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저를 교묘하게 괴롭히던 아이가 생각이 나서 이 글을 씁니다.
혹시 다음웹툰 쌍갑포차에 파르페 에피소드 보셨나요?
그걸 보면서 저도 내가 하지 않은 일로 부당한 평가를 당했던 일이 있어서 많이 공감했어요.
벌써 1n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저에겐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해요.
제가 중학생 때였습니다.
학년이 올라가 새로운 반에 등교한 날.
내 앞자리에 앉았던 그 애.
그 애에 대한 첫인상은 똑단발에 야무진 느낌이었어요.
그 애는 옆자리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제가 자리에 앉자마자 뒤를 돌아보면서 "안녕?" 인사를 건넸습니다.
붙임성 좋은 애구나 싶어서 저도 인사를 한 것을 계기로 조금씩 친해졌습니다.
그때는 학생들이 모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던 시기가 아니었고, 저도 폰이 없었어요.
저는 자연스럽게 그 애에게 집 전화번호를 알려주었습니다.
그애는 처음엔 만날 약속을 정하거나 수다를 떨기 위해 전화를 걸더군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전화를 거는 시간이 상식에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밤에는 물론이고 새벽에도 전화를 하더라고요.
받아보면 그냥 잠이 안온다, 같이 이야기나 하자, 남친이랑 싸웠다, 이런 이야기들이어서
저는 아침에 학교에서 만나면 이야기 하자, 전화소리때문에 부모님들이 새벽에 깨신다,
새벽에는 전화를 하지 말아달라고 몇 번이나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아랑곳없이 새벽1시, 새벽3시, 늘 새벽에 전화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나중에는 낮에 전화벨이 울려도 스트레스 받아서 심장이 두근두근 터질 것 같았어요.
당시 저희 집이 경제적으로 원만하지 않을 때라 부모님께서 힘들게 일 하실 때였어요.
새벽마다 울리는 전화소리 때문에 부모님께서 제대로 잠 못이루셨어요.
제가 차라리 죄인처럼 그 애에게 거의 매달리듯이 부탁한 기억이 납니다.
밤 10시 이전에만 전화해달라고. 부모님이 너무 힘들어 하신다고.
하지만 보란듯이 더 새벽에만 전화하더라고요.
밤에 코드를 뽑아놓고 자기도 해봤지만,
뺏다 꽂았다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아침에 깜빡하고 코드 안꽂아 놓기도 하고
여러모로 불편해서 정말 어찌 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결국 모든 가족이 새벽마다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역시 새벽에 전화벨 소리에 깨버리신 어머니께서
머리끝까지 화가 나셨는지 주방가위로 전화기 코드를 잘라버리셨어요.
계속 잠 못자게 시달리다보면 사람이 이성을 잃잖아요.
어머니께서 코드를 자르고 나서도 화가 진정이 안되셨는지
전화기를 그냥 벽에 던져서 깨부셔버리시더라고요.
그리고 그날 어머니께서 퇴근하시면서 전화벨소리 무음 선택이 가능한 새전화기를 사오셨습니다
밤에 무음으로 해놓고 깜빡하고 소리 안켜도 액정에 불이 번쩍번쩍 해서 전화 놓칠 일도 거의 없고
진작 바꿀걸 싶었어요.
저는 당연히 부모님께 엄청나게 혼이 났죠.
새 집전화기는 10시 이후로 무음으로 돌려놓고 생활하게 되었고
그래서 제가 이제 10시 이후에 전화해도 못받는다고 하니, 그애의 말이 가관입니다.
"서운하다."
ㅋㅋㅋㅋㅋㅋㅋ......
전화벨소리를 작게 해놓고 얼른 받으면 되지 않냐고,
친구끼리 그정도도 못해주냐고 개소리를 하더라고요.
이거 제정신인가 싶어서 그때부터 손절 타이밍 재면서 서서히 멀어졌습니다.
그애는 제가 조금씩 멀어지는게 느껴지자 서서히 주위 사람들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애와 친했던 친구들이 저에게 "걔가 너무 서운해 해. 좀 이해해줘."라고 말하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대체 뭘 서운해 한다는 건지 정작 그 애는 저에게 한 마디도 없는데 어리둥절하더라고요.
어느 날 담임선생님께서 점심시간에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걔가 너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네가 곁을 잘 주지 않고 냉정하게 행동해서 상처받았대. 친구끼리 잘 지내봐."
저는 진짜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그런 이야긴 충분히 저한테 할 수 있잖아요?
그런 말 단 한마디도 저에게 직접 한 적 없어요.
반에 올라가서 그애한테 나한테 직접 말하지 왜 다른 사람들한테 내 얘기를 하고 다니냐고 했더니
제가 "무서워서" 그랬답니다. 하아......
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나는 ㅇㅇ이가 좋은데 ㅇㅇ이는 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
"ㅇㅇ이는 이제 내 전화도 안받는다."
"학기 초에는 ㅇㅇ이랑 친했는데 나만 따돌리고 다른 친구들이랑만 논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여론몰이에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심지어 얘가 학교도 안나오기 시작합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저와의 불화로 인해 학교생활 적응을 못하는 것 같다며
그애 집에 찾아가보라고까지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때 선생님께 다 말씀드렸어요. 친구들에게도 말했죠.
새벽에 자꾸 집에 전화해서 부모님께서 엄청 화가 나셨고, 그 일로 멀어졌다고요.
그런데 담임이나 친구들은 "그래도 너에게 아주 나쁜 짓을 한 건 아니니까 다시 친하게 지내봐"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잠깐이나마 '그래, 내가 좀 예민했나?' 착각을 했어요.
그래서 다시 좀 친하게 지내보려고 저도 노력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젠 다시 여론몰이를 하면서 저와 친구들 사이를 이간질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잖아요?
그애가 원하던 대로 친하게 지내려고 제가 노력하기 시작하니까 아예 이간질을 시작하는 게?
그 당시 저와 친했던 다른 반 친구가 있었는데
쉬는 시간에 제가 화장실 간 사이 찾아왔었어요.
그때 그애가 제 친구에게 "걔가 너 이렇게 자꾸 찾아오는 거 부담스럽대. 싫대."
계속 이렇게 이간질을 했던 거예요.
저는 영문도 모른 채 그 친구와 조금씩 멀어졌고,
어느 날 그 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그게 그애의 이간질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그 사실을 알자마자 아침에 제 반에 찾아와서 그애와 싸웠구요.
저는 그 친구와 오해가 풀려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제 친구가 제 반에 찾아와 그 애와 싸운 이후로 반 분위기가 조금씩 이상해졌습니다.
"ㅇㅇ이가 친구들 동원해서 걔를 괴롭힌다"하는 이상한 여론이 이미 반에 형성되어 있었어요.
진짜 기가 막히고 환장할 노릇이었어요.
담임선생님한테는 점심시간마다 호출당하고요^^
담임이 "혹시 걔 괴롭히니? 걔가 너때문에 학교 오기가 싫대"라고 하셨을 때는 정말 죽고 싶었어요.
그때도 저는 걔를 괴롭힌 적도 없고 오히려 괴롭힘을 당하면 당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다들 저에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제가 왕따 가해자로 몰리는 통에
나한테도 문제가 있나? 아니 근데 이게 이렇게까지 커질 일인가? 혼란스러웠어요.
당시 열다섯먹은 저는 인간관계에서 무지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론이 제가 잘못했다는 쪽으로 기우니까
저도 그걸 마냥 내 잘못 아니다! 하고 당당하게 무시할 수는 없었어요.
담임이고 반 친구들이고 전부 다 나한테 걔 괴롭히지 말라고 하니까
아 그럼 나도 좀 고쳐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제가 다시 그 애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고,
그애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저와 함께 하고 싶어했어요.
그 애는 제가 오늘은 피곤하다, 오늘은 선약이 있다, 이렇게 둘러 거절하면 울어요.
반 친구들 다 있는데서 진짜 눈물 뚝뚝 흘리면서 울어요.
제가 막 크게 잘못한 것처럼 엄청 서럽게 울어요.
그럼 반 분위기 또 _같아지고^^.....
저는 그 애와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하교하고 떡볶이 먹고
남친 만날때도 같이 가야 했고 귀걸이 사고 싶다고 하면 따라가야했어요.
수업 끝나고 가방 챙기면서 그애가 "오늘은 뭐할래?" 이 말이 제일 듣기 싫었어요.
자리 이동을 해도 그 애는 꼭 제 앞에 자리를 바꿔서 앉았어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애는 제 옆이 아니라 꼭! 꼭!!! 제 앞에!! 제 앞자리에!!! 앉았어요.
수업시간에도 수시로 뒤돌아보면서 저에게
"ㅇㅇ야, 빨간색 펜 좀 빌려줘" "ㅇㅇ야, 지우개 좀 빌려줘." "ㅇㅇ야, 수정테이프 좀 빌려줘."
하루 종일 ㅇㅇ야, ㅇㅇ야, ㅇㅇ야!
진짜 사람 돌아버리겠더라고요.
네가 자꾸 수업시간에 말 걸어서 수업에 집중이 안된다고 자제해달랬더니 또 쳐울고.....
ㅅㅂ 울기는 왜 그렇게 쳐울어 진짜 울고 싶은 건 나였는데
이야, 난 이거 도저히 못하겠다
사람이 스트레스로 말라 죽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환청으로 그 애가 제 이름 부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
진짜 진절머리나서 딱 죽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하루는 학교에서 만나서 우리 둘이서만 이야기 좀 하자고 했어요.
사실 이야기한게 아니라 빌었어요. 제가.
대체 나한테 왜 이러냐고 이유라도 알자, 내가 진짜 너한테 큰 잘못을 했어?
수업시간에 뭐 빌려달라고 돌아보는 거 그만해주면 안돼?
제가 진짜 걔한테 빌면서 말했어요.
근데 정말 단 한마디도 안하고 싹 정색하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만 보더라고요.
그리고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나와 담임, 친구들 사이를 이간질한 건 왜 그랬냐 물어봤더니
그제야 그애가 입을 열고 딱 한마디 하더라고요.
"그냥."
네. "그냥."
그냥이래요. 그냥.
새벽에 전화한 것도 그냥.
담임한테, 친구들한테 저를 이간질 시킨 것도 그냥.
그냥이래요.
대체 그냥이 무슨 뜻이냐고 제 언성이 조금 높아지니까
눈알을 또르륵 굴리다가 다시 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냥이 그냥이지, 뭐."
개정색 빨면서 딱 그렇게 말하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아, 나 싸이코한테 걸렸구나.
내가 이길 수 없는 싸이코다, 이건.
그때 그애와 둘이 있는 상황이 공포스러울 지경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더이상 너와 친하게 못지내겠다고 대놓고 말했습니다.
그애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둘이서 다시 반으로 돌아갔어요.
그랬더니 그 애는 갑자기 자리에 앉자마자 또 울기 시작합니다.
걔가 그래요. 그냥 여론몰이 하고 싶거나 자기 뜻대로 안되면 막 울어요.
또 쳐 울어요. 예...
반 분위기 또 갑분싸......
아예 오열을 막 하면서 가방 싸들고 교실을 나가버립니다.
멘탈이 탈탈 털린다는 게 바로 이런 거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그나마 걔가 이간질했던 것 때문에 제가 힘들었다는 걸 알게 된 친구들은 별 말 안했지만
다른 친구들은 반 분위기 그지같이 만든다고 저한테 다 들리도록 자기들끼리 뭐라 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교실을 뛰쳐나갔던 그 애는 계속 학교를 나오지 않다가,
돌연 자퇴를 합니다.
???????
네. 걔 자퇴했어요. 갑자기.
뭔가 분위기가 제가 괴롭혀서 자퇴한 것처럼 되고
저는 반에서 미묘하게 겉돌다가 학년이 바뀌어 반이 바뀌게 됩니다^^.......
뭐 딱히 사이다는 없습니다. 현실이 그렇죠 뭐....
지금 생각하면 그애는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습관적 거짓말, 자신이 피해자처럼 보이도록 하는 여론몰이, 저를 통제하려던 행동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쎄한게 많네요.
아,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제가 고등학생때 그애는 같은 동네 살던 남자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신고를 했다는 소식은 전해졌습니다.
다 같은 동네에 살다 보니 애들 사이에서 소문이 빠르게 돌더라고요.
그애 아버지가 현관문 밖으로 그애를 밀면서 너 미쳤냐고 집 나가서 죽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른 거
그애와 같은 아파트 살던 친구에게 전해들었어요.
그 남자애 부모님이 그애 집에 찾아가서 무고죄로 고소하겠다고 가만 안둔다고 소리지르고 그랬다는데
솔직히 그 후로는 걔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그때는 그애에 대해서 더 알고 싶지도 않았기에
다른 친구들에게는 그애에 대한 이야기 나에게 전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반짝반짝하던 내 어린 시절 중에서
그애와 엮였던 1년, 아니, 그애는 2학기 중간에 자퇴했으니
1년도 채 되지 않는 그 기간은 온통 거무죽죽하게 새겨졌어요.
아직도 중학생때 같은 학교 다녔던 애들 중에서는
제가 걔를 괴롭혀서 자퇴시켰다는 소문이 돌아서 저는 돌아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중학생 때 친구도 몇 명 없어요.
가끔 대체 나한테 왜 그랬냐고 묻고 싶었던 적도 있어요.
근데 이제는 아무것도 안 궁금해요.
싸이코한테 대답을 바라는 건 쓸데없는 짓 같아요.
쓰고보니 그냥 소설 같네요.
제가 쓰면서도 대체 뭐 이런 소설 같은 일을 내가 다 겪었을까 싶고....참.....
아무튼,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쓰고 나니까 속이 좀 시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