파스가 그렇게 정확히 칠판으로 날아가서 꽂힐 수 있었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사건이후 우리 반에선 쉬는 시간만 되면 제도용 콤파스를 칠판으로 던지는 놀이가 유행하였으나 단 한번도 그때의 나처럼 정확히 꽂힌 적은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꽤 칠판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 데 두 말이다.

 

그녀의 하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리곤 얇게 립스틱을 바른 입술이 바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가 떨리는 만큼이나 나의 몸은 여전히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응시했고 난 여전히 분노와 실망에 찬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손이 올라간다. 아마두 그녀는 회초리를 들고 나를 교단 앞으로 부를 것이다.

그리곤 사정없이 나의 손바닥과 종아리를 때릴 것이다.


그래 맞아주마 어차피 내 육신의 고통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녀가 세게 때리면 때릴수록 나의 증오와 분노는 더 커질 테니까...


“탁”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그녀가 올린 손은 펼친 책을 덮기 위해서였고 그녀는 다시금 냉정을 찾고 말했다.


“오늘은 너희들도 선생님도 수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차분히 책들 읽고

수업시간 끝나면 교실에서 나가라“


그녀는 나를 교무실로 부르지도 상담실로 데려가지도 않았으며 더군다나 폭력적인 우리 담임선생님에게조차 그 어떤 것도 말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선생님은 그 순간에도 나를 배려 해준 것이겠지만 이제 막 정체성을 찾아가던 중학생인 나는 그녀의 그런 무시가 더욱 싫었다.


자라지 못한 키 탔일까? 여전히 작은 심장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다음날에도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그녀의 수업시간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니 들어갈 수 없었다.

포르노 따위나 보는 국어선생의 수업은 내게 더 이상의 배움을 안겨줄 수 없으리라 믿었으니까.


그러나

그녀에 대한 실망이 크면 클수록 그녀가 내게 자필로 추천 말을 표지에 적어 선물해준 책들을 읽게 되는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그리곤 그녀에 대한 실망과 분노 만큼이나 잠을 잘 수 가 없었다.

어쩌다가 잠시라도 졸게 되는 순간이면 꿈속에선 여지없이 그녀가 나타나

덩치 좋은 백인과 흑인들과 얽혀서 낮 뜨거운 장면을 연출했으니까.....


나는 그렇게 몇 일을 잠을 자지 못한체로

의미없는 학교로 그날도 등교를 했다.

 

“야 우원아! 상담실로 가봐봐 어머니 오셨단다.”

2교시가 마쳤을 때 쯤 반 친구 녀석은 내게 어머님이 오셨다며 상담실로 가보라구 했다.


상담실로 가는 복도에서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20대중반인 여자선생이 중학생인 제자로부터 그런 행동을 받았으니 그리고 그 후 수업에도 들어가지 않고 사과 조차 하지 않았으니

그녀는 분명 담임선생에게 말하고 담임선생은 어머니를 불렀으리라 그리고 이제 어머니는 학교에서 나 대신 자식을 잘못 키운 죄로 선생님들에게 머리 조아려 사과를 하였을 테고

그리고 나에겐 더 큰 실망을 느끼셨으리라....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끊임없이 맴돌았고 언제나 처럼 결론은 역시

‘그녀에 대한 증오‘였다.


“드르륵”

처음으로 열어보는 상담실의 문이 아니었는데 그날따라 상담실의 문은 더욱 두껍고 무거웠다. 이 문의 저편에 앉아계실 불쌍한 우리 어머니를 생각하니.....


“우원이 왔네! 여기에 어서 앉으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머니가 아니었다. 바로 나의 국어선생님이었다.


그녀를 나를 위해 멘델스존의 음악을 틀어놓고 있었으며 그리곤 이름을 알 수 없는 원두커피 두잔을 준비 해 두고 있었다.


“커피 마셔봤지?”

“.....”

“자..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마셔”

“후루룩...”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시는 커피다. 더럽게 쓰다. 더군다나 강한 나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한번에 마셨더니 더럽게 뜨겁다. 혀가 다 덴 것 같다.

참아야한다. 나는 입술을 꾹 다물고 금방이라도 불이 토해져 나올 것 같은 뜨거움을 입안에서 겨우 달래고 있었다.

억지로 뜨거움을 참았던 탓일까. 눈가에 눈물이 찔금 묻어나왔다.


“저런...우원인 아직도 선생님이 미운가보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

그녀는 손수건을 꺼내어서 내 눈가에 눈물을 닦아주셨다.


“왜 거짓말 하셨습니까? 이젠 거짓말 까지 하십니까? 전 분명히 어머니가 계시다고 해서 왔는데요”

난 머가 그리 잘났는지..여전히 퉁명스럽게 선생님을 쏘아붙이고 있었다.


“우원인 지금 나에게 많이 화나있잖아. 수업도 안 들어올 정도로 그런데 내가 부르면 오겠니? 그래 내가 너네 어머님을 빌린 건 죄송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나를 선생님을 친누나 친 어머님처럼 마음을 열고 대화했으면 해 선생님은...”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로 원두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처음이었다. 언제나 무섭기 만한 상담실이 그토록 밝고 이쁘게 보였던 적은.....


“포르노가 그렇게 좋습니까? 호기심 가득하게 보고 또 애들이 자라면 같이 볼 정도로요?”

나란 놈 참 안된다. 내뱉는 말뽄새 봐라..


“우원인 그게 매력이야. 언제나 자신에게 솔직하거든 그 대상이 자기보다 크고 힘센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선생님은 기분 나쁜 나의 질문에도 칭찬으로 시작을 하셨다.


“그치만 우원아. 여자에게 말 할 때는 좀더 부드럽고 다정하게 적절한 비유를 섞어 가며 말해야한단다. 남자의 말들은 투박한 비수와 같아서 본의가 아니더라두 여자들의 가슴을 찌르고 베거든 나중에 니가 자라서 멋진 청년이 되어두 그건 잊으면 안돼”

그녀는 상담의자의 맡은 편에서 내 옆으로 다가와 앉으며 말했다.

그녀에게선 여전히 기분 좋은 냄새가 났다.


“선생님이 포르노를 좋아한다구 한 적 있니? 단지 난 너네들의 선생님이잖아. 선생님이 단순히 지식만 가르치고 만다면 그건 학원 강사랑 무슨 차이가 있겠니? 난 너네들의 선생님인 만큼 너네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게 할 책임과 의무가 있어. 설령 그것이 포르노라고 하더라두....”


“그치만 선생님은 포르노도 보신 적 있고 나중에 애들이랑 같이 볼 용의도 있다구 하셨잖아요.”


“그래 사실 안 봤다고 할 수 도 있었어. 그렇지만 포르노라는 게 숨기는 것만이 최선을 아니잖아! 더럽고 추하다고 숨기기만 한다면 그게 오히려 나중엔 큰 병이 될 수 있잖아. 이제 막 태어난 애기들에게 똥이 더러운 것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면 애기들은 계속 똥을 가지고 놀꺼야. 그것처럼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포르노라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어. 또한 호기심에 한 두번은 볼 수 있지만 너 네 또래들과 같이 보고 나서 충동적으로 나쁜 짓을 하는 것보단 너네를 잘 이해해주는 나쁜 것과 좋은 것을 구별할줄 아는 사람들과 보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우리 우원이는 그걸 이해해줄 멋진 남자라 생각하는데? 선생님 말이 맞지?“


상담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비친 그녀는 여전히 그리스 로마신화의 여신처럼 아름다웠다.


“그래도 전 선생님이 포르노 보는 거 싫단 말여요”

“선생님 이제 안 봐. 그냥 본 적 있다고 한거 뿐이지. 이제 절대 안봐”

“그럼 저랑 약속해주세요 이제 안 보겠다구”

“그래 자 약속!”

그녀는 왼손 새끼손가락을 걸며 말했고

그렇게 20대 여교사와 10대 남중학생의 황당한 약속이 맺어졌다.


걸려진 손가락을 통해 전해져오는 그녀의 따뜻한 체온 때문인지

그녀에게 가진 나의 분노가 나의 실망이 완전히 사그라질 때쯤 그녀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내 왼쪽 팔에 감아주었다.


“우원인 언제나 순수해서 좋아. 이 시계가 몇 천 번 몇 만 번 돌아서 니가 선생님 나이쯤 되었을 때 두  계속 이런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생님은 이미 나의 순수한 국어선생님으로 돌아와 계셨다.


“네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 정말루요..죄송해요..”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한 탓인지 그간 가져오던 그녀에 대한 분노라는 긴장감이 풀려진 탓인지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무릎위로 쓰러진 체 잠을 청하기 시작하였다.


무릎을 베고 누운 나의 머리 위로 그녀의 가슴이 보였다.

그리곤 그녀의 심장 박동을 손으로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올려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그리곤 조용히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를 느꼈다.


이상한 것은 정말루 이상한 것은 그때 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조금도 그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은 체 선생님의 가슴위로 손을 대었던 것이고

선생님 역시도 그저 그녀의 가슴에 대고 있던 내 작은 손을 조용히 잡아주었을 뿐

그 어떤 제지도 그 어떤 책망도 하지 않으셨다.


마치 아이가 너무나 힘든 상황을 끝내고 어머니 가슴에 손을 대고 잠을 청하듯

그렇게 나는 그녀의 무릎에서 그녀의 가슴을 느끼며

그렇게 잠이 들었다.


내 어머니 이후론 처음으로 여성에게 느끼는 편안함을 깨달으며...






중학교를 졸업하고 십년이 지난 어느 날

책상서랍들을 정리하다 그녀가 내게 준 시계를 발견하였다.

군대를 가기 전에 풀어놓았던 시계

몇 년간 수은 전지를 갈지 않았던 탓인지 시계의 초침은 멈추어져있었다.


그녀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시계가 몇 천번 몇 만번이 돌아 그녀의 나이 때쯤이 되더라도 순수성을 잃지 말라던....’


그녀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몇 통을 한끝에 그녀가 있다는 여중학교를 알 수 있었다.


십 년 만에 만난 내 중학시절의 국어선생님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단지 주름살이 몇 개가 늘었을 뿐....


그녀는 내게 자신의 생각대로 멋진 청년이 되었다며 즐거워했고

십 년 만에 그녀가 끓여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는 과거의 추억들을 이야기 했다.


“우원인 그래서 포르노 보았어?”

“네”

“어떻디?”

“볼만 하던데요”

“하하..그래? 그럼 선생님 이제 포르노 봐두 되겠네?”

“어 선생님 아직 그럼 그 약속 잊지 않으셨어요?”

“그럼 제자와 한 약속인데 당연하지”


이미 선생님과 내겐 10년의 공백은 없었다. 즐거운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을때쯤

그제서야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때마침 청소시간 상담실을 청소하러 온 여중학생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음을..

그애들은 십 년 전의 나처럼 자신들의 선생님과 20대 남자가 “포르노”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에 놀랐는지 서둘러 상담실을 나갔다.


나는 약간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저애들 제 2의 우원이가 되겠는 걸요 하하하하”


자리를 일어서는 나에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우원인 여전히 가지고 있었네”

“네 멀요?”

“십년전에 선생님이 잃지 말고 가지고 있으라고 했던 거”

“아....”


나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변하지 않은 온화한 눈빛을 느끼며 나는

여중학교의 하교 길을 따라 나섰다.


그리곤 십년이 지난 세월에도 여전히 내 오른손 손바닥에 남아있는 그녀의 가슴의 온기를 되새기며 생각한다.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어쩌면 여자의 외형적 가슴크기에만 탐닉하는 어리석은 남자가 되어있었으리라.


그녀를 통해 나는 깨달았다.


여자의 가슴은 B컵 C컵 하는 브래지어 컵의 크기가 아닌

그 가슴 안쪽에 가지고 있는 따뜻한 마음의 크기가 중요한 것임을


내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내 국어선생님이 가지고 있던

그런 가슴을 가진 여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슴을 가진 여자라는 것을.......,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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