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리바이에게 고백을 받고 집에 온 너는 씻고 자려고 누웠는데 리바이에게 톡이 왔음. 데이트 약속이라도 잡는 건가 싶었지만 시험이 얼마 안 남았으니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를 하자는 내용이었고, 너는 약간 실망을 했지만 데이트는 시험이 끝나고 더 즐기자는 마음으로 알겠다고 했음.
종례가 끝나고 교실 밖으로 나가는데 벽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리바이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폭 안겼고, 리바이도 두 팔로 너를 안아줬음.
(약간 이런 모양새로 안겨 있다고 생각해줘...ㅋㅋㅋㅋ 당연히 유미=리바이 히스=드림주 야!!)
"선생님들이 보면 어쩌려고 달려와서 안기는 거냐..."
넌 대답을 하기 위해 리바이 품에 파 묻혀 있던 얼굴을 살짝 들었고, 리바이는 한 손으로 너의 머리칼을 뒤로 넘겨줬음.
"보고 싶어서 그랬죠~ 선배는 저 안 보고 싶었어요??"
"그럴 리가... 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너는 다시 리바이 품에 고개를 파 묻혀서 달달한 섬유 유연제 향을 맡았음. 선배는 냄새도 어쩜 이렇게 좋을까..? 이러고 있었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수군수군거리는 소리에 민망해져 품에서 벗어남.
"민망하냐."
"언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왜 말 안해줬어요...!"
"너한테 집적대는 사람이 있을까봐 그랬다. 낙인시키려고."
"무슨! 선배가 할 소리는 아니죠~"
"내가 뭘..."
"겸손은 넣어둬요~ 아시면서~"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라 복도엔 학생들로 넘쳐났고, 진격중 최고의 철벽남 리바이가 복도에서 왠 여자애랑 포옹하고 있으니 다들 구경을 하고 있던 거였음.
"안 되겠다... 선배 저희 빨리 가요!! 빨리!!"
너는 이 민망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리바이의 손을 잡고 뛰면서 복도를 지나 계단을 타고 내려가서 교문까지 나가는데 어느새 리바이가 너보다 앞에 서서 너를 끌고 있었음.
"헥.. 선배 헥 언제 헥 앞에 헥"
평소 운동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는 너는 숨이 차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리바이는 숨이 차지도 않는지 손수건을 꺼내서 너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아주고 있었음.
"아니... 저희가 뛰어온 거리가 얼마인데... 선배는 숨 안차요?"
"아... 그렇다..."
너는 진짜인가 궁금해져서 리바이의 심장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갖다댔고, 쿵쿵 규칙적으로 뛰고 있었음. 게다가 땀도 안 흘린 거 같고... 뭐야... 어떻게 멀쩡할 수가 있지...? 친구들이 지나가는 말로 "리바이 선배는 인류 최강이야." 하는 걸 몇 번 듣긴 들었는데 진짜 맞나보다.
리바이는 힘들어 하는 널 위해 가방을 들어주려고 했고, 너는 괜찮다고 했지만 리바이가 가방을 휙 낚아채서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감.
우리가 온 도서관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학생들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자유롭게 서로 공부도 가르쳐주고 할 수 있는 곳이었음. 너랑 리바이는 어디에 앉을까 돌아다니다가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구석자리를 발견해 신발을 벗고 동그란 테이블에 앉았음. 리바이는 너의 옆자리에 앉아서 가방에서 책이랑 필통을 꺼내 공부할 준비를 함.
"선배 저 오늘 무슨 공부 알려줄 거에요?"
"아... 어떤 과목이 제일 취약하다고 했지?"
"한국사요ㅠㅠ!"
"한국사는 암기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 과목이라 내 도움을 별로 필요없을텐데..? 다른 과목은 괜찮냐?"
"다른건 다 괜찮은데 한국사를 제일 못해요ㅜ 흐름잡기도 어렵고... 이름도 생소하고.. 그래요ㅠ"
"그래 알겠다."
리바이는 한국사 개념 요약책을 꺼내 너에게 설명을 해주는데 술술 막힘없이 말해서 너는 감탄을 하면서 몰입을 했음. 전반적인 흐름이며 역사적 사건을 기깔나게 설명하는 것까지.. 리바이의 설명을 들으니깐 용도도 모르고 무턱대고 암기하던 것까지 다 이해가 됐음. 와... 얼마나 공부해야 이정도가 되는 거야...
그러나... 너의 집중력은 점점 바닥이 나 리바이의 목소리가 희미해지더니 그만 잠이 들었음.
눈을 뜨고 보니 넌 리바이의 어깨에 기대어 자고 있었고, 화들짝 놀라 일어났음.
"헉 선배 죄송해요ㅜㅜ 저 언제 잠든 거에요ㅜㅜㅜ"
리바이는 열심히 설명을 해주다가 꾸벅꾸벅 자고 있는 너를 발견했고,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한 뒤 너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면서 자신의 공부를 하고 있었음. 리바이는 책에서 시선을 떼 손에 쥐고 있던 볼펜을 책상 위에 놓은 뒤 자느라 붕 뜬 너의 머리를 정리해줌.
"산책이라도 갔다올까?"
너는 바로 좋다고 하고 싶었지만, 리바이 옆에 쌓여있는 책을 보고 거절을 했음.
"선배 공부하실 시간도 부족한데 저 가르쳐주는 거잖아요~ 산책은 저 혼자 갔다올게요~"
"위험해. 같이가."
"어둡지 않아서 괜찮아요~ 금방 올게요!! 아 그리고 저 핸드폰 들고가니깐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할게요!! 알았죠??"
"여주!!"
너는 뒤에서 들려오는 리바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신발을 신고 도서관과 가까운 공원 벤치에 앉았고, 나올 때 같이 챙겨온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었음.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시원한 바람과 너가 즐겨듣는 노래까지 너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기 충분했음. 그렇게 마음속으로 노래를 흥얼흥얼거리고 있었는데 너의 옆에 교복을 입은 어떤 한 남자가 앉았고, 뭐야 누구야?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 남자의 옆모습을 쳐다봄.
뭐야... 자리도 많은데 왜 여기 앉아 불편하게...
너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옮기려고 하는데 그 남자가 너의 손목을 잡고 다시 앉힘.
"악!!뭐에요!! 저 남자친구 있어요!!"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불쾌한 기분이 들어 황급히 그 남자의 손을 뗐고, 무서운 마음까지 들었음.
선배... 선배한테 전화해야 돼ㅠㅠㅠ
핸드폰을 켜 리바이의 전화번호를 찾는데 너에게 말을 걸어오는 낯선 남자의 음성에 찾던 손을 멈췄음.
"불쾌했다면 죄송해요..."
고개를 들어 보니 그 남자는 촉촉히 젖은 눈으로 널 쳐다보고 있었고, 마음이 약해진 너는 아까보다 아주 살짝 경계를 풀었음.
"아...사과는 받을게요... 근데... 저를 왜 붙잡으신 거죠...?"
너는 경계태세를 갖추고서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그 남자의 대답을 기다렸음.
그 남자는 말하기가 힘겨운지 마른 세수를 하다가 이내 너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음.
"그게... 제가 오늘 슬픈 일이 있었거든요... 제 애기를 들어줄 사람은 없고... 미친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냥 그쪽이 제 얘기를 잘 들어줄 것 같아서요..."
너는 당장이라도 이 수상한 남자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너 옆에 앉은 이 남자는 리바이가 들으면 화내겠지만 누가봐도 꼭 안아서 위로해주고 싶게 만들었음. 금방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보여서 한 편으론 걱정이 돼 사람 한 명 살리는 셈으로 얘기 좀 들어주다가 힘내라고 말하고 얼른 들어가자 이런 마음이었음.
"슬픈 일이 뭔데요?"
"그게... 저는 오늘 시한부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기 전 마지막으로 도서관에 와서 교복입고 공부하고 싶어서 왔는데 몸이 안 좋아서 그런지 집중도 잘 안되고 그래서 산책 겸 공원에 왔습니다.."
아예 예상을 못한건 아니었지만 실제로 들으니깐 마음이 너무 안 좋았음.
어쩐지 안색도 안 좋고 눈 밑도 쾡하다했는데...
너는 그 남자가 불쌍해보여서 파르르 떨고 있는 손을 잡아줬고, 여름인데도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웠음.
"무슨 병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심장병이요... 앞으로 4개월정도 살 수 있대요..."
"4개월이요...? 힘드시겠네요... 아! 이름이 뭐에요? 나이는요?"
"저는 포르코라고 하고요.. 나이는 17살이에요.."
"저보다 오빠네요~"
"그래보여요.."
"아 진짜요? 칭찬이죠? "
"그럼요.. 그쪽은 웃는 모습이 정말 이뻐요.햇살같이.."
너는 갑작스러운 칭찬에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음.
"부끄럽네요...아 맞다! 제 이름은 김여주라고 하구 나이는 14살이에요! 그래서 그냥 편하게 반말해주세요~"
"아... 그럼 그럴까? 너도 그냥 편하게 포르코 오빠라고 불러.. 아까... 너 남자친구 있다고 그랬지?"
"네! 아니 응! 사진 보여줄까?"
"응.. 궁금하다.."
너는 갤러리에 들어가서 리바이와 사귀기 전 몰래 찍은 사진을 보여줬음.
"어때? 완전 잘생겼지!!!!"
"이 사람이 진짜 너 남자친구야...?"
"웅 그런데 왜? 아는 사람이야?"
"아 아니...!!"
포르코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너는 의문이 들었음.
"왜 이렇게 놀래 오빠! 진짜 알기라도 하는 거야??"
"아 아니 너무 잘생겨서 놀란 거 뿐이야.. 연예인 같이 생겼네~ 책임감도 강해보이고 누구보다 널 아껴줄 것 같은데?"
너는 그럼그럼~ 깜짝 놀랄 정도로 잘 생기긴했지~ 뭐야 난 또~ 하면서 별 생각 안하고 계속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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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코는 얼굴만 생각해줘!! 성격이나 말투는 아마 많이 다를 거야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