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모바일이라 오타/띄어쓰기 양해 부탁드려요.
친구에게 털어놓기는 너무 창피하고 힘들어서 격려나 꾸중 조언 등이 필요해 친구에게 털어 놓듯 제 마음을 써내려가 보려고합니다.
요즘 사는게 즐거웠다가 슬펐다가 후회도 됐다가 기복이 심해.
나이는 먹어가고 비전도 없이 그냥 저냥 살아가고 있어.
힘들다고 생각된건 최근 부모님의 일이 커
난 30대 초반인데 외동이고 부모님은 60대 중반이야.
아빠는 사고로 손가락을 잃으셔서 장애인이야.
엄마는 청각 장애인이야. 말도 어눌하셔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보통 문자로 대화를 해.
난 무뚝뚝한 아들같은 딸이야. 애정표현도 없고 집에서 대화도 잘 안해.
아빠는 신체 건강하시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무릎수술 용종수술 등 최근에 병원을 많이 찾으셔.
수면내시경이나 큰 수술등은 보호자가 동반해야하는데 엄마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다보니 외동인 내가 항상 같이 가야해.
21년부터 잦은 수술로 병원에서 2~3시간 대기하는건 기본이고 아빠 보호자 역활을 해가고 있어.
엄마는 나 어릴 때 뇌종양으로 사망 직전이였다고 해.
그 당시 왼쪽 전신이 모두 마비되었고 눈과 혀를 포함해 반절 모두 사용하지 못했었데. 하지만 기적처럼 목숨을 건지셨다고 하더라고.
그 뒤론 약 20년이 더 지났지.
집을 나와 자취를 시작한지는 1년이 조금 안되었어.
결혼할 나이가 되니 이때 아니면 언제 혼자 살아보겠나 싶어 집 근처로 마련해 사는 중이야.
약 반년전만해도 엄마는 치킨시켜달라 뭐 시켜달라 먹는걸 자주 찾으셨어.
그땐 귀찮았는데 그래도 딸인데 시켜줘야지 하면서 집으로 배달시켜드렸어.
근데 엄마는 점점 말라가더라.
50대만 해도 60키로대이던 엄마는 48키로가 되었고 팔은 뼈만 남았어.
한달 전엔 아빠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집에 달려가보니 엄마는 앉지도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소리만 지르고 있더라.
너무 놀래서 119에 전화해 응급구조대를 불러 증상을 살펴보니 저혈당이래. 당뇨가 있냐고해서 없다고하니 영양분이 부족하면 이런 증상이 발생된다고 하더라.
몰랐어 엄마가 밥을 잘 먹는줄만 알았는데 식욕이 없어지고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대.
그 뒤론 매일 아침 아빠든 나든 혈당 검사를 해. 아빠가 집에없으면 내가 가서 혈당 검사를 해.
그러다 오늘 엄마를 보니 배가 부풀어 있더라고.
병원을 데려가려는데 엄마는 환자같이 대하는게 싫은지 고집부리면서
씻지도 않고 자려고만 해.
증상을 검색해봐도 병원을 가야하고, 비대면 진료 어플을 통해 얘기했더니 비대면은 안된다고 병원을 가야한다고 하는데 엄마는 듣질 않아.
아빠는 출장가있고 나 혼자서 엄마를 씻기는거 조차 힘들더라고.
방금도 밥을 안먹어서 꾸역꾸역 세 숟가락을 먹였는데 환자 취급한다고 속상해해.
나에겐 한입도 안되는 밥 양인데 그거 먹고 배부르대.
그리곤 부푼 배를 만지면서 계속 자려고 해.
하루하루 약해지는 엄마를 보면서 참 눈물이나.
남들처럼 엄마랑 꽃도 보고싶고, 영화도 보고싶고 여행도 가고싶은데 너무 늦게 깨달았어.
친구랑 보는게 좋고, 친구랑 노는게 좋았는데 이제와서 엄마랑 그러고싶어.
엄마가 나한테 치킨사달라고 졸랐음 좋겠고, 나랑 놀러가자고 졸랐으면 좋겠는데 그러질 않아.
자꾸 생각하기 싫은데 엄마가 마지막일거같다는 못된 생각을 해.
욕심같아서는 힘으로라도 씻겨서 병원을 데려가고 싶은데 환자취급한다고 상처 받는 엄마를 보고 눈물이 나.
엄마는 아프고싶지 않은걸까. 딸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걸까.
난 말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자기 혈당재러 왔다고 미안해하면서 어눌한 말로 " 엄마가 ~ 엄마가~ 스스로 해보려고~ 해보려고~ 했는데" 하면서 얘길해.
엄마때문에 그 잠깐 내가 온게 미안한가봐.
30년 넘게 날 키워준 엄마인데 이 몇시간이 나한테 미안해 하는게 속상해.
많은걸 같이하지 못한것도 속상해.
잘 먹고 살 찌면 아빠랑 셋이 꼭 제주도 여행가자고 약속도 하고 엄마도 가고싶다고 했는데 엄마는 날이 갈수록 의지를 잃어가.
내가 못된 딸이라서 하늘이 만회할 기회도 주지 않는걸까.
나나 아빠나 일을 하니 항상 곁에있어 주지도 못하는데 고요한 집에 엄마 혼자 매일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앞으로도 그럴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오는대로 병원을 모시고 갈거야.
그런데 너무 힘들어. 아빠도 힘들겠지 나보다 더 옆에 오래있으니까.
못된 생각이지만 외동인게 힘들어. 기댈 수 있는 형제자매도 없어서 모든 보호자 역활을 나 혼자 해야되는게 나에겐 너무 큰 짐이야.
욕해도 좋은데 참 힘들어.
지금 내 소원은 연애도 행복한 삶도 좋은 직장도 아니고 그냥 엄마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나랑 손잡고 집밖으로 열발자국이라도 걸어줬으면 좋겠어.
어디 털어놓고싶은데 익명의 힘을 빌려 두서 없지만 몇자 적어봤어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읽으신 모든 분들은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