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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해내리 |2022.08.01 06:31
조회 263 |추천 0


https://www.youtube.com/watch?v=Zx-qJIp5mtA

 

날카로운 꽃가시에 찔린것만 같았던 

아픔많고 피눈물 많은 제 과거사를 한번 

고백해볼게 합니다 

후우...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게 좋을까요 ? 

 

어릴 때 전 어머니와 언니 그렇게 세식구가 살았습니다 

그리고 전 다른집들하고 달리 

...어릴땐 아버지를 그런분으로 생각했어요 

이따금...한 며칠에 한번이나 경우에 따라선 한달에 한두번 

휴일보다는 보통 평일낮이나 이럴 때 

저랑 언니한테 줄 선물 한아름 왕창 사들고 불쑥 나타다셨다가 

돌아가시곤 하는 

그게 아버지인줄 알았죠 

 

초등학교(그 당시엔 국민 학교) 들어가고서야 알았습니다 

저희랑 달리 다른 집 아버지들은 아침,저녁 출퇴근하시며 매일 저녁때 

집에 들어오시고 휴일엔 집에서 쉬시는 

그런 분이란 것을 

네에...실은 

저희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본부인이 아니라는 것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났을 때 

눈치채게 되었답니다.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서 아이들이...또 때론 아이들 부모님까지 

‘얘...쟤는 첩자식이래...첩년딸이래...’ 또는 아이들 부모님이 절 가리키며 

‘저런 첩년딸고 놀면 안된다’ 그런식으로 자기네 아이들을 

단속하곤 하는걸 눈치채게 되었죠 

 

그리고...조금 자랐을 때 언제부터인가 

저랑 다섯 살 터울 지는 언니는 

그렇게 이따금 대개는 평일 낮에 선물 한아름 잔뜩 사들고 나타나시는 아버지한테 

되려 짜증만 내고 화를 내곤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답니다 

전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어려서 몰랐는데 

저랑 다섯 살 터울지는 언니는 아마 사춘기 시작될때부터 대충 

그런 우리집안 내력을 눈치채기 시작한 듯 합니다 

다만 저 역시 시간이 많이 흐르고 어느정도 자라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사실 진짜 이해가 안 갔던게 

어쨌든 남존여비...그리고 대를 이을 아들 하나는 있어야한다는 

그런 사고방식이 보편적인 시절에 

혹시 아버지가 본부인과의 사이에 딸밖에 없어 

아들이 필요해 한눈을 판거라면 저도 뭐 그러려니 이해해줄수도 있는데 

저희 아버지의 경우엔 이미 본부인과 사이에 

저희 언니보다도 이미 열 살이살 많은 아들이 

넷이나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분이 뭐하러 다시 새로운 여자를 만나 

아들도 아닌 딸을 둘씩이나 본것인지 

물론 저희 아버지도 남자니 

세월이 흘러 늙어가는 본부인대신 다른 젊고 이쁜여자한테 

눈이 돌아갔다면 그건 뭐 그런대로 이해 못할일도 아니에요 

실제 저희 어머닌 아버지의 본부인보다 

생물학적으론 십여살정도 어린 젊은분이 맞습니다만 

사실 저희 어머닌 키도 작고 체구도 말랐고 

- 사실 작은 여자는 작은 여자대로 귀엽고 깜찍한 맛도 있긴 하지만 

저희 엄마는 그런쪽하고도 거리가 먼 

...엄마 젊은시절 사진을 어릴 때 본적이 있는데 그때 본 느낌은 

굳이 연예인에 비유하자면 

개그우먼 송은이씨나 미래한국신문 박주연 기자 젊은시절 모습을 

반반씩 닮은 그런 외양이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보편적인 남자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 미인에선 분명 거리가 먼 

그런분이었으니까요 

 

그러니 아들이 있건 없건...또 본부인이 나이가 들었건 아니건 

- 아니면 막말로 본부인과의 잠자리에 불많이 많았건 – 허나 아들이 

넷이나 되었다는 것 자체가...잠자리 문제도 별로 없다는 방증 아닌가요 ^^;; 

그런 아버지가 뭣하러 자신보다 나이는 스무살 어리지만 

외모는 결코 이쁘다고 할수도 없는 

그런 저희 엄마와 그런 관계가 되어 저와 저희 언니를 

그것도 5년터울이나 져서 낳았던건지... 

이해할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도... 

 

게다가 아버지 본가에서 경제적 지원이 끊긴 이후론 

저히집 경제사정도 다달이 어려워져서 

어머니가 직접 시장통에 나가서 장사를 하시기 시작하셨죠 

시장에서 장사하며 고생이 많으셔서 

점점 나이들어 사기던 그게 제 사춘기 시절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럼 또 이렇게 놀렸죠 

언제는 제가 첩년딸이라고 놀리더니 

이번엔 시장에서 OO장사 하는 냄새나는 아줌마네 딸이라고 

그렇게 놀리더군요 

 

사실 그 무렵엔 엄마한테서 종종 

냄새가 좀 나긴 했어요. 

뭐라고 해야할까...역한 냄새라고 하긴 그렇고... 

여하튼 시장에서 하루종일 고생하고 밤늦게 들어오시는 엄마한테선 

발냄새라고나 해야할까 양말이나 옷냄새라고나 해야할까 

뭐라고 좀 표현하기 힘든 그런류의 냄새가 

나긴 했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시간이 좀 더 많이 지난뒤에 

운이 좋아서 제주도에 여행할일이 있었는데 

그때 바다속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고 나온 해녀의 

발냄새를 느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느낌... 

시장에서 밤늦게까지 고생하고 들어오신 엄마의 

냄새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때 느꼈습니다 

엄마의 발냄새는 

소금물에 흠뻑젓은 피곤에 지친 

해녀의 발냄새 같더라는... 

 

어쨌든 시간은 다시 흘러 

제가 고등학교 졸업할때쯤 엄마는 시장통 장사도 접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이 벌이가 좀 좋았었는지 그간 모은 돈으로 

서울 OO 지역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내 

상가건물에 구멍가게를 하나 차리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서 구멍가게를 하게 된거죠. 

언니나 저나 어차피 대학못갈 집안 형편임은 알기에 

(그래서 진작에 학업을 포기한 면도 있고요) 

 

언니의 경우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2-3년 직장생활을 하다 

그곳에서 알고 지내게 된 비슷한 연배의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형부하고 사이에 아들 둘을 낳았구요 

언니와 다섯 살 터울이 지는 저도 그 사이 점차 나이가 들어 

혼기가 차고 있었죠 

형부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지인의 

또다른 대학 후배라는이를(* 언니와 제가 대학을 못들어 갔다고 

했지 형부가 대학을 못갔다고는 안 했습니다. 그리고 형부의 지인이나 

동료중에 대학나온 분이 없지 말라는 법도 없구요. - 꼭 이런거 갖고 

댓글에다 오류네 뭐네 트집잡는분들이 계셔서 ^^;;)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형부 소개로 알게된 그 남자(* 형부 지인의 후배)는 

뭐 딱히 싫지는 않았어요 

다만 너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오고 붙임성이 좋은건지 

아직 결혼말이 오가는것도 아니고 그래봤자 고작 

형부 소개로 만나서 식사자리 두어번 한게 전부인데 

마치 결혼이 확정적인양 저희 엄마한테까지 장모님,어머니 

이러면서 또 때론 저희 엄마 가게일을 도와준답시고 

한 며칠씩 눌러있다 가면서도 저희 엄마한테 

계속 어머님,장모님 이렇게 불러서 

사정을 모르는 아파트 단지내 가게 손님들이나 

심지어 이웃 점포 주인아저씨들도 제가 이미 결혼을 한 것으로 착각 

절 수도없이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고 말지... 

 

남자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좀 시간이 지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렇게 저하곤 식사 몇 번 같이하고...그리곤 

가끔 저희 가게에 와서 저희 엄마한테 장모님,어머니 

그런식으로 부르며 

며칠씩 저희 가게일 도와주곤 하던 그 남자... 

그러다 언제부터인가...사업을 하는데 필요하다며 

몇백만원 상당의 돈을 요구하더군요... 

...도대체 아무리 그렇기로 서울시내 일개 아파트 단지내 상가건물 

구멍가게 주인이 돈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다고 

우리한테 그런 사기를 칠 생각을 했는지... 

처음엔 그저 허풍좀 떨고 아무한테나 쉽게 말 잘걸어 

농담도 하고 장난도 잘 치고 그런 남자 정도로만 알았는데 

- 그때까지만 해도 심지어 저희 엄마도 

‘남자는 다 원래 저런면이 있는 법이란다’면서 되려 좋게 보시더군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남자는 사기꾼이었고 

그렇게 저희집 돈 털어먹고 날랐습니다 

정말이지 그나마 우리 세식구 살아가야할 밑천인 

구멍가게마저 날리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봐야할 정도로요 

 

사실 남자경험 자체가 그때가 처음이었고 

(* 잠자리까지 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그러니 남자에게 사기를 당해본 경험도 처음인지라 

한동안은 그저 멍하니...아무런 말도 생각도 안 나더이다 

엄마는 ‘원래 세상에 별의별 남자 다 있는 법이란다’ 하며 

절 위로했지만 

한동안 마치 뭔가로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그런 기분이 쉬이 떠나지를 않더이다 

 

하지만...누군가에게서 뒷통수를 얻어맞는것과 같은 기분이 

그때 남자로 인한 첫 번째 상처였다면 

그와는 비교조차 할수 없는 

아주 커다란 쇠망치로 가슴 한가운데를 두들겨맞아 

피멍이 드는 일이 그 뒤에 기다리고 있더이다 

- 그러고보니 예전 어떤 듣보잡 3류작가는 이런 상황을 

‘예전에 누가 뒷통수쳐서 머리 튀어나오게 하더니 

이번엔 또 어떤이가 앞통수쳐서 원상복귀(?) 시켜놓더라’고... 

...어쨌거나... 

 

그런일을 겪고 얼마동안은 

그저 모든 것을 잊고자 엄마 구멍가게 일 도와주는데만 열중했나이다 

- 언니의 경우엔 학교 졸업하고 나서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전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주제도 못 되어서 그냥 계속 엄마 구멍가게 

도와주며 살았던거에요. 

엄마는 물론 언니조차도 절 

‘나중에 때되면 좋은남자 나타날테니 너무 상심하지말라’고 하며 

위로하더이다 

 

상심(傷心) 전 뭐 솔직히 학교 다닐때도 공부와 담쌓은 애고 

또 누구처럼 인터넷 작가나 정치,시사 논객도 아니니 

국어사전에 옥편,영어사전 같은거 전부 옆에 가져다놓고 

단어뜻 찾아가며 글쓸일은 없는 사람입니다만 ^^;; 

근데...그건 상심이 아니란걸 깨닫게 되는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앞서서 있던일...그건 그냥 허풍 좀 잘 떠는 남자한테 

사기당하고 뒷통수 맞은 수준에 불과하다면 

진짜 가슴에 피멍드는 상심이 어떤것인지... 

그걸 제대로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거에요 

 

1-2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구멍가게 일을 하면서 허풍선이 사기꾼한테 

뒤통수 맞은 일은 차츰 잊어가고 있었고 

그러다...이전에 못보던 새로운 청년 하나가 

종종 저희 가게에 들르더군요 

대충 뭐 아파트에 새로 이사온 청년인가보다 그 정도 

짐작이야 가능한거고 

참고로 제가 구멍가게를 하는 상가가 있는 아파트 단지는 

대총 12-15층 짜리 아파트 아파트 한 대당 6-8호 가까이 있는 

그런 아파트가 열채정도 있는 그런단지니 

대충 계산을 해봐도 대략 700-800세대 이상 약 천세대 가까이가 

입주헤 사는 그런 아파트단지란건 계신아 가능할겁니다 

그러니 그 많은 입주민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는건 한계가 있긴 하죠 

- 참고로 저희가 있는 상가 반대편에 또다른 4층짜리 상가건물이 

하나 더 있기는 해요 

하지만 그래도 대충 분위기나 이런걸로 

전부터 살던 주민인지 아니면 새로 이사온 사람인지 

어느정도 짐작은 가능합니다 

 

보통은 오전이나 대낮 같은데 – 그러고보면 낮시간 보단 

오전시간을 상대적으로 자주 이용하던거 같던데 

보통은 라면이나 과자 아니면 소주 기타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수 

그런것들을 사가는 그런 평범한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다만 특별한 직업이 없는지 주로 오전이나 낮에 자주 

저희 상가를 들르곤 했는데 

분위기는 대체로 중간키에 마른 체형 그리고 

눈빛이 좀 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대충 보니까 저희가게 외에도 

비디오가게에선 가끔 에로영화나 SF 영화 같은걸 빌려가기도 하고 

가끔 분식집에서 떡볶이나 김밥,튀김류 같은 것을 사갖고 가기도 하는 

그런 청년이더이다. - 그러고보면 한 몇주 안 되는 짧은 시간안에 

참 자세히도 관찰해봤네요 ^^; 

 

다만 다른 찬거리나 이런 것은 실은 저희 구멍가게에선 그런건 잘 안팔고 

지하에 야채와 과일등을 파는 가게가 있어 

그 청년뿐만 아니라 보통 밑반찬류를 사려는 주민들은 

지하의 야채+청과물시장 아니면 단지 바깥에 있는 

다른 큰 마트를 이용하곤 합니다 

솔직히 그 청년이 저한테 호감을 느낀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여하튼 젊어보이는 청년이 딱히 특정한 직업이 있어보이진 않았는데 

목소리도 괜찮고 그런대로 서글서글해보이는 외모와 분위기가 

좀 괜찮은 사람 같아 보이더이다. 

 

무엇보다 앞서 이미 사실은 별볼일 없는 개털이면서 

사업한답시고 허풍떨며 사기친 남자한테 당한 상처 때문에 

가진건 없어도 좀 진실된 남자를 만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던때였어요 

제가 농담삼아 몇 번 ‘아저씨, 혹시 직업 없으면 저랑 같이 가게하며 

살아요. 제가 먹여살려 드릴테니까...’ 이랬더니 

농담으로 받아들인건지...그냥 말없이 씨익 웃곤 하더군요 

 

한번은 우연히 시간이 나서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에서 청년과 

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무슨 대단한 이야기나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것도 아니고 

막상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런대로 취미나 기호도 비슷하고 심지어 응원하는 프로야구팀도 같아서 

그래서 그냥 재미있게 보는 TV프로나 좋아하는 연예인 

아니면 서로의 패션감각이나 학창시절 이런저런 시시껄렁한 추억담이나 실수담등 

그런저런 이야기 하다 서너시간이 훌쩍 지나더군요 

그때 처음 깨달았지요 

 

적어도 취미나 기호가 비슷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이들끼리 대화나누다보면 

특별히 대단한 이야기 주제가 없어도 

서너시간 금방 시간이 가는 이야기를 

얼마든지 나눌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얼마후엔 같이 영화 한편을 보게 되었어요 

시내에서 영화보고 식사도 같이하고...차도 한잔 마신뒤 그리고 귀가했는데 

그러고보면 그때까지 청년의 부모님이나 가족관계에 대해선 

물어보지 않았네요 

사실 저도 ‘부모님은 뭐하시냐 ?’고 물어보면 난감해질 수밖에 없는 

가정사를 가진 몸이기에 

청년의 집안에 대해선 혹시 저처럼 그 청년도 

말못할 사연이 있을수도 있겠다 싶어 물어보지 않았고 

다만 직업은 프리랜서라서 작업을 보통 집에서 하고 

완성하면 하청을 맡은 회사에 가져다주는 그런일을 하기 때문에 

그래서 보통 생필품이나 과자,소주 따위를 사러 가게에 들르는게 

오후나 저녁시간보단 오전에 더 많았다는게 

청년의 해명이더라구요. 

어쨌든 혼자사는 것은 확실하고...직업이 프리랜서 디자이너라면 

그 당시 기준으로 많이 버는 직업에 택하는지까진 몰랐지만 

여하튼 뭔가 참 진실되고 진지해 보인다는 느낌의 청년 

- 무엇보다 앞서는 이미 농담 잘하고 장난 잘치고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막 10년지기처럼 대하거나 어머니뻘 되는 어른한테도 툭하면 장모님이니 

어머님이니 그렇게 붙임성좋게 나오는...그러나 알고보니 허풍선이 사기꾼이었던 

그런 남자한테 이미 제대로 데인 기억이 있어 

그렇게 쓸데없이 헛소리 안하고 

진지하면서도 진솔해보이는 이 남자에게 

조금씩 마음이 끌리게 되었습니다 

아직 사귀는 단계라고까진 할수 없지만 

그런대로 그 남자에게 호감이 느껴지는 

단계였다고나 할까요 ? 

 

그러다 어느날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날벼락... 

그 이외엔 다른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 

그게... 

 

평범한 평일 오전 

전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가게문을 열고 대충 

청소작업을 시작할때였습니다. 

헌데 갑자기...아직 한참 청소작업중인데 

한떼의 여성...대략 너댓명 정도 ? 대충 느낌에 한 40-50대 정도 

되어보이는 아주머니들이 들이닥치더군요 

그리고 그들은 갑자기 제 머리채를 휘어잡고 

마구 때리고 할퀴고 꼬집고 발길로 차고 넘어트리고 

심지어... 

 

사실 저희 구멍가게가 

대충 가로로는 성인 두명정도가 누울수 있는 길이 

그리고 세로로는 세명정도로 누울수 있닌 길이 

- 굳이 평수로 환산하지만 한 4-5평 정도 되는 크기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솔직히 저희 상가 1층에서 영업하는 다른이들 

가령 치킨집,비디오대여접,세탁소,문구점,분식집,미장원 등등... 

이런곳들의 크기와 비교해봐도 

상대적으로 작은곳이긴 한데 

그런 작은 저희 구멍가게 진열대의 물건을 전부 엎어버고 

- 그전에 이미 절 때리고 꼬집고 할퀴고 넘어트리고 거의 그 난리를 칠떄 

이미 작은 구멍가게가 성할턱이 없지요 

그야말로 엉망을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부족함인지 상가안에 있는 

공중화장실로까지 절 끌고가서 

절 변기통에 처박고는 한참을 더 때리고 꼬집고 할퀴고 

그리고 무슨 책인지 나무토막인지 묵직한것으로도 

수도없이 때리고 하면서 

이렇게 욕설을 퍼부었나이다 

 

‘ 이 천하의 개만도 못한 전라도 홍어 된장똥년 같으니 !!! 

무당딸년이 어디서 천박하게 감히 우리 아들을 꼬셔 

무당똥냄새 나는 무당딸년이 어딜 감히 우리 아들을... 

천하의 개만도 못한 전라도 홍어 무당똥년아 !!! 

무당똥냄새 나는 무당딸년이 어디서 천박하게 우리아들을 꼬셔 !!! 

어디서 감히 무당딸년 주제에 우리 아들을 유혹해 

이 천하의 천박하게 짝이없는 전라도 홍어 무당딸년아 !!! 

한번만 더 우리 아들 꼬셔봐라 

그땐 그 니 그 천박한 전라도 홍어냄새나는 아가리와 

무당똥냄새 나는 무당 ___을 전부 뽑아버릴테니까 !!! ’ 

무당딸년...무당똥냄새...전라도 홍어... 

 

구멍가게에서부터 공중화장실까지 대충 어림잡아서... 

한 20-30분 이상 솔직히 체감적으로는 한시간 가까이 

그야말로 피멍이 들도록 두들겨 맞은거 같은데 

그러면서도...정신이 멍멍해지도록 그때 한 백번도 넘게 들었던 욕설이 

그것이었습니다. 

‘무당똥냄새 나는 전라도 홍어 무당딸년이 어디서 감히 천박하게 

우리아들을 꼬셨나는...’ 

 

일단 순서를 좀 바꿔서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그날 그렇게 저를 찾아와 그런 욕설을 퍼부으며 한시간 가까이 

절 때리고 꼬집고 할퀸 이들은 

그렇게 저희 구멍가게 단골로 오면서 저하고 두어번 데이트 비슷한것도 

하면서 호감을 느껴가던 

그 청년의...어머니는 아니었고 이모들이라고 하더군요 

역시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청년의 어머니가 5자매중 첫째딸로 

그 어머니의 동생들인 이모 네명 

게다가 무슨 플러스 알파도 아니고 원플러스원도 아니고 

청년 어머니의 사촌여동생 되는이도 한명 더 있었다고 하더이다 

- 사촌여동생이 한명이길래 망정이지 한 서너명이나 그 이상 되었다면 

전 한 열명도 넘는 그런 몰지각한 40-50대 아줌마들한테 

그야말로 초죽음이 되도록 맞아죽을뻔 했네요... 

 

참...나...근데 그날 욕을 하면서는 분명히 

‘우리 아들을 꼬셨냐 ?’ 그런식으로 욕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지들한테 조카지 아들도 아니잖아요. 게다가...그중 

한명은 어머니의 친동생도 아니고 사촌동생이라니 

굳이 촌수로 따지자면 그 청년에겐 오촌뻘이 되는 이모인데 

허나 아들이고 조카고 차라리 그건 지엽적인 문제고 

그날 그 아주머니들이 저한테 퍼부은 욕설내용이 

하나도 저하고는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것들이라는 것이 

절 더더욱 기가막혔습니다 

전라도 홍어...된장똥냄새나는 무당딸년... 

도대체 저에 대해 또는 저희 집안에 대해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잘못 전해들으면 저런 말도 안되는 

잘못된 정보를 전해 들을수 있는것일까요 ? 

 

솔직히 저희 엄마가 유감스럽게도 저희 아버지 본부인이 아니라서 

어릴때부터 저랑 저희언니 ‘첩년딸’이란 소린 수도없이 들었어도 

그리고 엄마가 나중에 아버지에게서 경제적 지원이 끊기자 

시장에서 이런저런 물건을 파는 장사는 한적이 있어도 

무당은커녕...솔직히 저나 저희 언니는 물론 저희 엄마도 

교회니 성당이니 절이니 그런 종교쪽에도 관심은 없었지만 

무당이니 무속이니 그런데는 더더욱 관심도 없었습니다 

굳이 무당쪽과 인연이 있다면...저희 엄마가 그래도 

아버지하고 사이에 그렇게 낳은 딸 둘은 물론 자신의 미래도 걱정이 되었는지 

제가 유치원도 다니기 전에 저랑 다섯 살 터울지는 언니 그렇게 둘을 데리고 

동네에 그런대로 이름난 무당한번 찾아가본 기억은 있어요 

그리고 그때 아마 무당이 제 사주를 보더니 

‘나중에 남자 조심하라’는 그런 점괘를 내놓았다 하더이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선 그런식의 점괘도 기분이 나빴는지 

이후엔 점집 같은덴 두 번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더이다 

- 뭐 엄마가 저나 언니 몰래 혹시 그런데를 드나든적이 있는지 

거기까진 확인할수 없지만요 

 

솔직히...그래서 혹시 몰라서 

무당딸년까진 그렇다 치더라도...난데없이 전라도 홍어라니... 

혹시 몰라서...전 나름 저희 아버지는 물론 큰어머니 출신지까지 

한번 좀 알아보았습니다. 

일단 저희 엄마는 아버지와 경기도에서 만나 그곳에서 저와 언니를 

낳아 키우신거니 저나 언니 저희 엄마까진 모두 경기도 출신인거 맞구요 

엄마의 경우엔 전쟁때 부모님...그리고 저한테 외할머니,외할아버지 되시는분이 

모두 돌아가셔서...여하튼 외가쪽으론 다른 친척은 거의 없다고 하더이다 

또 아버지의 경우엔 서울 토박이고 큰어머니도 서울출신... 

어느쪽으로도 전라도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데 

그야말로 소위 삼족을 다 조사해봐도 전라도쪽과 인연이 있는 출신지가 없는데 

대체...까짓거 그 단골청년 어머니쪽에서 제가 그 청년과 사귀는 것이 걱정되어 

저에대해 뒷조사를 했다 치더라도 

그 어느쪽으로도 ‘전라도’는 저희 집안에 전혀 출신이나 인연이 없는데 

어디서 대체 무슨 정보를 잘못 전해들어 

‘전라도 홍어’라는 이상한 말이 나왔는지 

실로 이해불가더이다 

 

게다가 무당딸년이라니.. 

저희 엄마가...아버지한테 본부인이 아니라서 제가 첩년딸인건 맞지만 

무당의 딸은 전혀 사실 아니거든요 ? 

헌데 대체 그분들은 어디서 저에 대해 무슨 잘못된 정보를 전해들었기에 

그냥 무당딸년도 아니고...무당똥냄새가 나는 무당딸년이라니... 

무당의 딸이라서 무당의 배설물 냄새가 난다는식의 논리(?)도 해괴하지만 

전라도든 무당이든 전혀 저희 엄마하고도 저희 집안하고도 

연관성이 없는 단어들인데 

대체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잘못들었으면 

‘전라도 홍어 무당딸년이...무당똥냄새 나는 무당딸년이 우리 아들을 꼬셨다.’ 

이런말이 나올수 있는걸까요 ? 

 

무당똥년...된장똥년... 

그런 욕설을 들었다는 충격보다 

절 더 아프고 힘들게 만든건 

우리 엄마로 하여금 그런 소리를 듣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우리엄마 

비록 소싯적에 남자를 잘못만나 

한동안은 첩년이란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고 

아버지 집안에서 경제지원이 끊긴 이후론 저와 저희 언니 키우느라 

시장통에서 고생좀 하셨지만 

(경기도 출신인 저희 엄마가 졸지에 전라도 출신으로 바뀐 것은 둘째치고라도) 

‘무당’이라는 날벼락같은 오해를 받게 만들었다는 점이 

절 아프고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경솔하게 그 단골손님 청년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봉변과 날벼락 

그리고 우리 엄마로 하여금 무당소리 듣게 만들진 

않았을 것 아닙니까. 그것도 하고많은 지역중 전라도 무당이라니... 

사실 그것보다 더 이해가 안가는 것은 

그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는데도 

그 남자에게선 사과나 해명은커녕 

전화한통화 제게 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뭐...휴대폰은 아직 보편화되기전이고 잘사는집 애들 정도나 

호출기 갖고 다니던 시절에 있던 일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저희가게 전화로 전화한통 해주던가 

아니 다른문제는 둘째치고라도 

(1) 엄마도 아닌 이모라는 사람들이 – 그것도 5촌이라고 봐야하는 

엄마의 사촌동생이라는 분까지 포함해서 – 자기네 아들도 아닌 조카를 두고 

왜 ‘우리아들을 꼬셨네’ 어쩌네 하는 소리를 하며 

그렇게 단체로 찾아와 난리를 친건지 

(2) 또 한가지 도대체 저희집안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잘못 전달했기에 

경기도 출신의 (소싯적엔 첩실이었고 이후엔 시장통에서 고생한 문제까진 둘째치고라도) 

저희 엄마가 어떻게 

‘전라도 무당’으로 둔갑을 할 수가 있는지 

최소한 그 말도 안되는 곡절정도는 

사과는 둘째치고라도 해명은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헌데 제게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그런 수수께끼와 같은 사건만 남긴채 

남자는 이미 이사간지 오래라는 것을 안것도... 

그런 봉변을 겪고 시간이 한참 지난뒤의 일이었습니다. 

사실 그래서 전 혹시나 해서 

대략 제가 중학교 들어갈 무렵부턴 왕래조차없던 

큰어머니(아버지의 본부인) 댁에까지 찾아가 집안 내력을 좀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일단 제겐 대체 어디서 무슨 오해가 생긴건지는 좀 

알아보지 않고는 견딜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일단 대략 한 10년만에 갑자기 찾아온 제게 큰어머니는 

전 일단...‘그냥 시집갈 나이도 되었고 남자도 만나야 하는데... 

저희 집안에 대해 좀 이상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사실관계나 정확히 확인하고파서 찾아왔다’는 식으로 일단 둘러대며 

찾아온 사유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큰어머니는 그래도 제가 딱하고 불쌍하게 여겨지셨는지 

아버지는 물론 큰어머니 집안 내력까지 

그런대로 세세히 일러주시더이다 그리고 분명히 확인할수 있었던 것은 

6.25때 부모님(제게는 외조부모님)을 잃어 부모님 출생내력을 알 수 없는 

경기도 출신의 저희 엄마도 그렇지만 

심지어 아버지나 큰어머니도 전라도나 무당 그런것하곤 

아무런 인연이 없는 그런 집안이란 것은 

확인할 수가 있었죠 

 

그러니 더더욱 이해가갈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무슨 이야기가 잘못 나왔기에 

그 남자 집안에서 저를 ‘무당의 딸’ 그리고 엄마가 전라도출신 

그런 오해를 하며...그런 욕설을 하며 

이모니 뭐니 그런분들이 단체로 찾아와서는 

절 그 지경을 만들어 놓는것인지... 

헌데 생각해보면 

그래도 저 어릴적에 엄마가 저 데려가서 점을 본 

무당말이 그런대로 신통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 

 

어쨌거나 이래저래 

저 어릴 때 저희 엄마가 제 인생이 불쌍하고 걱정되어 

데려갔던 그 무당이 봐준 사주는 그런대로 맞아떨어지는 셈이네요 

살면서 이래저래 남자하고는 그저 

악연으로만 얼룩져버렸으니 말입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날 

단지내 한 아파트 옥상으로 

걸어 올라갔습니다 

 

자살을...시도하고 싶었죠 

솔직히...그까짓 남자 하나 잘못만난 문제보다는 

- 까놓고 말해 그 정도 문제쯤은 재수 옴붙어서 어쩌다 

재수없는 인간 하나 잘못만났다 그렇게 생각하고 

견뎌낼수도 있습니다 

또는 그렇게 이른아침 영업시작도 하기전부터 느닷없이 닥쳐든 

너댓명의 40-50대 아줌마들한테 그것도 다른 점포 관계자들도 

다 볼수 있을만한 분위기에서 

그런 모욕을 당한 문제보다는 

엄마로 하여금 그런 소리를 듣게 만들었다는게 

절 더 참을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엄마...비록 소싯적에 남자 잘못만나 한때 첩년이란 손가락질 받고 

또 이후에는 저희 두 딸 키우느라 시장통에서 고생좀 하셨기로 

무슨 전라도 무당똥년이니 뭐니...그런 욕을 들을만큼 

그런 인생을 사신분은 분명 아닌데 

난데없이 우리 엄마를 (전혀 사실관계도 맞지않은) 

전라도 무당으로 둔갑시켜 놓았다는게 

절 너무나 힘들고 비참하고 참담하게 만들고 

모멸감으로 몸서리치게 만든것입니다 

 

솔직히 이 나이 되도록 

무슨 역사책이나 위인전에 기록될만한 엄청난 대효(大孝)를 

할 수 있는 주제는 못되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학교 졸업하고 정상적인 일터에서 직장생활 한 

몇 년하며 돈 좀 잘 벌다 남자 잘 만나 시집가서 아이낳고 잘사는 모습 

힘들고 고생하며 사셨던 어머니한테 보여드리는 그 정도의 중효(中孝)나 

하다못해 일상의 사소함속에서 자잘한 행복 정도는 느끼게 해드릴수 있는 

그 정도의 소효(小孝)는 할수 있는 몸일거라 자부하고 살았는데 

이건 대효는 고사하고 중효,소효축에도 못드는 

나이 스물여섯에 고작 평생을 고생하신 엄마를 

전라도 무당똥년이란 전혀 이치에도 맞지 않고 사실관게도 어긋난 

그런 소리나 듣게 만든 천하 불효막심한 여식이 되었다는 것이 

절 너무나 비참하고 참담하게 만든것입니다 

 

다만 자살의 방도로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지는 것을 고려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뭐...제가 비록...그렇게 미인축에 드는 외모는 아니지만 

- 개그우먼 송은이와 미래한국신문 박주연 기자를 반반씩 닮은게 

저희 엄마 젊은 시절 외몬데...그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제 외모가 

뭐 어디 가겠습니까 ^^;; 

그래도...옥상에서 떨어져 형편없이 박살이난 그런 처참한 시신으로 

다른이들에게 발견되긴 싫어서 

술이나 극약이라도 먹고 아파트 옥상에서 조용히 목숨을 끊는 

그 방식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독한 술 두어병과 약국에서 산 극약을 사들고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비도 참 몹시도 쏟아졌는데...그래도 날이 저무니 비가 좀 

잦아들긴 하더군요... 

 

그리고 그때까지 무슨 종교나 신앙 같은데 별다른 관심도 안가져본 저였는데 

그 순간만큼은 한번 기도하고 싶어졌습니다 

만약 저 하늘 어딘가에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제가 이 순간 이 술과 약을 먹고 눈을 감으면 

영원히 눈이 떠지지 않게 해달라고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이 술과 약을 먹고 눈을 감으면 영원히 눈이 떠지지 않게 해달라 

정말 태어나서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신에대한 간구를 그렇게 했습니다 

 

허나 신은 

평생 교회나 성당 한번 찾아가본적 없는 제가 막다른 골목에 놓이자 

신께 매달리려 하는 그 간사함이 혐오스러웠던것일까요 

아니면 평온하게 잘 살때는 신을 외면하다 제가 힘들때마다 신을 찾는 

인간의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면을 보여주는 수많은 전형의 하나뿐인 제가 

얄밉게 느껴졌던걸까요 

아니면 이미 태초부터 신이 만들어놓았다는 계율인 

‘자살하지 말라’는 그 규칙을 어기려고 하는 주제에 간구를 한다는게 

어처구니 없어 보였던걸까요 

 

결론적으로 신은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원없이 술을 들이키고 약도 먹고...그 바람에 

한바탕 구토까지 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그...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순간만큼은 

이제...진짜 생의 마지막 순간이구나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게 마지막이 아니었습니다. 

눈이 떠지더이다. 

 

.......... 

 

 

‘ 누나...누나...정신 좀 차려보세요. ’ 

저는 눈을 떴을 때 보이는 세상이 

저승이길 바랬습니다. 

헌데 아니더군요 

눈을 떠보니 제가 있는곳은 병원이더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아파트에 사는 어떤 고등학생이 절 발견하고 

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네요 

그러고보니 저하고도 면식이 전혀 없는 학생은 아닌데... 

가끔 저희 구멍가게에도 들르긴 했지만 

뭐 그렇게 자주 들르는 손님은 아니라서 

제 기억에 그리 특별하게 남아있진 않았지면 여하튼 

면식은 있는 학생이었어요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그 학생이 

학교에서 돌아오던길에 제가 

자기가 사는 아파트로 들어가는걸 봤다고 하네요 

저희 가게가 가끔 배달 주문도 받긴 하지만 

헌데 그런 배달짐을 들고 들어가는것도 아니고 

소주만 달랑 두어병 비닐봉지에 넣고 

엘리베이터를 타는게 뭔가 심상찮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 비도 무척이나 오고 하루종일 날도 흐른 그런 분위기의 

날씨였다고 앞에서 분명히 말씀 드렸습니다 

그때 바로 옥상으로 올라오진 않았지만 

뭔가 좀 심상찮다는 생각에 잠을 못이뤘다고 하더군요 

 

다음날은 날이 개었고 

저희 구멍가게가 보통 오전 9시-10시 사이에 여는데 

아무래도 심상찮아서 그때쯤 가게로 가보았는데 

가게로 가봐도 아직 가게도 열려있지 않고 

저도 보이지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쓰러져있는 저를 발견했다고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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