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ㅇㅇ |2021.06.28 03:41
조회 20,787 |추천 91

일단 글이 길어질 것 같아요
긴 글 꺼리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누르셔도 돼요

저는 18살 여학생입니다
우선 저희 부모님은 이혼하셨어요

제가 5학년 때부터 집에서 지겹게도 싸우더니
결국엔 이혼하셨습니다

이혼하기 전에 이빠가 엄마랑 있던 외할머니 집으로 찾아와서 엄마랑 양육권 얘기를 하는데 서로 너가 키우라고 회사 다니는데 내가 어떻게 키우냐고 이러면서 둘 다 떠넘기는 걸 들었어요

그렇게 얘기하다 누가 키울 건지 못 정하고 아빠가 돌아갔는데 외할머니가 친할머니한테 전화를 해서 아빠 쪽에서 키우라고 저희 앞에서 대놓고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친할머니는 저희 필요없으니까 알아서 하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말이 아직도 앚혀지지가 않아요


지금은 아빠랑 살고 있는데 아빠 혼자서 저희를 키우다가 형편도 안 되고 살림도 힘들어해서 친할머니랑 같이 살게 됐어요


애초에 저희한테 선택권도 없이 아빠랑 살게 된 게 어이가 없지만 받아들였어요


이혼하고 1년 쯤까지 엄마가 고작 2~3번 찾아오곤 연락이 끊겼어요 초등학교 졸업식 때도 온다고 약속했으면서 갑자기 못 갈 것 같다고 약속을 취소하고 후에 카톡을 보냈는데도 읽씹을 하더라고요

졸업식 약속 전부터 전화번호를 하도 바꿔서 혹시나 하고 무서웠는데 그래도 바뀐 전화번호는 제가 번호 알려달라고 할 때마다 알려줘서 괜찮았는데

카톡 읽씹한 이후로 또 번호를 바꾸고 번호를 알려주지도 않고 잠수를 타서 지금까지 엄마랑 만나본 적도 연락한 적도 없어서 엄마 목소리도 얼굴도 가물가물해요


남들은 다 기억하는 엄마 전화번호도 전 아예 모르고 엄마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이 잘 안 나요


또, 아빠는 사고가 나셔서 많이 아픈 상황이신데 알고 보니까 자살 시도를 한 거더라고요 자살 시도 한 거라는 얘기를 듣고 지금까지 버텨왔던 게 다 무너지는 기분이였어요

그래서 1년 넘게 회복 중인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죄책감이 심해서 맨날 저한테 미안하다는 얘기를 달고 사는데 처음에는 아빠가 안쓰러웠는데

그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 항상 똑같은 레퍼토리로 저한테 나 좀 살려달라고 매번 그러는데 그 말을 1년 가까이 듣고 있으니 들을 때마다 아빠의 우울이 저한테까지 옮겨오는 느낌이여서 숨이 턱턱 막혀요

다친 이후로 저한테 말도 잘 안 걸고 소통이 있을까말까한 사이였는데 친근하게 굴더라고요 근데 전 그게 너무 부담스러워요

그러다가 언제 한 번 계속 자기가 다가가려 해도 문을 안 여니까 화가 났는지 제 방에 벌컥 들어와서는 내가 다리병신 돼서 그러는거냐고 화를 내더라고요

아빠도 충분히 버거운데 할머니는 교회를 너무 믿어서 전 믿지도 않는데 억지로 끌고 가고 안 가게 되면 붙같이 화를 내요 이젠 아무것도 없다고 밥도 안 해준다면서

앞 뒤로 이러니까 진짜 하루라도 안 우울한 적이 없어요 이러면 안 되는데도 자해도 여러 번 했습니다

이렇게 숨 막힐 때마다 오지 않을 거 아는데도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요 엄마는 이혼하고 금방 재혼해서 잘 먹고 잘 사는데도 저는 아직도 이혼하기 전 가족끼리 화목했을 때 그 과거에 머물러서 벗어나지 못해서

지나가는 엄마랑 아빠랑 같이 손잡고 걸어가는 애들 보면 시선이 떨어지질 않는데


5년 넘게 연락 없는 엄마를
계속 기다리는 건 쓸데없는 짓이겠죠?

추천수91
반대수5
베플ㅇㅇ|2021.06.29 16:56
쓸데없는 짓 맞다.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현재 학생 주위에는 학생을 아껴주고 돌봐줄만한 성숙한 어른이 아무도 없는 상태이므로 기대를 접도록 하고, 스스로에게 의지하면서 살면서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잘 다스리고 달래야 하는 때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스스로 마음을 잘 잡고 몸 관리도 잘 해야 해. 먹는 것 시간 맞춰 챙겨먹고, 하늘도 자주 보고, 태양도 자주 보고, 주위의 꽃들도 보면서 꾸역꾸역 버텨라. 돈을 벌 나이가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진다. 삶의 의지처는 진리, 도덕, 높은 정신, 바른 생각, 건전한 사상, 원만하고 온유하면서 튼튼한 마음 등이다. 약하고 정신 없는 사람들과는 심리적 거리를 확실히 유지하고, 꾸준히 바름과 맑은 정신을 추구해라.
베플ㅎㅋ|2021.06.29 19:26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댓글 답니다. 제 친구도 그랬어요. 가정 불화로 친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양육비 지원 없이요. 여유 있는 할머니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힘들었죠. 그럼에도 밝고 똘똘한 친구였고 공부를 아주 잘했어요. 대학교 진학 후 알바하면서 공부해서 스스로 전문직 자격증 땄고, 돈 잘 벌어요. 자수성가 했더니, 부모가 찾아오더라구요. ㅎㅎ 기가막히죠. 그래서 부모의 따스함 느끼고 싶어서 몇해 같이 살다 이래저래 실망만 앉고 도로 찢어지드라구요. 상상하시는 것과 실제 다시 만났을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도 엄청 클거에요. 지금 그리움 그대로 묻어두고 악착같이 공부하세요. 공부만이 살길입니다.
베플ㅇㅇ|2021.06.29 18:50
솔직히 글을 읽고 쓰니가 불쌍하다 진심으로 불쌍하고 안됐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다 쓰니야 너의 인생은 진심 비극으로 시작했지만 너는 파란만장한 세월이 남았다 너에게 미안하다고 반복해서 말하고 누워있는 너의 아빠는 너보다 더 비극적인 사람이다. 아직 시작도 되지않은 인생이다. 조커란 영화를 보면 자신을 학대한 정신병자가 엄마행세를 하고 끝까지 보살핌을 받는다 조커는 그 엄마를 죽이면서 한마디한다. 내 인생은 비극인 줄 알았는데 희극이었다고...물론 그 표현은 반어법이지만 모든 인생은 다 비극과 희극이 혼재해있다. 여태 비극이었으니 앞으로 열심히 살면 반드시 너를 도울 운은 따라온다. 반드시다 기운내라 좋은 부모 만나도 자살하는거 봤잖니..
찬반ㅇㅇㅇ|2021.06.29 17:55 전체보기
너네 엄마 바람나서 이혼하고 새가정 차렸는데 왜 엄마찾아 아빠가 진짜 불쌍하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