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생....
저는 좋은 누나가 아닙니다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서울병원 문 앞에서부터 엄마가 저를 버린 거고 그게 동생 탓이라면서 많이 괴롭혔습니다
그래도 우리 천사 같은 동생은 이런 못된 누나가 어떤 짓을 해도 화내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좋아하는 치즈볼 한 개도 양보해 주는 베푸는 아이였습니다
저희 동생은 이렇게 착합니다
제가 아무리 괴롭혀도
누나가 제일 똑똑하고 멋지다고 말해주는 아입니다
저희 엄마도 참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아는 단어라고는 제대로 발음 못하는 엄마 하나뿐인 작은 아이를 지금은 유창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를 남들에게 말해줄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해졌습니다
저희동생이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할것이라고 의사선생님과 주변사람들이 아무리 핍박을 해도
저희 엄마는 팔과 다리를 고장내고 귀한쪽을 잃어가면서 까지 저희 동생을 살려주셨습니다
저희 동생이요 비록 기구에 의존하지만 지금은 뛰어다니고요 말은 어찌나 많은지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 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저희 남동생이 힘들게 키워졌습니다
그런데 남동생을 힘들게 하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 강직된 다리나 또래보다 뒤처지는 머리가 아닌
사회의 시선이었습니다
친구를 사귀려면 제대로 된 의사 표현과 공감 능력이 필요한데 저희 동생이 매일 듣고오는 소리가 또봇은 어린애나 보는거라는 소리입니다 당연히 친구는 사귀기 힘들어요
무슨 일이 있었냐면
저희 동생이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저희 엄마가 항상 하교 시간에 맞춰서 동생을 데리러 가는데요 갑자기 담임선생님이 불러서는
저희 동생보고 학교폭력 가해자로 연루될 수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저희 동생이 저 때문에 욕을 배웠어요
동생이 걷기 위해서 여러 가지 기구를 쓰는데 지속적으로 어떤 남자아이(A라고 부를게요)가 그 기구에 치이고 치일 때마다 욕이나 네가 비켰어야지!라고 말했나 봐요 제가 평소에 동생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거든요 아마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하는 거구나 하고 저에게 배운듯합니다
아무튼 이런일이 있었는데 남동생이 A에게 가서 "오늘 끝장내주겠어!" 라고 말했습니다 A는 뭐야 저리가 이런식으로 말하고 저희 남동생은 진짜로 자리로 갔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A가 도움반 선생님께 남동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도와달라는 쪽지를 전했다고 하네요
A는 가해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희 남동생이 거동이 불편하니 도움반 까지 도우미를 자처해 부축해주는 착한 아이라고 부연 설명을 하며
동생은 가해자 라는 식으로 이미 결론지어 이야기 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남동생에게 왜그랬냐고 물어봤는데 저희 남동생이 째려봐서 그랬어요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엄마도 당연히 누굴 악의적으로 괴롭힐 아이가 아니라서 그럴 아이가 아니라고 했는데
담임의 대답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하는 말은 핑계라고 들을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저희 엄마가 상황 파악을 하고자 도움반 선생님께 가서 쪽지와 상황설명을 알려달라고 했나봐요
도움반 선생님이 문제의 쪽지를 보여주는데 쪽지의 내용은 다름이아닌
(남동생이름)이 저에게 욕을 해놓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나봐요 정신 좀 차리게 해주세요 였습니다
이 쪽지를 보고 엄마가 잠깐 어디 다녀온 사이에 담임과 도움반 선생님이 대화를 하는데 저희 엄마를 보자 쪽지를 숨겼습니다
엄마가 보여달라고 하자 이 쪽지가 아닌 다른 쪽지다고 말하면서 쪽지를 끝까지 주지 않으셨습니다 저희 엄마는 이미 쪽지의 내용을 알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죠
도움 반 선생님이 쪽지의 내용을 어머니가 알고 있다고 말하자 이전까지 가해자에 연루되었고 학폭위가 열릴 수 있다는 일을 갑자기 사과 편지를 쓴다면 해결될 일이라고 말했다가 저희가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말합니다
도움 반도 동생의 가해 이유를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했다는 식으로만 말하면서 저희 동생이 가해자인걸 기정사실화하며 담임선생님은 앞으로 저희 동생이 도움반에만 있어야 할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저희 동생은 지금 사과 편지를 쓰고 있네요
저희 남동생이요 진짜 단순하고 착한아입니다
저한테 배운 못된 말들 빼고는요
A가 부축해주면서 쪽지도 같이 전달했다고 하는데
과연
오늘 끝장내주겠어를 쓰는 아이와
정신 좀 차리게 해주세요를 쓰는 아이중
누가 더 착한아이일까요
담임은 평소에 동생을 빼고 다른 반친구들에게는 "저희 반 친구들" 이라는 말을 씁니다
과연 담임선생님이 저희 동생에게 왜 괴롭혔냐고 상황을 물어봤을까요 의사 표현도 잘 못하는 장애인 동생에게 소중한 반 학생이 괴롭힘당한다는 생각에 화를 내면서 말했을까요
저희 동생이 학교폭력을 당한다면 누구한테 말해야 하나요
지금 우리 사회가 저희 착하고 천사 같은 동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가슴이 답답하고 제가 너무 미안합니다
동생에게 뭐라고 사과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