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비가 온 뒤로부터 급격하게 변한 날씨가 오늘 유독 차다.일 년 만에 찾아온 헤다판도 작년과, 또 그 먼 예전의 언제나와 똑같이 차다.사실은 사랑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이별에서 한 뼘 떨어졌을 때 본다면 이보다 뜨거울 순 없는 곳인데,애석하게도 나는 또 이별을 하고 왔다. 그래서 이 곳은 차다.
언제쯤 이별이 괜찮아 질까열렬히 사랑했던 이번의 그도 역시 지금 당장은 응답이 없다.숨이 턱 하고 끊기고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지는 그 느낌은 언제쯤이면 "아 또 왔네 이거." 정도에서 그칠 수 있을까언젠가 그런 때가 올거라 예견을 하고 시작했던 연애였어도 이 기분은 내게 여전히 버겁다.어쩌면 내가 이별 증후군을 반기는 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만큼이 감정은 언제나 날 힘들게 한다.
처음 헤다판에 들러 아픔을 적어내려가던좀 더 어렸던 시절의 내가 썼던 글을 보고 위로를 받는 게 참 멜랑콜리 하다.심지어 그 때 날 그렇게 말려가던 그는3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내게 닿으려 한다.물론 단 한 번도 응하진 않았지만..
그래서,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점이라면 괜찮아질 걸 알기에 이별을 금방 받아들인다는 점이다.이별의 단계가 1-5 라면 이제는 거뜬히 1,2는 스킵하고 3부터 견뎌보려 할 수 있다는 점.진실로 나눈 누군가라면 몇 해가 흘러도 반드시 나에게 연락을 해온다는 사실을 알게된 점.
그래서 오늘도 기록을 남기기 위해 또 이곳이다.지난 열 번이 넘는 연애처럼부디 이 연애도 평안히 가라앉길 바라면서...언젠가의 미래에도 과거의 나로부터 위로를 받길 바라면서..
이렇게 나는 평생 자르고 잘리고 아파하고 치유되어 가며말미엔 나와 여생을 모조리 함께 할 누군가를 기다리겠지.끊임없이 사랑을 찾는 과정이 내 인생일테니다시금 이별과 동시에 사랑에 대한 기대를 해본다.
그렇게 당하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