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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해줘~! ♡ [13]

★ 모 모 ★ |2004.03.03 21:41
조회 1,261 |추천 0

[13]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들이 차츰 굵어져갔다

우빈은 그런 비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더이상 속도를 내는건 무리였다

늦은 오후가되서야 불바라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차를 주차하며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시아가 보고싶다는 마음이 컷는지

우산 쓸 생각도 못하고 비를 맞으며 룸으로 뛰어갔다


'아직 자는 걸까? 불이 꺼졌네...'


우빈은 중얼거리며 혹시 자고 있는 시아가 깰까봐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음... 넘 조용하잖아...?'


갑자기 불안해진 우빈은 다급히 방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었다...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고 주위를 살폈지만

욕실에도 리빙룸에도 시아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어딜간걸까...? 이렇게 비도 오는데... 카페에 간건가?


우빈은 순간 테이블 위에 종이가 놓여져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두근 두근


우빈은 왠지 그 종이를 보고 싶지 않았다... 갑자기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테이블에 앉아... 그 종이에 시선을 옮겨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빈씨에게

우빈씨가 이 편지를 읽을 때 쯤엔...난 내가 지내던 곳에 도착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인사도 없이 떠나게 되서... 정말 미안해요...

나... 우빈씨랑 지내는 동안 너무 행복했어요!

그리고 기뻤어요!

그리고... 나 우빈씨와 함께 했던 시간들 후회하지 않아요...

영원히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꺼예요...

그러니 우빈씨도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후회하지도 말고... 슬퍼할지는 모르겠지만... 슬퍼하지도 말고...

그냥... 한 여름의 열기와 같은 여자가 있었다고... 그렇게 기억해줘요!

너무 어려운 부탁일까요?

그리고 여름을 보내 듯이 나도 그렇게 보내줬으면 좋겠어요...

떠나면서 이런 부탁... 미안해요!

말없이... 이렇게 떠나게되서... 정말... 미안해요...

그렇다고 나...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요!!

우빈씨... 항상 행복하세요...!

시아가...


 
우빈은 눈물이 앞을 가렸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시아야! 왜? 왜... 그래야 했니?
 내가 널 어떻게 보내니?

 내가 널 어떻게... 여름을 보내 듯... 그렇게 지울 수 있겠니?

 너... 그렇게 미안해 하고... 아파할꺼면서... 왜? 왜 가야한거니?

 나... 너한테 해줄 말 있는데... 아직 전하지 못한 말 있는데...

 너... 아직 그 말 듣지 못했잖니?

 어디 간거야! 날 두고 어디로 간거니?'


우빈은 급하게 짐을 꾸리며 시아를 찾아야 한다고... 계속 되내이고 있었다


'난... 널 꼭 찾을꺼야! 시아야! 들리니? 나... 꼭 널 찾을꺼라고~!'


우빈은 그렇게 짐을 트렁크에 넣고 불바라기 주인에게 혹시 다른 메모를 남기지 않았는지

물어보려고 카페로 들어갔다


-저기... 혹시 저랑 같이 지내던 사람이 메모같은거 남기지 않았나요?


-아니요...


주인은 우빈을 잠시 쳐다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오전에 어떤 여자분이 손님을 찾으시길래 룸을 가르쳐 드렸었는데...

 그 후로 나갔던거 같네요...


'여자?'


-혹시 절 찾아 왔다는 그 여자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세요?


-그럼요! 굉장히 세련되게 생긴 여자분이었는데... 긴 웨이브머리에...


우빈은 누군가 머리를 세게 친 기분이들었다


'아...! 세연!!'


우빈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세연!! 너! 넌 절대 용서받지 못 할 행동을 한거야!'


우빈은 시아가 얼마나 상처받았지를 생각하니... 심장에 찢어질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시아야...! 정말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제발... 날 기다려줘! 내가 널... 널 찾을께!!'


 
시아는 어떻게 집까지 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쉬고 싶다는 생각만 들뿐이었다...


시아는 쉴세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어렵게 전화기에 손을 뻗어 귀에 가져다 댔다


-여보세요...


-시아씨? 집에 돌아온건가?

 여보세요? 내말 듣고 있어?


사장님의 목소리였다


-네...에...


스르륵...

 

시아는 수화기를 놓쳐 버렸다

그 수화기로 낮익은 목소리가 계속 들려오다가... 결국 희미하게 멀어져 갔다


-김팀장! 잠시 내방으로 좀 와요!


민욱은 시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 듯 싶어 마음이 조급해 졌다

잠시 후 경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민욱을 쳐다봤다


'저렇게 조급해하는 표정은... 처음 보는데... 무슨일이지?'


경아가 말을 꺼내기 전에 민욱은 경아를 따라오라고 말하며 급히 차에 태워

시아의 집으로 향했다


-저... 사장님? 무슨 일이죠?


-경아씨... 아! 미안해요! 내가 이름부르는건 처음이죠?

 그냥 경아씨라고 부를께요... 괜찮겠죠?


경아는 계속 의아한 표정으로 민욱을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좀전에 혹시나 해서 시아씨 집으로 전화를 했는데...

 무슨일이 있는 것 같아서요...

 갑자기 수화기를 떨어뜨려서 나도 좀 놀랐거든요


민욱의 말을 듣고 경아는 시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오늘 오전에 시아랑 통화했었는데...

 목소리가 많이 안좋았거든요...

 하아... 제발 아무일도 없어야 할텐데...


시아가 살고있는 원룸에 도착할 때까지 경아와 민욱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민욱이 주차를 할 동안 경아는 시아의 방으로 뛰어 올라 갔다


- 시아야!! 문 좀 열어봐! 시아야!!


곧 민욱도 올라와 같이 문을 두들겨 댔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급해진 경아는 주인집으로 가서 보조키를 받아 내려왔다


-시아야!!


-시아씨...!


경아가 시아의 이마를 집어 보았다... 상당히 열이 높은 상태였다

민욱은 생각 할 틈도 없이 시아를 엎고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시아는 그렇게 하루를 꼬박 잠들어 있었다


민욱이 경아에게 커피를 내밀었다


-경아씨... 피곤이 쌓여서 그렇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쉬면 괜찮아진다고 그랬어요


-네...


경아는 휴가 기간동안 시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전화로 시아가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고 한 것도 그렇고... 분명... 무슨일이 있는거야!

 시아야... 너 정말 괜찮은거지?'


민욱은 의사가 한말이 머리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약해진 상태입니다.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군요...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큰 충격? 도데체 휴가 때 무슨일이 생긴거지? 그때 그냥 붙잡는 거였는데...'


민욱은 자신의 잘 못 같았다

누워있는 시아에게 시선을 돌리곤 땀에 젖어있는 시아의 머리를 살며시 넘겨주었다


'시아씨... 괜찮은거야? 나... 시아씨 괜히 보낸 것 같아서... 너무 후회스럽다!'


경아는 거침없는 민욱의 행동을 보고 시아에 대한 민욱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장님... 시아 좋아하시죠? 언제부터였어요?


갑작스런 경아의 질문에 민욱은 놀랐지만...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음... 3년 정도 된거 같네요... 계속 지켜봤어요... 지켜보기만 했어요...


-3년요? 그럼... 입사 때 부터네요?


민욱은 겸연적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경아는 그제서야 잠깐 미소가 지어졌다


'휴~ 사장님이라면...시아를 잘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기집에... 복도 많다!

 다 낳으면 너~ 나한테 맛있는거 쏴야해! 알았지?'


시아는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꿈속을 헤메이고 있었다

꿈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시아를 괴롭히고 있었다... 악몽이었다

몸을 뒤척이다 신음하며 잠에서 깼다

시아는 낮설은 공기에... 두리번 거렸다


-시아야! 괜찮아? 괜찮은거지?


경아였다

시아는 경아의 얼굴을 보곤 안심이 됐는지 눈물을 글썽거리다 이내 쏟아냈다

그런 시아를 경아는 토닥거리며 안심시켰다


'도데체... 무슨일이 있었길래... 시아가 이렇게 우는건... 그 때 빼곤 처음보는데...

 그럼 그 때 만큼 힘든 일이라는 건데... 무슨 일이 있었던거니...? 시아야!'


경아는 시아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부터...

아니 그 전부터 항상 시아와 함께했었기 때문에

시아에 대해선 누구 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사고 후엔 어떤 일이 있어도 시아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 시아가 자신의 앞에서 울고 있는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울던 시아는 지쳤는지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시아는 눈을 뜨고 가만히 창밖을 바라봤다

날씨는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아...! 나... 얼마동안 이러고 있었던거지?'


시아는 몸을 일으켜 주위를 살펴봤다

침대 옆 선반에 메모가 붙어 있는걸 보고 손을 뻗어 메모지를 떼어냈다

 

 

시아야! 좋은 아침!!

아니지... 언제 깰지 모르니까... 아침이라고 하면 안되겠구나...ㅋㅋ

나 회사 끝나면 바로 올테니까! 혹시 배고프거든 내가 죽 가져다 놨거든!

그거 먹어~ 알았지?

바보같이 귀찮다고 거르지말고! 꼭 먹어야 한다!!

경아가 ^^

 

 

역시 경아다운 메모다... 잔소리꾼...

하지만 그런 경아가 있어 다행이라고 시아는 생각했다


'왠지... 아주... 긴 꿈을 꾸고 일어난 것 같은 기분이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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