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5년차 48살 아내입니다.
아이는 이미 다 커서 사회활동 하는 나이입니다.
25년전 단칸방 월세에서 시작해서 안해본일, 쉬는날 없이
쉼엄이 달려온 세월이 벌서 20년이 훌쩍넘었네요.
결혼시작 이전인 연애때부터 남편은 좋게 말하면 검소한거고
나쁘게 말하면 짠돌이 구두쇠 였습니다.
서로 가진거 없이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우리 둘만 의지하며 악착같이 살았죠.
아이 옷 한벌 새거 사줄 형편이 못되서 남편은 부잣집 동네 서성거리며
헌옷 수거함 뒤지는일도 있었고 그걸로 많이 다퉜죠.
저도 벌고 남편도 돈 버는데 남편이 돈 관리를 했다보니
생활비 받아 쓰는 입장이었는데 한달에 15만원으로 3식구.. 20으로 4식구
먹고 살던적도 있었구요.
그래도 나중에 알아보니 그 돈 악착같이 모아서 아주 작은 아파트 한채를
살수 있었고 명의도 고생한 저의 명의로 해줬었죠.
너무 고마웠지만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씀씀이는 똑같았어요.
전기세가 2만원을 넘긴적이 없었고.. 옷을 하나사더라도 만원이 넘는옷은
남편의 허락이 있어야 살수 있었죠.
집도 사고 크진 않지만 적당한 식당을 운영중인데 어느날
골반통증이 있어서 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아보니 자궁경부암이라고 하더군요.
남편과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남편은 180도 바뀌게 되었어요.
뭐 하나 먹더라도 뭐 하나 입더라도 좋은걸 먹여주고 입혀주고 싶어했죠.
고급레스토랑도 그때 처음가보고 그 짧은 시간에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그때 참 많이도 같이 울었었죠. 고생은 고생대로 했는데
돌아오는건 죽음이라니.. 너무 억울하고 미칠것 같았고
남편도 매일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죠.
그런데 병원을 다시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니 처음 진단과는 조금 다르게
처음진단인 3기가 아니라 1기라고 하더군요. 오진이라 너무나 다행으로
치료 잘 받아서 지금은 괜찮아 졌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남편의 태도는 다시 그 이전 일상으로 바뀌게 된것이었죠.
그것 때문에 또 다투기도 했다가 다퉈봐야 정신건강 신체건강 나빠질것만 같아서
이제는 제 인생을 살고 싶어서 이혼을 하자고 했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똑같고 이혼은 절대 안된다고 하네요.
남편이 싫은건 절대 아닙니다. 서로 너무 애틋했고
서로 어려운 환경에서 잘 이겨냈고..
남편의 쫌 스러운 모습 빼곤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이혼을 하고 싶을정도로
그 때 그 죽음의 문턱 (결과적으로는 큰 병은 아니었지만)
충격이 커서 이대로는 살기 힘들것 같아 이혼을 너무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