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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 이런일.

정실장 |2008.12.11 17:56
조회 134 |추천 0

어제 퇴근길 전철역에 내려서 버스를 환승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어요.

갑자기 웬여자(30대 중반으로 보임)가 거의 껴 안을듯이 다가오더니만...

3일전 강원도 삼척 XX절에서 공부하다가 속세를 살펴볼까 할려고 내려왔는데

제가 지나가니까  광채가 빛나더라는 겁니다.   속으로 매우 어이가 없기도 하거니와

번잡한 길에서 혹시 아는사람이라도 만나게되면 매우 난처할까 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그 여자가 가까운 찻집에서  이야기 좀 하고 싶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호기심도 무척

생기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찻집이 아니라 생과일주스집이네요.. 세련도 하셔라.

각설하고  그여자에게 못 믿겠으니  일단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였습니다.

 

그여자 -- 직업이 기계를 만지는 직업인것 같네요.  맞지요..

정실장 -- (십수년 책상에만 앉아있던 사람더러) 뭐, 그럴수도 있겠지만요.  쩝.

그여자 -- 이름과 생년월일 말해보세요...

정실장 -- 솔직히 아까 직업 맞추는것도 완전히 틀렸어요.. 그런데 어떻게 가르쳐줄수 있겠어요

                당신 혹시 사람 현혹시켜 수백만원짜리 굿하게 만들려고 하는건 아니예요?

그여자 --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가득하다)  흑 ~ 흑 ~ 흑..

정실장 -- 이런, 사람 많은 장소에서 오해받게 왜 그러십니까?

그여자 -- 처음만난 귀인에게 사기꾼 취급 받으니 너무 슬프네요..

정실장 -- 귀인 얘기는 그만하고  도대체 이러는 목적이 뭡니까?   그리고 나는 매일 술에

                쪄들어 살고 직장에서 천대받는 사람이예요.  귀인 아닙니다.

그여자 -- 이왕 귀인께서 제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니 소주나 한잔 했으면요..

정실장 -- 아니 절에서 공부하신다는 분께서 소주라니요?

그여자 -- 절에서 공부를 한다는거지.. 스님은 아니니까요

정실장 -- 그러시지요.  제가 조금 무시한것도 있으니까.   대신 딱 1병만이요..

 

근처 돼지고기 특수부위집으로 이동 ....

 

그여자 -- (술이 빨리 취한다) 죽어라고 3년간 공부했는데도 이거 신통치 않으니

정실장 -- (약간 취해서) 그런데 정말 제가 귀인으로 보이긴 보였습니까?

그여자 -- 정말입니다. 그때 느낌으로는

 

여러가지 신변잡기 이야기가 오가며 소주가 어느덧 3병 돌파했다.

 

그여자 -- 오늘 집에 가긴 글렀네.  에~이

정실장 -- 집이 어디신데요.

그여자 -- 집이 어디긴 어디야.  삼척에 있는 그 절이지..

정실장 -- 말같은 소릴하쇼.. 서울에서 삼척이 어딘데.  집에 갈려면 진작 가야지.

그여자 -- 아저씨(존칭이 사라진다) 내가 그렇게 미래운수 봐준다고 해도 싫다고 했으니

               내가 싫은거죠.  술값이나 내고 빨리 집에 가세요.

정실장 -- 알았어요.  아무튼 늦은시간이니까  잘 살피시고  저 먼저 갑니다.

               (식당주인이 여자가 워낙 취해있어 대략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여자 -- 에라,  이 강아지야..  너도 남자냐   잘 먹고 잘 살아라  엉~엉~엉..

 

              식당문을 나서는데 멀리까지 계속해서 여자의 흐느낌이 들립니다.

              그냥 술이 확 깨는군요..

 

PS : 솔직히 갈곳 없다고 했으면 어떻게든 숙소 잡아줄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다고

        남녀간의 이상한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지 마시구요..  그냥 측은한 생각에

        중간에 걱정이 되서 여관 잡아줄테니 거기서 자라고 했어요. 그런데 웬 자존심이

        그렇게 세던가요..   내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해주면 그러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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