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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나약한 사람일까

고마움을모... |2021.10.19 15:26
조회 405 |추천 0

일부러 저러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필요이상 친절하게 하면서 그 뒷담하는 다 나한테 까고 또 그사람 들어오면 친절하게 하고 나만 감정의 쓰레기통박스인가보다. 부정적인 감정 다 나한테 던져놓고 대외적으로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한다. 내가 편하고 나 아니면 누구한테 말하냐고 하지만 내가 제일 만만한거겠지. 애들 빨리 철드는거 싫다고 하면서 어려서 철 없어서 엄마 일하고 오는동안 설거지 안하고 집안 정리 안되어있었던건 다 내탓이다. 내 탓 하는거 아니라고 하지만 그걸 몇십년동안 계속계속 반복해서 오로지 나한테만 이야기하는건 내 탓 하는거 아닌가? 남동생은 어려워서, 어렸어서 뭘 잘 모르니까, 자라면서 상처가 많으니까 저런말은 절대 안한다. 나는 강철멘탈로 컸나보다. 학교도 들어가기전에 아파서 병원다녀오는데 돈 아까우니까 아프지 말라고 했던 얘기 아직도 기억한다. 난 잘 아팠던 아이도 아니였고 동생은 맨날 이병원 저병원 원정 다녔던 기억이 생생한데. 덕분에 초등학교 내내 감기 한번도 안걸림. 나 아픈건 아픈것도 아니고 돈이 아까운거니까. 


아직도 생각나는게 돈모아서 어린마음에 생일선물로 엄마가 좋아하지만 우리집 가난해서 잘 못샀던 향수하나 선물했더니 받자마자 나한테 하는말이 왜 돈지랄을 하냐는 거였다. 그놈의 돈지랄. 아파서 병원을가도, 애가 어린마음에 용돈 모아 선물을 해도 다 돈지랄이다. 집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그 돈이 아까워도 어린애가 그것까지 어떻게 알겠나. 사촌조카나 친구애들 초등학교 2-3학년짜리들 보면 진짜 그냥 애기던데. 애가 생각해서 사온건데 그런 생각은 속으로 하면 안되는걸까? 좋게좋게 엄마는 이런거 필요없고 학교생활 열심히 하는게 선물이다 이정도만 말해도 되는걸. 난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부터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였나보다.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 친가에 대한 편견을 가질까봐 부당한 일을 당하면서도 친가 욕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어린 내가 보기에도 우리 엄마만 명절 등의 날에 부당하게 일하고 제대로 사람대접도 못받고 해서 어린 마음에도 진짜 짜증나고 열 받았었다. 근데 이제와서 그걸 이야기한다. 할 수 있다. 이제 편견을 가지고 볼 친가도 없고, 어린 마음에도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느끼고 알 수 있었으니까. 근데 아무리 들어줘도 끝은 없다. 그리고 그 이야기 만으로 끝나는것도 아니다. 당연히 따라오는게 일 안하고 놀던 아빠, 엄마가 사회생활을 할 수 없도록 날개를 꺾은 아빠. 엄마가 힘들게 벌어온 돈을 집에서 주식으로 다 탕진하는 아빠. 그래서 힘들게 쉴시간도 없이 하루종일 일만하는 엄마. 집에서 설거지 한번을 안해놓는 나같은 것. 언제나 끝은 나한테 죄책감을 주는걸로 끝난다. 


처음엔 진짜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왜 그렇게 몰랐을까, 동생보다도 눈치가 없었을까. 아직도 이야기를 들으면 죄책감이 드는데 최근에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왜 이 얘기를 계속할까. 내가 뭘 얼마나 잘못한걸까. 맨날 집에 아빠가 있어서 친구 한번 데려올수가 없고, 뻑하면 때려 부시는 소리,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자라서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크게 놀라고. 아빠가 내옆에 서있는 엄마한테 의자 던져서 엄마 머리에선 피나고. 아빠가 칼들고 엄마 위협했다고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는 아빠 눈 피해서 그 칼 사진이나 찍어보내고 있고. 


그런 가정에서 태어나서 사는건 내 선택이 아니였는데. 냉정하게 말하자면 내가 태어난건 오롯이 엄마랑 아빠의 선택이 아닌가? 거기서 눈치가 없었다고 그래서 엄마를 말없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나만 지탄받아야 하나? 어처구니가 없는건 그래도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어릴때부터 초등학교 끝나면 애들이랑 놀지않고 동생 유치원에서 데려와 밥 해먹이고 동생 봤다. 나도 놀고싶고 친구들 부러웠지만 동생이 중요하니까. 내가 동생을 데려오고 케어해야 엄마가 걱정을 안하니까. 밖으로만 정신팔려서 다녔다고 하는 이야기 들으면 내가 무슨 사고라도 치고 다닌 것 같지만 고작 학원 다닌거였다. 친구들이랑 놀러다닌것도 아니였고 고작 학원. 긴긴 시간동안 학원. 주말에도 학원. 덕분에 중학생때는 게속 전교 상위권을 유지했다. 고등학교때 엄마가 아빠폭력에 도망나가 이혼하게 된 후로는 성적이 곤두박질 쳤지만. 엄마는 나한테 관심도 없어서 그랬는지 아닌지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빠는 내가 점수를 잘 받아오면 좋아하고, 칭찬해주고 많은 관심을 보여줬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정한 엄마는 내가 알기로는 내가 유학다녀온 다음에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 주말마다 같이 쇼핑하고 놀러다닌거? 그 전까지 엄마는 나한테 관심도 없고 내가 노력해서 1등을 맞아와도 관심도 없는 그런 사람이였다. 잔소리도 없었지만 칭찬 한번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나는 항상 칭찬에 목마른 아이였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학교 선생님이랑 아빠가 칭찬해 주니까 공부를 했고 학교 교장실을 반짝반짝 청소하면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이 칭찬을 해주니 청소를 열심히 했다. 엄마는 집에서나 그렇게 하라고 윽박지르는게 다였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정말 칭찬을 받고싶은 대상은 엄마였던 것 같다. 거기에 목마르니 학급회장이니 체육부장이니 감투쓰는걸 좋아했다. 그런걸 하면 많은 관심을 받고 열심히 하면 칭찬은 당연히 따라오니까. 엄마가 그래도 나한테 관심이 있구나 하고 느낀건 그래도 학교에서 어머니회 회장으로 일년동안 활동했던 그정도? 뭐 엄마도 그땐 돈버느라 바빴고 내가 회사 다녀보니까 그런것까지 챙길 정신이 없을 것 같긴 하다. 어린 마음에는 좀 속상했지만 지금와서 그게 나빴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 아니다. 


그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당연히 나한테 살갑게 하고 내말 들어주는 아빠랑 친하게 지냈는데 이제는 그걸로 아빠랑 둘이 짝짝꿍 나서 잘 다녔다고 하고 내가 아빠를 닮았다고 한다. 아빠를 닮아서 성질이 그렇게 더럽고 생각이 많은 거라고. 머리에 돌덩어리만 많다고. 청소년기에 제일 고민많고 불안하던 외고나 대학교를 상담해준것도 엄마가 아니라 아빠였다. 그 당시에 나한테는 엄마는 그런걸 물어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였다. 사춘기때 마음이 소용돌이 칠 때 아빠한테도 대들고 맞기도 했지만 그래도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은 그게 밥상을 엎고 고함치고 호랑이 같은 아빠라도 그 뿐이였다.  


한때는 정말 나 자신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힘들었다. 엄마말에 따르면 엄마가 그렇게 고생하는데도 난 집안 생각은 없고 밖으로만 나가 도는 애였으니까. 반면에 동생은 엄마를 도운건 아니였지만 눈치가 있어서 엄마가 집에선 안웃는것도 알고 그랬으니까. 나도 내가 나쁜년이고 아주 눈치없는 년이고 희대의 불효녀라고 생각했다. 아주 오랜시간동안 그 생각 때문에 괴로웠다. 


아빠는 엄마랑 우리한테 아주 나쁜 사람이였으니까 죽었어도 슬퍼하면 안되고 그리워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가끔 엄마가 아빠가 우리한테 도움을 청하고 우리가 좀 도와줬음 아빠가 좀더 살지 않았을까 이야기해도 어짜피 자업자득이라며 일부러 더 모지게 말했다. 아빠의 죽음은 이혼 이후였지만 엄마가 혹시나 일말의 죄책감을 가질까봐. 엄마탓은 아닌데.


항상 엄마는 우릴 위해 엄마 젊음을 다 갈아서 희생했고 그걸로 나는 어렸을 때 학원도 다니고 유학까지 다녀왔으니 엄마한테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어려웠던 집안을 여자 혼자서 애둘을 데리고 돈걱정 없이 살 수 있을정도로 키우는건 상상도 못하게 힘들었겠지. 항상 대단하고 엄마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었다. 강인한 사람. 그래서 항상 잘 하고 싶다, 잘해야겠다 하는 마음은 있었다. 이런얘기 하면 엄마는 코웃음을 치겠지. 니가 잘한게 뭐가 있냐고. 나한테 잘하려고 하지말고 니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항상 이런 식이다. 


엄마는 너무너무 어려운 사람이라 나는 평생 엄마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다. 어떤 선물을 해도 맘에 들어하는 적이 없고 밤새서 여행계획을 다 짜서 가도 좋고 즐거운것보다 그 많은 일정중에 내가 한 실수, 혹은 자기가 맘에 안드는 점만 계속계속 반복해서 얘기하니까. 절대 잘한것에 대한 인정은 없는 사람이다. 일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잘 하거나 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고 잘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가차없다. 하루종일 지난것까지 다 꺼내와서 계속계속 반복한다. 하지만 자기가 한 실수는 그냥 나이들었으니까 으레 할 수 있는 것. 내가 왜이랬지 미쳤나 한마디면 다 끝난다.  


본인이 잘못 알고 내가 제대로 한것에 대해서 욕을 하다가도 내가 제대로 한 것을 알면 내가 잘못보고 그랬다던지 사과를 하는게 당연한건데 자기가 잘못본걸 알게되면 그냥 그런거다 거기서 끝. 제대로 해놔도 욕은 욕대로 먹는다. 절대 사과라는걸 할 줄 모른다. 처음엔 이게 진짜 미친듯이 열받았는데 같이 일한지 4년차가 되가니 이젠 이것도 많이 무덤덤 해졌다. 엄마가 잘못한걸 그냥 봐도 난 얘기안하고 고치고 그냥 넘어간다. 하지만 엄마는 내실수 아무리 작은거라도 절대로 그냥 보고 넘기는 적이 없지. 어떻게든 꼬집고 넘어가야 성이 풀리나 보다. 뭐 상관없다 이것도. 그냥 내가 싫은가보지. 저정도로 마음에 안드나보지 하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예전엔 백번 다 열받았으면 이젠 백번중 열번 이내로 열받는다. 사람만들어주려고 일부러 이런 시련을 주는건가 하는 생각에 약간의 감사함이 들때도 있다. 


요즘엔 티비나 인터넷만 틀면 나온다. 어린시절에 격었던 상황이나 들었던 말이 내가 인지하지 못한채로 내면의 상처로 남을 수 있고 그건 당사자와 차분히 대화하고 서로 사과하고 하면서 관계가 좋아지고 내 마음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시도를 해보지 않은것은 아니다. 엄마 기분이 나쁘지 않은날, 대화가 통할 것 같은날 많은 날 대화를 시도 해 봤다. 엄마가 그런 마음으로 그런건 아닌건 알지만 그땐 내 마음이 이러이러했어. 이렇게 내 이야기를 하다가도 중간에 불쑥 너도 나한테 이랬잖아. 그땐 내가 그랬잖아. 항상 이야기가 끝난다. 치유는 절대 될 수가 없다. 사과도 아니고 그냥 그때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 인정만 해달라는 건데도 너도 나한테 이러잖아. 너 예전에 나한테 그런말 했잖아. 돈으로만 해주면 다냐며. 이런식으로 들어오니 더이상 대화로 풀어갈 수 는 없겠구나 많은 시행착오 끝에 깨달았다. 내가 회사로 들어옴으로 엄마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거다. 안다. 나만 있는것도 아니고 몸이 아픈 삼촌도 있고, 사촌오빠까지 들어왔다 나가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갔으니까. 회사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옆에서 보내면서 알 수 있다. 정말 엄마를 열받게 하는 일도, 사람도, 거래처도 끊이질 않는다는것. 유학하다 방학때 들어왔을때 아직도 생각난다. 우리엄마는 욕같은건 안하는 스타일인데 입만열면 말이 거칠어서 내가 놀라면서 엄마 많이 바꼈다고 이야기 했던 적이 있다. 회사에 와서 같이 일해보니 그정도만 바뀐것도 성인군자더라. 진짜 나도 욕 한마디 안하고 살던 사람인데 욕이 저절로 는다. 물론 하루종일 듣는게 욕밖에 없으니 그탓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엄마 성격이 저렇게 바뀐것도 이해가 간다. 우리 유학보내고 가르친다고 몸이 아파도 계속 이렇게 험하게 일 하게 했던것도 미안하다. 그렇게 뒷바라지 해줬는데 회사들어와서 나 잘낫다고 대드니 열이 받겠지. 들어올땐 다리도 다치고 상황이 좀 안좋았을때였는데 당장 박차고 나갈래도 내가 없으면 엄마 일만 두세배가 되니까 그것도 못할짓인 것 같아서 나가지도 못한다. 


요즘엔 진짜 돌아버릴 것 같다. 사무실에 있다가 건물밖을 나가면 달려오는 트럭이 날 쳐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처음 왔을땐 옆에서 계속 들려대는 욕이 정말 견디지 못할정도로 스트레스를 줬고 1절 2절 3절 4절 5절 10절까지 실수하나 가지고 계속 꼬집는것도 스트레스였다. 1년을 소화가 안되는 홧병을 달고 살았다. 그 중간중간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나도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점점 극으로 가고있다. 


한번도 안하고 살았던 욕은 한번 입에 담기 시작하니 이제 조금만 열받게 하면 욕부터 나간다. 처음엔 내가 그렇게 욕하고 하면 얼마나 듣기 싫은지 알겠지 이런 마음도 있었는데 그런건 전혀 없는 것 같다. 나도 욕을 하지만 아직도 욕하는걸 오랜시간 듣는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그게 다른사람 한테 하는 욕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남들을 향한 욕과 분노라고 할지라도 당연히 나랑도 좋게 끝날 일 없다. 회사에서 제일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고 딱 붙어앉아서 열시간을 함께 해야하는데 불똥은 거진 다 나에게 튄다. 물로 다른사람들도 말도안되는 화를 받아낼때가 있지만 사무실에서 열시간씩 함께 하는건 아니니 할일하러 나가버리면 그만이다. 나는 계속 들어야 한다. 듣다보면 나도 열이받는다. 내가 화나게 하거나 심기를 건드린 주체가 아닌데도 엄마가 던지는 무례한 언행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기분 나쁜 사람이 말을 곱게 할리 없다. 


4년동안 그냥 참고 넘기려고 많이 노력해서 백번 다 화날꺼 1/4, 1/5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너무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다. 진짜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버럭 승질을 내거나 화를내거나 소리를 지른다. 그것에 대해 내가 화가나면 자긴 승질내고 화낸적도, 고함친 적도 없는데 나는 내 기분대로만 하는 미친년이 되어있다. 그때부턴 나를향한 욕도 시작되고 나도 절대 지고싶지 않아진다. 내가 한 실수에 대해서 혼을 내는건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하지도 않은걸로, 욕받이가 되고 모욕당하는건 참을수가 없다. 자기가 하고 안했다고 우기는게 치매가 온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그냥 만만하고 나를 인격적으로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진짜 사람 돌아버리는게 뭔지 알 것 같다. 


3년 정도는 그러고 나면 진짜 죽어버리고 싶고, 손에 잡히는거, 눈에 보이는건 다 부시고 싶었는데 어느순간부터 내가 분노조절장애가 아닐까? 생각해보니 점점 나만 괴물이 되고 돌아버리는구나 생각을 하게 됐다.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사람들이랑 희희낙낙 떠들고 장난치고 간식먹고 다 하는데, 나만 감정조절 못해서 또라이같은 년이 되는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진짜 내가 마음에 안들어서 내발로 나가게 일부러 이러나? 생각한적도 부지기수다. 매년 한두번정도 이런게 이런게 힘들다 내가 고치겠다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지난 4년간 이야기했다. 이 점이 날 제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한다고. 엄마는 그러지 않겠다고 이야기했고, 처음에는 좀 조심하는 듯 보였지만 그것도 그런날들이 매일 반복되다보면 없던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내가 참다가 돌아버리거나, 못참고 화내면 패륜아 및 회사에서 엄마한테 성질내는 또라이같은 불효녀가 되거나. 나도 사람인데 어떻게 매번 참을수가 있나. 그럴때면 최대한 말을 안걸지만 그래도 그러다 걸리는 꼬투리 하나 잡아서 나를 족치니 진짜 밖에 나갈때마다 트럭이 날 받아버려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몇번씩 든다. 엄마는 그런상황이 와도 눈하나 깜짝 안할수도 있겠다. 내가 아무리 발목이 부러지고 다쳐도 괜찮냐고 묻는법이 거의 없으니까. 다른사람들은 손가락 하나만 베면 가서 약발라주고 데일밴드 붙여주고 난리도 아니다. 그것도 처음엔 서운했지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만큼 내가 엄마마음에 없다는거고 그건 뭐 어쩔 수 없는거니까. 자식이라고 다 엄마한테 소중한 존재는 아닐수도 있겠지. 그게 나라서 유감이긴 하나 이제 별로 사랑받고 챙김받고 싶은 생각도 없어진다. 포기하려고 노력하니 이런것도 포기가 되더라. 


몰랐는데 난 여태까지 계속 내가 생각하는 평범한 엄마와 딸 사이를 원했던 것 같다. 월급을 모아 엄마 생일등을 챙겨주면 엄마도 기뻐하고, 쉬는날엔 같이 여행도 가고 그런것들. 내가 엄마한테 이런게 속상했어 이야기하면 엄마가 오구 우리딸 그랬어 해주며 다시 잘 지내는 그런것들. 근데 지나고보니 다 내 욕심이었다. 뭘 해도 감흥이 없는 엄마한테 내 방식대로 선물하고, 아무데도 돌아다니기 싫다고 하는 엄마말도 안다녀봐서 그런게 아닐까 혼자 짐작하며 좋은곳 보여주고 편하게 여행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도. 그냥 다 내 방식대로 평범한 삶을 연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발버둥쳐도 평범하지 못한 삶인데. 내가 못가져 본 것이라서, 내가 앞으로도 못가질 것이라는걸 무의식적으로 알아서 더 집착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생각이 드니 이제 많이 내려놓았다.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본인 인생에서 없어져 주는것이 제일 큰 효도 라는걸 알았다. 어려서부터 엄마가 너네랑 다 연 끊고 혼자 살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어려서 그 말이 그렇게 엄마가 죽도록 원하는건지는 몰랐다.


나를 겁주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고, 엄마가 나를 미워할까봐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입장에서보면 잘한건 하나도 없겠지만. 그런데 지금까지도 이야기 하는걸 보니 처음에는 그래, 엄마도 이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어야지. 그런사람이 내가 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가, 위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니 그 말이 다르게 보인다. 그냥 묵었던 속마음을 털어놓는것이 아니라 지금도 엄마가 원하는, 내가 어린시절부터 엄마가 간절히 원하던 소원이 아닐까. 


뭘 해도 기뻐해주지 않는 엄마한테 내가 할 수 있는 단한가지 효도는 저게 아닐까. 처음엔 허전하고 이럴수도 있어도 (그러지 않을수도있고) 의지도 안되고, 도움도 안되고 취직해서도 짐짝같은 나를 엄마 인생에서 떨쳐 내 버리면 엄마가 비로소 행복해 하고 기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결정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엄마의 평생 소원을 언제 들어줄 수 있을지, 얼마나 빨리 들어줄 수 있을지. 어짜피 더이상 엄마랑 말하고 싶지도 않고 목소리 듣기조차 싫다(말하고 화해해서 또 잘 지내는 것 같이 살다보면 언젠간 또 나를 막대하고 막말을 할테니 지쳤다 이제 그 반복에). 눈도 마주치지 않고 엄마쪽은 쳐다보고싶지도 않다. 같이 일하면서 평생 말을 안할 순 없으니 내가 꺼져주는데 당연지사인 것 같다. 내 빈자리를 채우려는 사람을 찾으며 받아야 할 엄마의 스트레스와 이런거 저런거 생각도 많이했지만 그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 없으면 더 잘 살겠지. 콱 죽어버리면 다시는 연락갈일 없어 제일 확실할텐데 그 제일 좋은 방법을 실행할 용기가 없는 내가 제일 한심하고 짜증나고 열받을 뿐이다. 차에치여 죽고싶다가도 막상 차가 와서 나를 받을정도가 되면 나도모르게 몸을 피하는 내 모습에 실소가 나온다. 나도 이제 한계인 것 같다. 독립해도 독립하지 못한 상태로 살았어서 완전한 단절이 얼마나 외로울지 내가 잘 살아나갈 수 있을지 두렵지만 어짜피 그 지옥이나 이 지옥이나. 여기서 더 있다간 정말 괴물이 될 것 같다. 


엄마랑 얘기하다 열받는거 아니면 저런 내 괴물 같은 모습을 보게 되는 일도 없다. 나도 내 능력을 필요로 하고 내 능력으로 성과를 내며 그것을 함께 나누고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며 살 수 있을까. 이렇게 원망스러운 마음들만 들다가도 내 마음이 지옥에 쳐박혔던 쓰레기통에 쳐박혔던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생활 하는 엄마를 보면, 내가 겪는 이감정은 내가 너무 예민하고 크게 받아들이는거고 다들 이것보다 더 힘들게 사는데 나만 끈기없고 인내력없고, 성격이 더러워서 이런 지옥같은 마음으로 사는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집에서 빵빵한 경제적인 지원과 외모, 학벌, 대외적인 성격만 보고 부러워 하고, 사랑받고 자라고, 성격이 참 좋다고 말하지. 내면엔 이렇게 괴물이 되어가는 내가 있는지 모른 채. 남들은 내 괴물을 꺼내지 않으니까. 굳이 숨기지 않아도 보여줄 일이 없으니까. 내가 진짜 엄마만 못살게 하는 패륜아에 미친년에 정신병자인걸까.. 엄마 말따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혼자 미친년처럼 발광하는걸까. 정말 이 세상에서 나만 이상한 사람인 걸까..나는 치료가 필요한 정신병자 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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