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뜨거운 태양을 피해 입구로 들어선 수린은 시계를 쳐다봤다. 예약한 시간 10분 전 이었다.
수린은 문을 열고 미용실을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아..안녕하세요"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를 한 여자 직원이 수린을 맞아주었다.
수린이 회사 근처 3년간 원래 다니던 미용실에서 조금 떨어진 미용실에 새로 예약했다. 처음 와본 곳이었다.
"예약하신 수린님 맞으신가요?"
수린이 이곳을 특별히 예약한 이유가 있었다. 직원을 따라 통로로 들어가니 머리를 자르고 있는 손님들이 보였다.
수린은 따로 방으로 안내 되어 혼자 앉아 있게 됬다.
돌아온 직원이 물을 옆에다 놓자 원장 선생님이 들어와 수린 옆으로 다가왔다.
"어서오세요, 오늘 메이크업 받으시러 오셨죠?"
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생처음 받는 데일리 메이크업이었다.
일부러 원장님에게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스타일과 많이 다른 메이크업을 요구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왜 전문가한테 받아야 하는지 알겠다'
하얀색 피부에 검은색 아이라인과 속눈썹. 수린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거울 속 자신은 몰라볼만큼 느낌이 새로웠다.
번화가를 찾은 수린은 네컷 사진관을 찾았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조잘대며 떠들고 있었다. 다양한 머리와 선글라스가 있었다.
신기 한 듯 이상한 모양의 선글라스도, 노란색 아프로 머리도 써보던 수린의 시선이 한 군데 머물렀다.
검은색 단발머리를 쓰며 사진관으로 들어가 수린은 사진을 찍었다.
금세 인쇄 되어 나온 네 컷을 보며 수린은 깜짝 놀랐다.
화장도 한몫했지만 헤어스타일 까지 달라지니 모르는 여자가 거울 속에 있었다
"우리 엄마도 못 알아보겠는데?"
수린은 이 모습으로 친정을 간 모습을 상상하고 킥킥 웃었다.
아까 있던 여자아이들 조차 수린을 보며 수근거렸다.
"저 누나 단발 진짜 잘 어울린다"
늘 수수하게 다니던 수린이 그동안과는 완전히 다른 화장법으로 진하게 화장을 하니 완전 느낌이 달랐다.
수린은 가발을 내려놓고 거리로 나왔다.
머리가 많이 헝클어졌다.
'그래도 괜찮은 기분이야'
수린은 대학생 때가 떠올랐다. 마침 거리에도 젊은 커플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수린은 기분이 좋았다.
대학생 때 남편인 지훈과 손잡고 걷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행복하기만 했었지'
미소 짓고 있지만 알수없는 쓸쓸함을 느끼며 차로 돌아가려던 수린의 등을 누가 가볍게 쳤다.
"저기요"
검은색 자켓에 청바지를 입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대학생 남자아이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뒤에서 친구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수근거리고 있었다.
"번호 좀 알려주실래요?"
수린의 눈은 당황해서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그 뒤로는 기억이 없었다. 허둥지둥 대답도 제대로 못 한 채 도망치 듯 차로 향했다.
수린은 운전석에 앉아 숨을 골랐다.
"괜히 미안하네..."
그렇지만 괜히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꾸미니까 달라지는 줄 미처 몰랐다.
수린은 백미러 안의 자신을 바라봤다. 수수한 차림에 가벼운 화장만 하고 다니던 전과 달리 누가 봐도 다른 사람이었다.
머리 속에 그림들이 하나씩 실행 되가고 있었다.
수린은 씨익 웃으며 시동을 걸었다.
"이거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