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제가 다소 어른스럽지 못하게 대처했다는 점과 뜻대로 하라는 의견 모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한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본문에서 밝히지 않은 점을 말씀드리자면 저희 아버지는 장남이 아니고 차남이세요.
저도 어제는 감정이 격앙된 부분이 있었는지라 이따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면 어제 일은 사과드리고 현실적으로 음식 양을 줄이는 방향으로 잘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제 작은 고민에 진심어린 충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추워지는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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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조금 전 아버지와의 대화 때문에 생긴 일인지라, 아버지 또래 분들이 계시는 결시친에 글 올려 보아요. 글이 조금 길어질 것 같은데 양해 부탁드려요.
조금 전 저녁을 먹다 제사와 관련해서 언쟁이 있었어요. 코로나로 2년 정도 제사를 지내지 않다가 올해부터 다시 지낸다는 이야기에 언성이 높아진 건데요. 저희 집 제사 굉장히 문제 많아요.
아버지가 삼 남매인데 1년에 몇 번씩 저희 집에서만 제사를 지내고 그때마다 돕는 사람 하나 없이 아버지랑 어머니만 일을 하세요. 제사가 끝나면 친척들은 정리도 안 도와주고 음식을 나눠서 가져 가지도 않아요. 친척들은 아버지 배웅과 함께 항상 먼저 일어나고 정리는 늘 저와 어머니 몫입니다.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비용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많은 음식들을 저희 집만 매번 처리하는 것도 일이에요. 제사가 끝나면 몇주 내내 그 음식만 먹어야 하거든요. 외에도 여러가지 쌓인 점이 많았던지라 아버지한테는 꾸준히 제사를 지내지 않는 쪽으로 말씀을 드리고 있었어요.
몇 년동안 지내지 않다가 갑자기 다시 지낸다는 이야기에 (당연히 저희 집에서요) 그건 좀 아니지 않냐고 했더니 아버지가 화를 내셨어요. 아예 제사를 지내지 말자는 이야기도 아니었고 아빠 혼자 사는 집도 아닌데 왜 매번 동의없이 우리 집에서만 지내냐, 이번엔 작은 아버지 댁에서 지내자-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아빠한테 무슨 말이냐고 소리를 버럭 지르시더라구요. 아버지가 원래 조금 욱하는 성향이 있으시긴 한데 밑도 끝도 없이 저런 소리를 들으니까 황당스럽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아빠는 불리할 때 할 말이 그것밖에 없냐고, 아빠가 소리 지를 일이 아니라 매번 제사할 때마다 문제점이 있다고 했더니 뭐가 문젠지 말을 해보라 하시더라구요. 거기다 대고 매번 엄마만 일 하는 것까지 말씀드렸는데 갑자기 들고 계시던 젓가락을 집어던지시고는 쿵쾅거리면서 나가셨어요. 나가시면서 저한테 "내 안 들어오면 니 때문에 어디가서 죽은 줄 알아라."라는 말씀까지 하셨고요.
저는 저희 집 제사 문제점이 뭔지 하나하나 다 말씀드릴 생각이었는데 딱 한 가지 밖에 말 못한 게 억울해요. 아버지한테 회피 성향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대화 도중에 저런 말까지 하고 나가시니 화가 나다가도 말 실수한 게 있나 싶기도 하고요. 제 말에 과한 점이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사과 드릴 건 사과드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번 제사 때는 아버지 혼자 하시게끔 어머니랑 둘이 어디 다녀올까 하는데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