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전에 7년 키웠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
처음엔 죽는다는게 너무 실감이 안났어
죽음이란게 다 남일인 줄 알았어
처음 데려온 날이 중학교 1학년 이었으니까
나도 너무 어렸고 강아지도 너무 어렸어
내 학창시절은 얘가 전부였어 벌써 성인이 되어버린 지금까지도 같이 커왔으니까
비 오고 천둥치는 날,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 아빠랑 오빠 가끔 싸우는 소리,큰소리만 나도 겁이 너무 많아서 덜덜 떨고 화장실 구석에 가있거나
안아달라고 나를 박박 긁었어..
그럼 나는 괜찮아질때까지 꼬옥 안아줬고 밤에 잘때도 항상 안방에서 잤는데 가끔 새벽에 내 방문을 앞발로 긁었다
그럼 내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문 열어주고 안아주고 간식주고 다시 안방 데려가서 쓰다듬어주며 재워주고 근데 너무 미안한게 가끔은 너무 피곤해서 모른척 자는척했어..
밤새 긁다가 지쳐서 안방으로 돌아갔던 날도 있는데 자꾸 그게 생각나는거야
그 어린애가 불도 다 꺼져있는데 혼자 열어달라고 긁고 있던 생각하니까
진짜 너무 너무 미안하고 다시 돌아간다면 바로 열어주고 안아주고싶어
근데 그럴 수 없다는게 너무 힘들어
산책하는거, 맛있는거 먹는걸 너무 좋아했어
얘가 최근에 산책 나가면 너무 짖어서 난 가끔 같이 나갔고.. 아빠는 매일 얘랑 나가줬거든
그래서 아빠를 너무 좋아했어 아빠만 기다렸거든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도 맛도 모르면서 가족들이 뭐만 먹고 있으면 옆에서 달라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아기가 너무 착해서 달라고 땡깡 부리진않고 조용히 앉아만 있었어
너무너무 착했어 간식도 너무 좋아했어 오리고기말이 같은거...소고기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가끔 고기 구워먹을때 그땐 달라고 엄청 난리쳐서 강아지것만 조금 덜어두고 주고는 했거든
근데 이제 그것도 못 먹고 좋아하는 산책도 못 가고
너무 미안하고 그 생각만 하면 너무 힘들어
마음도 너무 여리고 겁도 많아서 병원 가는날만 되면
의사가 안으려고 하면 오줌싸면서 깨갱깨갱 소리 냈어
너무 마음이 아팠어...
10월초에 건강하던 애가 갑자기 아파서 숨도 잘 못 쉬어서 바로 산소방에 입원시키고 수혈을 했어
죽을수도 있고 생명이 위독하다는 말에 그날 눈이 엄청 붓도록 펑펑 울었어
일주일간 입원 시키고 밥도 안먹고 누워만 있는걸 보면서 너무 힘들었어
매일 밤 울었고 집에 가면 항상 꼬리 흔들며 반겨주는 애가 없어서 힘들었고 항상 있던 자리가 비어있어서 너무 허전해서 울었어
그래도 병원에 있으니까 아직 죽은거 아니니까...하면서 일주일을 버텼고 일주일뒤 몸이 완전 회복되진 않았지만계속 병원에 있는건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통원치료를 하기로 했어
근데 너무 활발한거야 너무 건강해 보였고 너무 다행이었어 집에 오고 하루종일 같이 있어줬어
배 만져주는거 좋아해서 계속 만져주고 항상 누워있던 자리에 다시 누워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
원래 산책도 한달 뒤에 시키라고 했지만 그렇게 산책을 좋아하던 애가 집에만 있긴 그래서 안고 옥상이라도 올라가서 조금 걷고 사람 없는 곳에서 10분이라도 산책 시켜줬어
그렇게라도 하길 잘했어..한달 뒤엔 얘가 이 세상에 없었을테니까..그때까지 산책도 못 하고 갈뻔했어..
집에 오고 3주도 안 돼서 무지개다리를 건넜어..
3일전부터 너무 이상한거야 하루종일 누워만 있고 밥 먹을때만 일어나고 물도 엄청 먹고 오줌도 엄청 쌌어
그리고 누워만 있었어 불러도 오지도 않고 밤만 되면 숨쉬는것도 이상해서 같이 있어줬어
근데 예전에 다리 수술한적이 있어서 그게 다시 악화 된건가 하고 떠나기 전날에.. 병원을 갔는데
다리는 이상이 없고 간수치가 좀 높아져서 그렇다고 하고 집에 왔어
의사가 마음에 준비하라는 소리도 없어서 약 계속 먹으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집에 오고
친구랑 약속 있어서 저녁 9시쯤 들어왔거든...근데 그 날 이상하게 강아지를 계속 쓰다듬어주고싶었어...2시간동안 예쁘다 해주고 볼도 맞대고 계속 눈 마주쳐주고
근데 얘가 눈 감고 자지도 않고 계속 눈을 뜨려고 하는거야..그러다 한번을 앉아있지 못한애가 갑자기 앉았어...
앉아서 나를 쳐다보는데 나는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되는줄도 모르고 계속 옆으로 누워있어서 눌린 털보고 귀엽다고 웃었거든...
그러면서 계속 만져주고 예쁘다 예쁘다 사랑해 말해주고 힘든데도 뽀뽀도 해주는거야...
그러고 다들 자러 들어가고 나는 새벽에 씻고 화장실에서 나왔는데 부엌에 힘들게 숨쉬면서 누워 있어서 다시 만져주려고 했는데 그땐 못 만지게 으르렁 그르렁 대는거야....
그래서 못 만지고 그냥 방으로 들어왔거든 그리고 그 새벽에 무지개다리 건넜어...
새벽 6시쯤에 난 자고 있었고
엄마는 아빠 출근 준비하는거 도와주고 다시 자려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아프고나서 한번을 방에서 잘 안자던 애가 갑자기 엄마 따라 방에 들어왔대..
계단도 힘들어서 못 올라가는데 계단까지 올라가서 엄마 옆에 누웠대 그러고 만져달라고 배까고..그래서 엄마는 계속 만져줬대..
아프고 방석에도 잘 안 앉았거든? 근데 갑자기 방석에도 한번 앉아보고 그랬대
그게 너무 슬프더라 그 아기가.. 왜 죽는지도 모를텐데 죽음을 알고 그렇게 마지막 행동을 했다는게 너무너무너무 슬펐어... 자기도 죽기 싫었을텐데 그냥 그 죽는다는 걸 알았단게 너무 슬픈거야..
그러다가 엄마가 설거지를 하고 애기 보러 들어왔는데
처음 병원 데려간 날 증상처럼 숨 헐떡이면서 침을 흘리고 있었대..
바로 안고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숨이 끊어졌대..
지금까지 밥도 못 먹고 아직도 꿈 같고 그냥 이 현실이 믿기지가 않아..
잠도 안 오고 억지로 자더라도 자꾸 생각나서 잠을 설쳐
그냥 누가 죽는다는걸 처음 봐서 뭔가 더 실감이 안 나는거 같아
3시간이 지나도 너무 따듯했어
배가 너무 따듯해서 눈도 뜨고 있어서 꼭 살아 있는것 같았어 ..
지금까지 아빠가 운적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강아지가 무지개다리 건너는데도 너무 덤덤해서 괜찮은 줄 알았더니 장례지도사한테 강아지 보내고 딱 차에 타는데 갑자기 엄청 우시는거야..
진짜 놀랐거든 무슨 일이 있어도 한번도 안 우는데 펑펑 우셔서.. 그만큼 너무 소중했어
사실 통원치료 하러 집에 오는데 너무 힘들었을거야
근데 그 2주간 우리랑 더 같이 있고 싶었나봐
그게 자꾸 생각나서 미치겠어 힘든데도..걔 세상엔 우리밖에 없으니까 더 같이 있고 싶어서..버티다 갔나봐 진짜 어떡해 눈물밖에 안나와 진짜 너무 미안하고 보고싶어 미치겠어 일상생활이 안되고 아무것도 손에 안잡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나 평생 이러고 살아야 될 것 같아 너무 눈물만 계속 나와.. 앞으론 볼 수 없다는거 아는데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는 그게 안돼 부르면 올 것 같고 집에 들어가면 꼬리 치고 반겨줄 것 같은데 없어서 들어가기가 싫어 항상 있던 자리에 똑같은 일상에 걔만 없고 앞으론 만질수도 없고 부를수도 없고 같이 할 수 있는 날이 없다는게..너무너무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