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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곰팅이의 출산후기

러브은서맘 |2008.12.26 03:25
조회 7,801 |추천 0

이슬이(태명)가 태어나다...

출산일 8월 12일 오전 11시 40분 2.8kg 여
예정일 8월 30일
자연분만, 무통 x, 촉진제 x

 

8월 7일 약간의 끈적한 피가 비쳤다 이슬인지 아닌지 긴가 민가 하다..

8월 8일 대구병원에 전화를 해보니 간호사가 이슬맞다며 예정일을 물어본다
        30일이라 하니 아직 많이 남았다며 다시한번 이슬이 비치면 그때 병원 오란다 
        '그래~ 초산인데 설마 빨리 나오겠어~~'


8월 9일 너무 덥다~~~ 같은 동네 친구부부와 함께 근처 계곡으로 gogo!!
        더운날씨에 매일 집안에만 있다 계곡에 나오니 너무 신났다       
        삼겹살 구워 먹다가 비와서 자리 뒤집어씌고 비 그치길 기다렸다
        나와 친구 두 배불뚝이는 비가 와도 싱글벙글~ 이것도 추억이 된다며
        즐거워하고 신랑들은 걱정하고.. 다행히 비는 30분 정도 내리다가 그쳤다
        비도 그쳤겠다
        몸 무거운 줄 모르고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신랑하고 물장난도 하고
        넓은 돌위에 누워 하늘도 봤다..
        몇칠뒤 애 낳을 줄 알았으면 비 맞는것도, 돌위에 앉고 눕는것도,
        계곡에서 장난치며 놀지도 않았을 것이다.. 난 겁대가리 상실한 임산부였다~

 

8월 10일 이번 주말에 대구가게되면 애기 낳고 조리할때까지 길게 있어야 된다고
         평일날 틈틈히 출산 준비물, 입원 준비물 다 챙기기로 했다
         신랑과 함께 애기옷,속싸개,겉싸개,손수건...열심히 빨고 삶아 뜨거운 햇볕에
         말려놓았다~~

8월 12일 저녁을 먹는데 어라.. 배가 좀 불편하다.. 딴딴해진 느낌이랄까..
         땀흘리며 청소하고 저녁준비하느라 좀 많이 움직여서 그런가보다 하고
         배뭉침이겠지라고 생각해 버렸다
         새벽 2시 반...저절로 눈이 떠졌다 배가 아프다..
         가진통인가? 괜찮아지겠지하고 기다렸는데 괜찮다가 또 아프다
         끙아인가?  화장실갔는데 나오는게 없다
         혹시나 싶어 시간을 재보니 10분간격으로 아프다  갑자기 긴장된다
         컴퓨터를 켜고 검색을 했다  '알고 있었지만 다시한번 찬찬히 읽고 체크해보자'
         아기가 뱃속에서 노는게 줄어들고 배가 아래로 쳐지고 규칙적으로 아프다면 진통이란다
         새벽 4시...
         배아픈 시간을 메모해두고 보니 10분,15분,20분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약간 아프다가 괜찮다가 세게 아팠다가 괜찮다가 배아픔의 강도도 불규칙적이다
         게다가 뱃속에 이슬이도 발로 뻥~ 잘 노는것 같다
         배도 안 쳐졌는데... 가진통이겠지~~ 참으면 곧 괜찮아지겠지
         새벽 5시 30분..
         잠은 자고 싶은데 잠 들수가 없다.. 이리저리 뒤척이니
         신랑도 깼다.. 배 아프다고 하니 대구 병원가자고 한다
         "평일인데 만약 가진통이면 어떡해~~대구까지 헛걸음하게 되면 우야노~"
         지금 살고 있는 영동엔 분만할 산부인과가 없으니
         그나마 가까운편인 30분 거리에 옥천 산부인과에 가보기로 했다..

         혹시 진짜 진통이면 옥천에서 바로 대구갈 수 있으니 가방 싸놔야지
         입원준비물, 산후조리원 준비물, 애기옷 따로따로 준비해놓고
         가방 싸다가 배아프면 스톱! 안아프면 다시 가방싸고..
         밤 꼴딱 새서 잠은 오고 밥맛은 없다
                  
         생각보다 긴 진통에 불안함이 점점 커졌다
         신랑도 불안했는지..출근했다가 조퇴만하고 집으로 다시 오겠단다
         바로 병원갈수 있도록 준비해놓으란다..
         배아프기전에 후다닥 샤워끝내고 신랑과 함께 옥천 산부인과로 천천히 갔다
         가면서도 신랑은 "다른 직원들이 그러는데 한번씩 그런 경험한데..
         병원가면 애낳을때 안됬다고 다시 집으로 가라고 한다더라~"
         "그렇겠지? 초산이고 배도 안 쳐졌는데.. 그리고 진짜 진통이라 해도 애기 금방 안 나온데~"
        
         10시 조금 넘어서 옥천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에 도착했다..
         낯선 곳, 낯선 병원이지만 다니던 대구 병원보다 규모도 작고 사람도 많이 없어
         금방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가진통은 이렇게 길지 않다며 초음파과 내진을 한다
         초음파와 내진을 하는 동안에도 진통은 왔다
         두려웠던 내진은 진통때문에 아픈지도 몰랐다

         의사가 한숨을 크게 내쉰다 "허~~~~참~~ 휴~~~~~~~ ㅡ.ㅡ;;"
         "대구 못 갑니다..양수만 터트리면 한시간안에 애 나와요~"
         "저 초산인데..그렇게 빨리요??"    신랑과 나는 멍~~~ 

         당장 옷 갈아입고 태동검사기 달고 침대에 누웠다
         진짜 이때까지만해도 진통은 참을만했다.. 이정도 진통이면 애기 낳을만 하네~~
         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때 나는 미쳤어~~ 미쳤어~~)

         하지만 진통 3분~2분간격으로 좁혀져고 점점 아픔도 강하게 왔다
         간호사가 태동 그래프를 보더니 밑에 손을 넣는다..
         진통땜에 간호사가 손 넣는것도 제대로 못 느꼈다.. 쫘르르...뭔가 쏟아졌다
         양수를 터트린것 같다..  1분 간격으로 진통은 빠르게 진행되고  내 입에선

         괴물같은 소리가 나온다~~
         으~ 으~ 흠~~ 너무 아프다.. 나도 모르게 소리도 질렀다~ 으아악~~캬~~~~~
         소리는 안 지를려고 했는데.. ㅡ.ㅡ; 소변도 마렵다..
         소변이 마렵다 하니 소변줄을 꽂는단다..

        근데 진통땜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몸을 자꾸 움직이니 몇번 시도하다가
         실패.. 간호사가 힘 좀 빼란다.. 나이든 간호사가 오더니
         그냥 놔두라고 한다 도뇨는 포기~
         제모를 해야된다고 내 다리를 벌려 양 발을 자기 다리에 얹혀놓는다
         힘주면 배가 덜 아플꺼라며 진통오면 자기 손 잡고 힘 주란다~~
         애기 머리가 보인단다...
         잘못하면 베인다고 가만히 있으라는데 가만히 있을수가 없다~~너무 아프니깐!!
         천장은 뱅글뱅글 돌아가고.. 몸은 자꾸 꼬인다~~~ 막 굴러다니고 싶다..
         보건소에서 배운대로 한곳에 시선을 두고 최면을 걸기 시작했다
         '응가하듯 힘 잘주고 애기만 낳으면 배 안 아프다~~ 괜찮아~ 난 할수 있어~
         이 정도는 할수 있어~'
         입으로 중얼거리며 할수있다고 최면을 거는데 어디선가 tv중계 소리가 들린다 어??

         나이든 간호사 제모하며 핸드폰으로 베이징 올림픽 박태환선수 수영중계를 보고 있다 허걱~
         제모하며 중계도 보면서 내가 온다온다~ 진통와요~ 라고 힘주면
         제모 멈추고 내 손 꽉~ 잡아땡겨주고 ㅡ.ㅡ;;
         제모할때 몇번이나 힘을 줬는지..내가 힘을 많이 줘서 그쪽 간호사 다리 아프지 않냐고
         그리고 박태환 선수 금메달 땄냐고.. 은메달이면 넘 아깝네요 라며...대화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상황에 대화할 정신이 있었다는게 신기하다
        
         제모끝나고 바로 휠체어타고 문하나 열고 분만실로 직행
         침대 가리개(?) 넘어 제모가 끝나길 기다렸던 신랑은 분만실로 가는 나를 뒤따라
         왔다  수술복으로 입고 내손을 잡아주려고 했는데 손잡지 말고
         분만대 옆 손잡이를 잡고 응아하듯 힘주란다
         의사가 들어왔다~~
         '그래 드뎌 왔구나~~ 10번만 힘 잘 주자~~ 순풍 나오꺼야~ 난 할수 있어~~'
         할수 있다고 중얼거리며 힘주기 시작했다.. 윽~~흠~~~
         마음속으로 1번~ 2번~ 3번.. 5번..
         간호사두명이 매달려 배를 누르며 말한다 "엄마~ 더 힘줘요~~"
         의사가 회음부를 칼로 찢는 느낌과 동시에 헙~~~~~~~~~
         뜨뜻하고 물컹한게 쫘르르.. 나왔다
         애기 나온건가?.."엄마~ 힘빼세요"라며 간호사 툭 친다

         몇초뒤 애기 울음 소리가 들렸다
         푸르스름하고 쭈글쭈끌 하얀 태지에 쌓인 이슬이가 내 가슴위에 올라왔다
         어.. 어..진짜 내 애기 맞어? 손톱 너무 길다~~
         이슬이 입에 호스를 막 집어넣어 양수를 뺀다..양수를 빼는동안 신랑은 탯줄을 잘랐다~
         간호사가 이슬이를 안고 작은 침대에 눕히는 모습에 눈길이 저절로 간다~
         회음부를 꼬매고 있어도 이전에 아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다 꼬매고 태반을 꺼낸다고 의사가 배를 막 누른다.. 으... 아프다
         의사가 말했다~  "ㅎㅎ 방금 애기 낳은 사람이 이걸 아프다고 해요?"
         신랑은 휴대폰으로 사진찍고 내게 말했다 "니 애 쉽게 낳았다~"
         "니가 낳아봐~~~!!!!" ㅡ.ㅡ++  진짜 더운 날씨인데 애 낳고 나니 몸이 덜덜 떨린다
         휠체어타고 입원실에 갔다.. 조금있으니 하얀 싸개에 쌓인 이슬이가 내 침대옆에
         놓였다....... 작다.. 보고 있어도 믿어지지 않는다.. 내 딸...보고싶었어...
         11시 40분 병원 도착한지 거의 1시간 30분만에 순풍~~
         친구들이 놀랜다~ 아 잘 낳는 기술있냐고 물을 정도다~~
         사실 나도 이렇게 스피드하게 낳을 줄은 몰랐다 ^-^
         아마 쭈그려서 걸레질하고 손빨래 한게 도움이 많이 된것 같다~~
                  

근데 이 병원 괜찮은거 맞나요?
우유 주지 말라고 애기들은 위가 작아서 안 먹여도 된다고 빈젖이라도
계속 물려라고 하더라구요~ 정 안되면 보리차 숟가락으로 조금먹이라고~

애기를 굶기는 병원이 어디있냐고 이상한 병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우유 안주고 젖 계속 물리게 하는 것이 좋은거라며 소신있는 병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어느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태어난지 136일째 우리 은서(태명 이슬이)  잘크고 있어요~~
퇴원후 높은 황달수치로 다시 일주일 대학병원에 입원을 하고
매일 모유 갖다주면서 울면서 젖짜고 미역국 먹었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계절이 두번 바꼈네요  시간 참 빨라요~~
요즘 뒤집지는 않고 계속 세워달라고 하니 팔은 좀 아프네요..

뱃속에 있을때가 편하다는 말 진짜 맞는 말 이예요~ ㅎㅎㅎ

*태어난지 13일째 되던 날*


  *태어난지 120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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