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오랜만에 컴을 열어보니 '이거, 내글 맞나?' 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셨더군요.(^.^)
우리 남편도 읽어보고 힘이 난답니다.
그 동안 한국에 있던 친정엄마와 결혼 안한 노처녀(방년 41세) 여동생이 다녀가느라
컴을 열지 못했습니다.
3일 동안 쇼핑 좋아하는 친정엄마 모시느라 제 허리가 다 휘었습니다.
오실 때 환전하지 마시라고, 제가 일체의 경비를 대겠다고, 몸만 오시라 했더니
진짜로 그리 하셨습니다. 제 기쁨이죠.(^.^) 드리는 기쁨을 아실라나 모르겠네요.
사실 받기도 많이 받았어요. 정말 바리바리 싸오셨더군요.
(구린내 나는 김장 총각무와 생선 절임까지)
3박 4일로 오셨는데 왜 이리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오래 계시고 싶으셨어도 집에 두고온 그리 많지 않은 7마리의 개와 강아지들 때문에
서둘러 떠나셨습니다.(옆집에다 산책과 먹이를 부탁했는데 죄없는 옆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고생하셨죠.)
사실 저희가 두고온 개입니다.
라브라도 리트리버(맹인 인도견) 암, 수 한 쌍이었는데 글씨, 그것들이
어찌 어찌하여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10마리나요!!
저는 사진으로만 보았죠.
친정어머니의 극성 어린 보살핌으로 10마리가 하나도 안 죽고 살아남았고
5마리는 분양이 되었는데 5마리는 아직 남아 있다고 합니다.
강아지들 엄마, 아빠도 덩치가 사람만 한데(조금 과장해서요, 한 30kg씩 나가요.)
강아지들이 5마리이니 저희 친정 엄마가 고생 하고 계시죠.
엄마 개 산후조리 해주려고 매일 미역국하고 사골을 고아서 주었대요.
열 마리 새끼들 젖 먹일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고 하루에 5번씩이요.
강아지들 밥 주려고 하면 피라미드가 생긴답니다. 강아지 피라미드요.
사진으로 보니 진짜 귀여워요!
이러한 연유로 서둘러 떠나셨습니다.
오실 때와 마찬가지로 가실 때도 바리바리 싸가셨습니다.
그릇사기를 즐겨하시던 엄마가 60대의 3대 미친년에 들지 않겠다고(그릇사는ㄴ,
적금드는ㄴ, 애(손자or 손녀)봐주는ㄴ) 하시더니 그 큰 부피의 화분대2개(2개 합쳐서
길이가 1m정도됨)를 억지로 싸시더니 급기야 우리 집에서 쓰던 발 맛사지용
나무욕조까지 싸셨습니다.(한국에서는 없답니다.)
딸 집에 와서 이렇게 많이 싸가는 엄마는 아마 없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너무 많이 싸셔서 가방 끈이 부셔졌습니다.(새 가방인데 -_-)
그렇게 정신 없이 떠났는데......
떠나는 그들을 배웅하고 차에 오르고 나니 그들이 앉았던 자리가 보였습니다.
눈물이 나오더군요. 저절로요.
집에 와서 엉엉 울었습니다.
그들이 머물고 간 자리들이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제대로 이야기도 못했는데....
얼굴도 자세히 못 본 것 같은데.....
한국에서 떠나온 후 처음으로 그리움에 눈물 지었습니다.
두고 온 집들과 이웃과 친구들과 친정엄마와 동생들이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생각지 않으려 했는데 그들이 돌아간 후 빈자리가 허전했습니다.
아직도 자식들 걱정해야 하는 엄마에게 죄송했습니다.
60이 넘어서도 언제나 팽팽하고 젋은 언니(?) 였는데 이제는 펑퍼짐한 아줌마로
돌아선 엄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중국에 혼자서 외롭게 지낸다고 눈시울을 붉히시던 모습이 못내 걸렸습니다.
혼자서 저희 삼 남매를 키우시느라 몸 고생, 마음고생이 심하셨죠.
엄마가 출근하시면 저희 삼남매가 똘똘 뭉쳐서 나쁜 짓을 쬐금(?) 했었죠.
극장에 몰래 들어간다던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녔죠.
엄마가 남동생 머리카락 자르라고 10원을 주셨는데 이 돈 갖고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 실컷 보고 제가 남동생 머리카락을 표 안 나게 자른다고 잘랐는데
온통 땜방 만 만들어 놔서 그날 밤 뒈지게 엄마에게 맞았습니다.
그리고 3명이 발가 벗겨서 쫓겨나 몇 시간을 오들 오들 떨던 기억이 납니다.
한 32-33년 전 이야깁니다.
당신이 혼자 키우시니 바르게 키우시려고 그리도 노력하셨지요.
그 덕에 삼남매가 지금까지 바르게 키워졌답니다.
저희 엄마는 여장부이십니다.
지금은 많이 쇠하셨지만 틀림없는 여장부요 아직도 제일 부지런하십니다.
워낙 화초를 좋아하셔서 집에는 온통 꽃밭입니다.(저도 좋아하거든요.)
아직 집을 짓지 않는 옆집 땅에다가는 다 텃밭을 만드셔서 미니 농장을
만드셨습니다.
집에 계실때는 시장 아줌마인데(몽뻬 바지를 좋아함) 외출할때는
복부인 입니다.(^.^)
그 나이에 욕심많다고 "엄마! 욕심좀 버리세요. 돌아 가시면 싸가지고 갈 것도
아닌데!" 하면 얼굴색이 변하시던 모습의 엄마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언제나 힘차고 씩씩한 엄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한때는 정말 엄마 같은(?) 엄마가 부러웠었죠. 부드럽고 자상하고 고상하고….
그런데 지금은 울엄마의 그대로가 좋습니다.
울엄마는 울엄마지요.
목소리가 커도, 엄마같지 않게 이쁘게 생겼어도, 자상하지 않아도 울엄마는
우리엄마입니다.
그냥 그모습 그대로 꼭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중국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짜이 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