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무 생각이 복잡한데... 최대한 차분하게 써볼게..
일단 나는 29살 여자고, 남자친구는 32살이야.나는 5년 전부터 자취생활하면서 고양이를 한마리 키우고 있고, 남자친구는 만난지 3년 반정도 됐어.만난지도 좀 됐고, 나는 결혼이 일찍하고 싶었어서 진지하게 결혼 얘기를 초여름부터 했었어.결혼 전에 그래도 동거해보는게 좋을 것 같아서 3주전부터 내 자취방에서 같이 지내는 중이야.근데 동거 해보니까 우리 야옹이 때문에... 얘랑 결혼하는게 맞나 싶어.
야옹이는 길에서 어릴때 데려온 코숏인데, 엄청 개냥이야. 낯선 사람 잘 안가리고 골골대는 편이라 친구들도 내 자취방 와서 야옹이랑 놀다가는거 좋아해. 내 남자친구도 연애 초부터 내가 야옹이 키우는거 알고 있었어. 사진도 자주 보여줬었고, 우리 집에 와서 가끔 야옹이랑 놀다 가기도 했어. 동물 키워본적은 없지만 귀여워하길래 별 문제가 없을줄 알았어. 본인도 비염이나 천식 없고.
같이 산다면 난 야옹이를 우리 둘이 같이 키워야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화장실 청소하고, 놀아주고, 물 갈아주고, 털 치우는 것도 나눠서 하자고 처음부터 얘기했고 남자친구도 동의했어. 근데 막상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엄청 귀찮아하는게 눈에 보이더라고. 애기 건성으로 놀아주려고 하고, 물통도 제대로 안 씻어 놓고. 퇴근하고 피곤해서 쉬고싶은데 출근을 한 번 더 하는 것 같대. 야옹이는 잘때 나랑 같이 침대에서 자는데, 잘때도 걸리적거린다고 잠을 잘 못자서 요즘 더 피곤하대.
그리고 저번주에 야옹이가 구내염 때문에 병원을 갔었어. 치료랑 약값 등등 80만원 정도 나왔는데, 남자친구가 돈이 아깝다는? 식으로 뭐가 이렇게 비싸냐는거야. 비록 내 벌이가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난 야옹이한테 쓰는 돈은 한푼도 아깝다고 생각한 적 없어. 내새끼고 평생 책임질 가족이고 야옹이는 나한테 너무너무 소중해.
남자친구는 야옹이를 관상용 인형?처럼 대하고 싶은가봐. 얘가 막상 이렇게 책임감이 없는지는 몰랐어 ㅠㅠ 얘한테 이렇게 크게 실망해본적은 처음이야.그래도 아직 언성 높여 싸운 적은 없고, 예비집사들을 위한 유튜브 영상 같은거 보라고 하면서 마음가짐을 좀 바꿔달라고 부드럽게 얘기했어. 시간이 좀더 지나서 야옹이한테 더 애정을 느끼면 얘도 열심히 야옹이를 케어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비슷한 상황이었던 사람들 있어? 이 사람은... 야옹이를 앞으로도 함께 책임져야 하는 가족으로 못받아들이는거 아닐까? 너무 걱정되고 남자친구랑 헤어져야 하는건가 고민돼. 생각이 너무 많네ㅜㅜ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