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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모들께 예의없는 건가요?

ㅇㅇ |2021.08.08 20:32
조회 8,470 |추천 27
방탈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이 듣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저는 고3 학생이고요... 설날이나 추석도 아니지만, 셋째 큰아빠가 타지에 계셨는데 친할머니 장례식 때 뵙지 못해서 이번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남들 다 똑같은 이유로 듣는 잔소리 정도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순히 공부나 대학, 결혼을 주제로 하는 잔소리는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가는데, 하는 말씀마다 표정관리가 안 될 정도로 짜증나고 대화를 잇기가 어렵습니다.


1. 지난 설날에는 교회를 계속 다니냐고 물으시기에 안 다닌 지 1년이 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창세기 1장부터 시작해서 일장연설을 하시는데... 제가 모태신앙이긴 해도 믿음이 없습니다. 나이가 어릴 땐 어른들이 믿으라 하니 믿었을지 몰라도, 목사님이 하는 설교마다 마음에 안 걸리는 게 없어서 신물이 나고 모든 게 스트레스라, 꾸준히 교회 가기 싫다고 피력해왔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야 안 가게 되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며 고모 두 분께 4시간은 족히 붙잡혀서 설교를 들었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취향의 문제로 먹지 않는 음식이 있으면 건강이 어쩌니 예수님께 죄를 짓니... 지금 코로나가 터진 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니 뭐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도 고모님들이니 참았어요. 그렇게 믿는 건 상관없는데 저에게까지 강요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2. 재작년(고1)에 큰고모가 갑자기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물으시기에,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생각 없다고 했더니, 그게 말이 되냐며 하나님 말씀으론 결혼해서 번식하는 것이 인간의 사명이고 아담이 그랬듯 남자는 뼈 깎아가며 일해서 가정을 책임지고, 하와가 그랬듯 여자는 결혼해서 남편을 내조하고 집안일 도맡아하고 출산해서 아이를 독박육아하는 것이 꼭 지켜야 할 순리랍니다... 그게 행복이래요. 그렇게 좋은 거면 왜 큰고모님 아들은 결혼한 지 두 달도 안 되어 이혼하고, 딸은 시가, 육아, 집안일, 일에 시달리며 약을 달고 사나요? 아무리 세대가 다르고 지나온 가치관이 다르다 해도 이게 말이나 되나요?

3. 오늘은 밥을 먹는 도중 작은고모님이 오셔서 마스크를 안 쓴 채로 맞아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요즘 시국이 어떤 시국인데 마스크를 안 쓰고 있냐며 눈을 부릅뜨고 화내시는 겁니다... 저를 비롯한 남동생과 큰아빠, 아빠, 큰고모 모두 안 쓰고 있었는데 저만 트집을 잡으셨어요.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니까 괜히 말대답하기 귀찮아서 밥 먹다 말고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랬는데 작은고모께선 밥 다 먹은 후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저를 붙잡고 또 교회 아직도 안 가냐며 또 창세기 1장 27절 어쩌구... 앞뒷말이 다르지 않나요? 표정관리 할 마음도 안 들어서 걍 쓰고 있습니다. 마스크 쓰니 표정 썩은 거 안 들켜서 좋아요.

4. 작은고모가 핸드폰 보는 거로 뭐라 합니다. 이것도 남동생 큰아빠 아빠 모두 보는 걸, 저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ㅇㅇ(쓰니) 너는 얼굴만 보고 밥만 먹고 가려 하니? 대화도 없이?"라고 하십니다. 대화라 함은 또 하나님예수님 웅앵...을 뜻하는 거죠. 이 만남은 애시당초 큰아빠를 뵈려는 목적이었는데, 제게 설교할 생각으로 신나서 빗길을 뚫고 달려온 게 가감없이 드러나서 화가 났어요. 밥을 먹게 차려 달라 부탁한 것도 아니고, 아빠가 가자 해서 온 것을... 그러면서 고모네 집에 자주 놀러오랍니다.

5. 피부를 갖다가 뭐라 합니다. 밥 먹다 말고 입안에 있는 음식물 삼키지도 않고 "ㅇㅇ(쓰니) 너 세수 어떻게 하니?"라고 하십니다. 제 피부가 지성이라 폼클렌저로 정성들여 세수해도 30분도 안 되어 기름기가 뜹니다. 오늘은 썬크림을 발라 더위에 녹아내려서 더 그랬을 거예요. 이 외에도 말도 안 되는 트집을 계속 잡으십니다.

6. 큰고모가 제 뒤에 앉더니 핸드폰을 훔쳐보려 하길래 친구와 카톡하는 척 넘겼어요. 뜬금없이 양손으로 제 머리를 두드리며, 예수님께 여자가 잘못했다고 기도를 하래요. 진짜 어디 아픈가 싶었습니다. 이래서 나한테만 그랬던 건가 싶고. 친할머니께선 100살이 넘도록 고모 둘이서 극진히 보살펴도 아들들만 찾으시는 분입니다. 손녀들 이름은 기억 못하고 손자들 이름만 아시는 분입니다. 다 그런 사회에서 살았으니 고대로 물려받은 거겠죠. 그런 사상에 몇십 년을 찌들어 살았으니 고모들 인생관이 그렇게 잡힌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7. 7살된 강아지를 키우는데 4일 전에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 아침저녁으로 빠짐없이 약을 주고 있어요. 수의사 선생님께서 약 복용을 중간에 멈춰 더 심해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꼭꼭 정량 복용하라길래, 집엔 아무도 없고 약을 챙겨줄 사람이 저밖엔 없다 보니 더 늦었다간 강아지 약 시간을 놓칠 것 같아 아빠에게 귀가하자고 했더니... 큰고모가 그딴 개새*를 뭐하러 키우냐고 내다버리라는 거예요. 짐승은 인간에게 복종하라고 있는 거지, 주인이 벌벌 기고 떠받드는 게 아니라면서 여태 준 용돈 다 그 짐승한테 썼냐며 따지더라고요. 본인 딸도 개 때문에 자기한테 많이 혼났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데 소름끼쳤어요.

8. 전화번호를 달라는데 거절하기 어려워서 드렸더니, 매일매일 성경말씀을 보내줄 테니 영상을 꼭 보래요. 전화하면 제깍 받으래요.


정작 만나러 간 큰아빠는 방에 들어가 주무시고, 고모들은 돈을 쥐여주는데... 지금 이게 뭔 꼴인가 싶어요. 여태 화풀이 잔소리 실컷 들은 값으로 돈을 받는 것 같고.

아빠는 제가 집에 가자고 입모양으로 얘기하니 버릇없다고 하고... 엄마가 왜 이혼하려 드는지 알 것 같아요. 지금도 고모들은 몇 년째 계속 "ㅇㅇ(쓰니) 엄마한테 고모들이 보고 싶다고 전해. 니 엄마 우리 연락 계속 씹더라."라고 합니다.

제가 버릇없고 예의 쌈싸먹고 되바라졌나요?
추천수27
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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