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서태지와 아이들과 YG
다시 서태지와 아이들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까 잠깐 언급한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와이지의 씨를 가져왔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내 생각을 조금 덧붙이려고. 이것도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다수여서 별도로 빼냈음. 문제가 있으면 삭제하기 편하게 빼려고.
이게 뭐 정설은 아니고, 서태지와 아이들 때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그 시계 토끼를 쫓아가듯 양군을 쫓아 이 와이지까지 왔는데 그래도 대충 겉핥기라도 본 것과 느낀 것들이 있어서 휘갈겨 보는 거임.
알다시피 서태지와 아이들의 모든 곡은 서태지라는 프로듀서 하나의 머리에서 나온 노래임. 다른 사람들에게 노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공백기를 가져야만 다음 앨범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었어.
그리고 서태지 자체가 약간 완벽주의자라서 지금 한 번 앨범을 찾아보면, 거의 일년 가까운 공백기를 거쳐서 나온 노래 수도 그렇게 많지 않았음.
그런데 나온 노래들이 알 사람은 알겠지만 그 때 당시 엄청난 파급력을 갖고 왔던 노래들이었고, 서태지와 아이들 팬이 아니더라도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는 대중들이 모두 다 알 정도였음.
서태지와 아이들의 파워는 근본적으로 고퀄의 노래에서 나왔고, 그에 맞는 패션 트렌드와 헤어를 들고 나와 매칭시키면서 문화적 트렌드를 형성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따라서, 노래의 질이 조금이라도 떨어진다는 건,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고, 그 때 당시 팽팽하게 긴장 상태에 있던 방송사와의 싸움에서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문화적 파급력이라는 파워를 상실하게 되는 걸 의미함.
이런 이유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공백기는 해를 거듭할 수록 조금씩 길어지는 경향이 있었음. (그래도 씨방 지금 빅뱅 만큼은 아니었음 이 ㅅㄲ들아..)
그리고 또 하나, 서태지와 아이들의 파워는 당연 “서태지” 라는 인물이 가지는 상징성이었음. 음악적 혁명이라던가, 기존 구제도에 대한 반항과 같은 문화적인 메시지를 노래에 담았던 일종의 혁명가적인 느낌도 강하게 있었음. 서태지는 또, 모든 노래를 다 만든다는 이유 하나로 “천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음. M** 예능에서 “서태지는 어떻게 천재가 되었나?”에 대해서 이경규 씨가 장난스럽게 “머리가 나빠서 도레미파솔라시도도 베이스로 못 쳤었는데 열받아서 장롱 위에 올려뒀던 베이스 기타가 서태지 머리에 떨어지면서 갑자기 천재가 되었다는데 사실이냐” 라는 질문에 서태지가 웃으면서 “예”라고 한 게 그 일화. 그 부분에 대해서 너 ㅅㄲ가 뭔 천재냐 라고 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는 거..
이건 서태지와 함께 차를 탔었던 서태지 지인의 회고록에 나온 이야기였는데, 서태지와 차를 타고 가던 중에 차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서태지가 갑자기 콧노래로 흥얼거리면서 그 노래가 아닌 다른 멜로디를 불렀다 함. 그런데 그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어 무슨 노래냐고 물어봤더니 서태지가 웃으면서 저 노래에 다른 멜로디를 붙이는 연습하는 거다라고 했던 일화가 있음.
아까도 말했지만, 방송국과 서태지와 아이들의 기싸움이 당시에도 대단했는데, “시대유감”이라는 노래에 대해서 일부 가사를 수정하라고 방송국 심의 판정이 났는데, 서태지가 그 부분을 수정 안 하고 아예 삐처리 해서 내보낸 건 엄청 유명한 일화임. 이게 모든 게 서태지가 가지고 있었던 그 문화적 파워 때문에 가능했던 것.
자, 이제 우리 다시 곱씹어보자. 양싸의 연습생 트레이닝 방식.
양싸는 모든 보이그룹에 프로듀싱을 멤버가 있어야 하고, 해당 멤버는 반드시 천재성을 보여야 하는 것에 집착해 왔음. 정확하게 프로듀싱을 어떻게 트레이닝하는지 일일히 보여준 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빅뱅다큐 때 지용이가 “This Love”를 만들게 된 배경을 대충 살펴보면 감이 옴.
“This Love”는 원래 마룬파이브의 노래인데, 거기에 지용이가 랩을 완전히 새롭게 편곡해서 집어넣으면서 새로운 노래가 된 적이 있음. 이 노래는 사실 데뷔 전에 조금더 일찍 연습곡으로 송백경한테 한 번 봐 달라고 할 때, 미리 공개된 적이 있음. 그게 프로듀싱 연습곡이었음. 기존 곡에 새로운 랩과 멜로디를 붙이는 연습 방식.
서태지가 평소에 연습 삼아 한다는 기존 노래에서 다른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연습 방식과 조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프로듀싱에 소질을 보이는 멤버에 엄청난 지원과 동시에 푸시도 하는 양싸 방식을 떠올려 보면, 테디나 송백경도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듬. 양싸가 생각할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졌던 문화적 파급력이 있으려면, 반드시 팀에 상징적인 프로듀싱 천재가 있어야 하고, 해당 인물은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기존 구세력으로부터 다이다이가 가능한 힘을 기르는 게 목표임.
그렇기 때문에 양싸가 그렇게 곡의 퀄리티에 집착해 온 거였다고 생각함. 앨범을 왜 안 내주냐 공백기 왜 이렇게 기냐, 이런 질문을 던지기 전에, 양싸는 이미 공백기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다만 컴백했을 때 얼마나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는 퀄리티의 노래가 나오냐가 중요한 거였지. 본인이 서태지와 아이들 그 자체에 속해서 진행해 오면서 쌓아온 경험을 통해 대중들에게 인정 받는 게 얼마나 큰 권력인지를 체감하고 있었다고 봄.
그 성공작이 바로 빅뱅이었음.
지드래곤이라는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 천재 프로듀서. 오랜 공백기를 가져도 컴백하면 공백기를 모두 만회하고도 남는 파급력.
뮤직비디오 한 부분이 맘에 안 든다는 ㅇㄴ의 말에 “안 틀어주셔도 된다고 정중히 말씀드려라”라고 할 수 있는 그 힘.
그런데 서태지가 그렇게 빨리 은퇴를 선택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런 자리가 다소 버거웠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는 거임. 서태지는 본인이 수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압박에 시달렸는데 만날 빵모자 쓴 피지컬 좋고 성질은 뭣 같은 사장 ㅅㄲ가 매일 천재 타령해대며 더 고퀄로 가져오라고 닥달해댄다고 생각해 봐.
웬만한 멘탈로 버텨내는 게 가능했을까 싶음.
양싸의 사이코 같은 그 천재프로젝트가 개시된 게 바로 원타임임. 이건 다음 글로 넘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