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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극복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ㅇㅇ |2022.09.12 23:24
조회 4,062 |추천 4

디자인과 입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취미로 하다가 중학생 때 디자인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어요. 집안 사정상 예고 학비 감당하기가 어려워서(그렇게 못살진 않고 평범한데요, 요즘 예고 학비가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더라고요.) 예고 준비는 못 해 봤고요.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달려오긴 했는데 수능 두달쯤 남으니까 괜히 머리가 복잡하네요. 제가 성적은 괜찮은 편인데(미술학원 입시반에서 모의고사 성적은 제일 좋아요) 솔직히 그림 실력은 그저 그런 것 같아요. 그림 한 장 올리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미술 안 하는 친구가 보면 오~ 하지만 아는 사람이 보면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런 정도입니다. 
사실 제가 재능이 없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왜 예체능 쪽은 초등학생 때부터 재능 있는 애들은 딱 티가 나지 않나요. 저는 좋아하고 많이 그리지만(시간 많았던 초,중학교 때는 하루에 5시간 6시간씩 그림만 그렸음.) 딱히 성과는 없는 타입이었습니다. 못 하는 것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제가 열등감이 너무 심합니다.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 미술 시간에 옆자리 애가 종이접기? 를 더 잘 만드니까 다짜고짜 바꿔 달라고 한 적도 있었다고 하고요, 게시판 꾸미기나 조별활동 때 그림 그릴 일 있으면 반에서 그림 잘 그리는 애들은 가만히 있어도 선생님이나 반 애들이나 ㅇㅇ가 그림 잘 그리니까 ㅇㅇ가 그려 달라, 하는데 그런 경험이... 거의 없네요. 어쩌면 성격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열등감 때문에 성격이 망한 건지 성격이 나빠서 열등감이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친구도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올라와서 SNS로 남의 그림 볼 수 있게 되면서 더 심해진 것 같네요. 나랑 같거나 더 어린 나이인데도 그림 한 장 올리면 좋아요 몇천 개씩 찍히는 계정들 보면 화가 나더라고요. 노력을 무시하는 건 아닌데 나도 노력은 했으니까, 왠지 억울하다. 나도 10년쯤 더 그리면 저 정도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 사람은 10년 동안 더 노력하겠지...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잘 그린 그림을 보면 즉각적으로 기분이 나빠지니까 언젠가부터 남의 그림도 못 보게 되고 이젠 좋아하던 웹툰도 안 봐요. 많이 보는 것만으로도 그림에 도움이 되는 건 아는데 안 보니까 실력에도 당연히 도움이 안 될 거고, 그렇게 악순환. 노력이 재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건 알지만 재능 있는 사람도 노력을 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입시미술을 하게 되면 그림이 싫어질까 봐 입시미술도 안 하려고 했는데, 이 길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확신 같은 게 들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부모님도 제 그림을 보기에 딱히 재능이 있는 것 같진 않아서 입시를 안 시키려고 했는데, 제가 중학교 때 전학을 가고 잘 안 돼서 우울해할 때 유일하게 좋아했던 게 그림이라서 그림이라도 실컷 그리라고 학원을 보내 주셔서 미대 입시를 시작하게 됐거든요...
결론적으로 그림이 싫어지지 않았고, 그림을 정교하게 배우고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더 좋아하게 되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 못 한다는 게 너무 힘드네요. 내 그림이 다른 입시생들 그림이랑 같이 걸려 있는 걸 보면서 매일 울고 그만둬야지, 그만둬야지 하다가 그만둘 수 없는 상황까지 왔는데... 그림을 업으로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과 이따위 그림으로 먹고살려고 하다가 굶어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어요.


순전히 마음먹기 나름인 문제지만 마음이 잘 안 먹어집니다. 헛소리 늘어놓아서 죄송하고요, 기분 나쁘셨으면 정신차리게 쓴소리라도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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