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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첫사랑 썰#2

쓰니 |2022.03.20 06:55
조회 348 |추천 0
자연스럽게 그녀는 입학을 했고 나는 재수생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재수생의 신분으로는 그 친구와 마냥 많은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지만 다행이도 가까운 동네에 살았기에 저녁에는 산책을 하고 주말에는 종종 외출을 하며 연애를 시작했다.
당시에 그 친구와 같이 걷고 마주보고 웃고 소탈한 하루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전에 문자하고 일어나서 문자를 확인하는 그런 하루가 어떤 감정과 시간이었는지 그때의 어린 나는 잘 몰랐었다.
20살의 그 친구와 연애를 하며 나는 참 다양한 첫 경험을 많이했다. 3월이 되어 둘이 벚꽃을 보러 가보고 처음으로 손을 잡고 거리를 걸어보고 늦은 시간에 맥주도 마셔보고 둘이 마주보고 밥도 사먹고 커피도 먹어보았다. 그 해의 3월은 따듯하지도 않았는데 기 친구는 화사한 색의 원피스를 참 좋아했었다. 
화창한 어느 날은 둘이 홍대 소극장에 공연을 보러갔었다. 홍대는 내 모교도 아니고 그 이후로도 자주 놀러가는 특별한 장소도 아니지만 그 날의 날씨와 그 공간의 느낌과 분위기는 너무 생생하다. 아마 처음 가본 장소여서 그랬을까? 그녀와 이별 후에도 그 공연을 여러번 다시 보러 갔었고 어느새 공연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느 날은 그녀가 독특한 과제를 받아왔는데 고전영화를 보고 후기를 작성해 오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다른 방법이 많지만 그 때만 해도 그런 고전영화를 시청할 방법은 많지 않았다. 결국 그녀의 리드로 dvd방을 처음 방문했었는데 그 날 그 영화의 내용이나 그 장소 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그 순간 그런 장소가 내 나름대로의 일탈이라 느껴졌고 떨림과 설렘만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 뒤로 10년이 훌쩍지나 넷플릭스에서 그 영화의 제목을 보고 제대로 감상을 했었는데 유난히도 슬픈 내용이었다.
곧 여름이 찾아왔고 그 쯤 월드컵 시즌이었는데 시차로 인해서 경기는 늦은 시간에 주로 했고 몇 경기는 늦은 새벽시간에나 끝났기 때문에 같이 응원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어떤 경기가 있던 날 둘이 처음으로 외박을 했었는데 그 경기 역시 그다지 기억나지 않지만 축구를 보면 그 친구가 생각이 난다.
만남이 두달 세달 이어지니 우리 사이는 점점 가까워졌다. 그녀의 첫 여름방학 때 그녀의 부모님은 직업 특성상 새벽같은 아침에 출근을 같이 하셨는데 그 시간에 맞춰 그 친구가 연락을 주면 그 친구네 집에 방문해서 같이 몇시간 놀다가 오기도 했었다. 집 데이트가 이어지다 내 화창한 날은 무너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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