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금 평범하지 않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여중생입니다. 일단... 말을 꺼내기에 앞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두서없이 글을 썼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아빠와 저는 그렇게 친하지도, 멀지도 않은 사이였어요. 제 또래 친구들도 아빠와 그럭저럭 이렇게 지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이게 맞나 보다, 하고 그렇게 지냈었어요.
제가 작년에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당했고,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안 나간다는 이유만으로 의원회를 거부당했던 우리 가족은 저에게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켰어요. 하지만 지금 학교로 이사 오기 전에도 제가 친구들과 매년 트러블이 자주 생겼었어요. 그것 때문에 특히 이번 학교에서는 잘 지내 보자고 엄마가 말씀하셨었거든요. 하지만 학교폭력은 줄어들지 않았으며 이번 연도에는 온라인이 아닌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 시작했고, 지속성이 더해진 이 일은 학교폭력 위원회를 열기에 충분했어서 위원회를 열게 되었어요. 진술서를 쓸 때 전 손을 대지 않았어요. 엄마랑 아빠한테 맡겼거든요. 이 일을 더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위클래스, 담임 선생님, 부모님 등 많은 사람들한테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중학생이 벌인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유치하지만 버거웠던 일을 여러 번 설명하니 힘든 횟수만 늘어갔어요. 엄마랑 아빠가 일주일간 학교를 오가며 진술서와 증거 수집 등 일을 할 때 전 옆에서 보기만 했어요. 간간이 묻는 질문에 답을 하고, 사실인지 확인하는 말들을 판단하고. 엄마랑 아빠가 많이 우셨대요. 아빠는 자세히 몰랐던 사실이었으니까요.
제가 그때 매일 꿈에 나오고, 하루 종일 무기력하고, 자해 횟수와 깊이도 심해지고, 학교생활은 고립되어 있어 너무 힘들고 매일 저녁마다 혼자 울었거든요. 전 분명 이것들을 (학폭)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그래왔고,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그런데 그게 마음처럼 안 되고 학교 수업때도 잘 들을 수 없을 만큼 힘들어지는 거예요. 생판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며 떠들어도 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이어폰은 뗄 수 없는 물건이 되었고, 수없이 받은 외모평가에 화장을 안 하고 밖에 못 나갈 정도로요. 그래서 제가 가족이 다같이 있을 때 병원에 데려가달라고 했어요. 왜 이러는지, 병이라도 있는 건지 알면 나아질 거라고 믿었어요. 그랬더니 아빠가...
"사기치지 마. 네가 힘들어? 이거 쓰는 우리는 생각도 안 해?"
라고 하셨어요. 아직도 그날이 기억나요. 뒤로 병원은 꿈도 안 꿨고...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학교폭력 위원회가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버렸고, 잘 지내는 것 같던 날이었어요.
그쯤은 엄마가 술을 자주 마시기 시작했어요. 전부터 엄마는 우울증을 겪고 계셔서 더 힘드신가 보다, 했었어요. 문제점은 엄마가 술을 드시기만 하면 정말 숨이 넘어갈 듯 펑펑 우셨는데, 아빠가 그게 몇 번 넘어가다 그날은 정말 싫으셨나 봐요. 아빠랑 엄마가 술을 먹다가 엄마가 울기 시작하시면 저한테 말동무 하라고 옆에 앉히고 아빠는 나가 버리셨거든요. 물론 몇십 분 뒤에 들어오셨어요. 담배 피우러 나가신 것 같아요. 근데 그날은 술을 먹다가 말다툼이 좀 일어났어요. 전 옆에 있었고 엄마랑 아빠가 언성 높이시는 걸 보고만 있었어요.
아빠는 엄마에게 "우울증이 나아지려면 나가서 운동도 하고 해. 이러면 뭐가 나아져? 그리고 네 인생 살아. 말도 안 듣는 것들 뒷바라지 해서 뭐해?"
뒤로 엄마는 엄청 우셨어요. 엄마는 저희뿐이셨어요. 저희를 엄청 아끼셨어요. 아빠가 안 아끼시는 건 아니지만 유별나게 아끼셨었거든요. 조금만 다쳐도 싫어하셨고, 첫째인 저한테는 초 4 때까지 집 앞 놀이터도 못 가게 하실 만큼요. 근데 그 뒷말이 저한테는 더 충격이었어요.
"너만 힘들어? 다 힘들어. 학폭한 얘(저)는 안 힘들 것 같아? 나도 너희 둘이 매일 싸우는 거 보고 있으면 힘들어. 나는 돈도 벌어오잖아! 네가 노력을 안 하는데 나아지길 바라? 하..."
이러고 나가버렸어요. 엄마가 안 나가는 이유는 사람을 무서워하시거든요. 제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이게 아니라, 모두가 힘든 상황인 걸 자각한 사람이, 돈을 벌어오는 것을 앞세워 저렇게 말해도 되나요? 물론 돈을 벌어오는 게 대단한 건 맞아요. 항상 고마워요. 근데 엄마도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보는 엄마는 집 더럽다는 아빠 비위 맞춰 매일 청소기도 돌리고 반찬 맛도 없다고 하는 아빠 때문에 레시피도 찾아 보고... 열심히 하시는데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전 이 말을 듣고 아빠를 혐오할 정도로 싫어졌어요. 자신이 힘들고 돈을 벌어온다는 것을 핑계로 엄마가 힘든 것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렸고, 이런 말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그걸 느꼈는지, 다른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제게 장난을 더 치기 시작했어요. 앞에 말씀드렸다시피 화장을 안 하고 나가지도 못하는 제게 매일 화장 너처럼 하는 애 아무도 없다, 변신 좀 그만해~ 장난하는 말투로 말해서 화를 낼 수도 없었어요. 또 병원을 못 가서 제가 나타내는 증상을 인터넷으로 찾아 보고 관한 책을 읽는 게 일상이 된 제게, 제가 읽는 책을 보면서 (번아웃 책이었거든요)
"네가 뭐가 힘들어 ㅋㅋㅋㅋ 아빠랑 엄마한테 개기느라 힘들어? 공부는 개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웃기시네. 야, 번아웃이 뭔 줄 알아? 아빠처럼 매일 힘들게 일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너같은 애만 있어서 허무할 때 오는 거야~ ㅋㅋㅋ"
이런식으로 말하시고, 제가 피부가 안 좋아요. 그당시 애들 다 그러는 건 알지만 전 이게 정말 싫거든요. 조금 일찍 시작돼서 초 6부터 항상 놀림당했고, 피부에 좋은 것도 바를 만큼 관리도 하는 중인데...
"너는 왜 발라도 나아지지를 않냐? 돈이 아까운 거 같은데?"
동생이 저랑 같은 걸 잘못할 때마다
"네 누나 닮지 말라고. 쟤 실패작인 거 몰라? 하... 넌 누나처럼 되면 안 돼."
한 번은 갑자기 저한테
"매년 친구랑 싸우면 네 성격에 문제가 있겠지! 학교폭력도 네가 뭘 했으니까 걔들이 괴롭힌 거 아냐?!"
전 그 지역과 학교가 둘 다 처음이라 정말 조용히 지냈었어요. 이건 두 분 다 말씀드렸었고 정말 하나도 모르는 애가 저한테 벌인 일이었는데도 이렇게 말씀하시고...
이것들 외에도 너무 많아요. 이런 말들을 계속 들으니까 당시에는 장난이겠지... 하면서 넘기다가도 너무 상처가 되는 거예요.
싫어질대로 싫어진 아빠는 좋아질 기미가 하나도 안 보였고... 몇 주 전 저는 폭발해 버렸어요. 생리하는 날이었어요, 제가. 엄마도 그러셨고요. 둘 다 생리통이 있어서 약 먹고 있는데 아빠가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집안일 하라고. 전에도 제가 생리하는 걸 아시든 모르시든 엄마는 쉬라고 들여보낸 후 저랑 일하셨어요. 제가 배에 담요 칭칭 두르고 엎드려 있어도 나와서 빨래 좀 개라, 이것 좀 치워라... 신경을 안 써 주는 게 화가 난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생리가 아니더라도 아픈 티가 났고, 퇴근해서 제가 한 다녀오셨어요도 대꾸 안 했으면서 이럴 때마다 부르는 게 짜증 났던 거일 거 같아요. 말해 버렸어요. 이렇게 하는 게 너무 짜증 나고, 아빠가 싫다고. 뭐가 싫냐고 물으시길래 여기 있던 말들 다 읊어드렸어요. 아빠는 뭐라고 하셨는지 기억도 못하시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어요. 전 울고, 아빠는 혼자 한숨만 쉬시고.
그냥 그렇게 넘어가나 했는데, 아빠는 날이 지날수록 이해 안 가는 행동을 하셨어요. 새벽 늦게 쾅쾅대며 들어와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아침 일찍 나가시고, 들어오셔서 술을 드신 다음 베란다에서 소리지르며 욕하셨어요. 집이 떠내려갈 만큼. 저한테는 쟤 용돈 얼마만큼만 줘, 쟤 저딴 식으로 굴지 말으라 해. 투명인간 취급하기, 등등. 제가 다 들리게 말씀하신 뒤 전해라 이런 식으로 끝맺으시고... 갑자기 저한테 오시더니 이제는 인사도 하지 말으라고 하시네요. 제가 인사하기 싫은 티 팍팍낸 건 맞아요. 하지만... 전 제가 화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매일 화나고 말하기 싫으면 티도 내지 말라고 말씀하셨으면서 이런 행동들이 앞뒤가 맞나 싶기도 해요.
계속 생각하다 보니 갑자기 온라인 수업 도중에 숨이 안 쉬어지고 머리가 띵하고... 죽을 것 처럼 꺽꺽댄 적도 있어요. 자해는 삼 주 정도 죽도록 참았는데 무용지물이 됐고, 집에 들어오기가 죽도록 싫어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겠고 정말 죽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제가 잘못한 걸까요? 엄마는 제가 말을 너무 직설적으로 했대요. 저도 후회 중이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뒤에 행동이 이해가 안 되겠어요. 장난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서 화가 난 걸까요? 집에 있는 시간들이 고통스러워요.
제가 사과드려야 할까요?
쓰는 와중에도 모르겠어요.
사과를 드려야 한다면 어떤 부분에서 기분이 상하신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도돌이표예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