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이렇게 글을 쓰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는데 요즘 너무 힘들어서 써 보려고 합니다. 조금 내용이 길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양해 부탁드려요. 글 제목도 자극적이고 이런 주제라 죄송합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말하고 싶은데 너무 부끄럽고 숨고 싶어 여기라도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현재 21살 대학생입니다. 그렇게 유복한 가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족함 없이 컸습니다.
어렸을 적 저는 조금은 답답한 성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말하는 곧이곧대로 따라하는 아이였어요. 기다리라고 하면 한없이 사람이 안 와도 기다리고 있고, 반항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제 성격과 정반대로 불같으신 분이었고 그런 제가 답답했기에 쓴소리와 가끔 손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훈육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드럼채나 파리채로 온몸을 맞아 멍이 들기도 했었고 거짓말에 집을 쫓겨나는 등 조금 엄한 분이셨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제가 하는 모든 행동에 어머니 눈치를 봤어야 했고 조금만 잘못하면 또 욕설이 섞인 쓴소리를 들을까 조마조마해하며 살아왔습니다. 물론 가정에서는 제가 문제 없이 하루하루 보냈다고 했지만, 당연히 티를 안 냈으니 제 마음을 아실까요. 당시 저는 제 친구들의 부모님이 너무 부러웠어요.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며 사는 삶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저처럼 하고 싶은 말을 해도 매가 아닌 말로 풀어나가셨으니까요. 저는 졸업 전까지 폰검사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인증샷 및 위치 확인을 다른 친구들은 안 해도 괜찮았으니까요,
부모님은 계층 사다리를 끊기 위해 첫째인 제게 엄청난 교육적 지원을 해 주셨습니다. 가난한 형편에 서너 개씩 학원도 다니고 인강과 온갖 문제집, 나중에는 입시 컨설팅까지 모두 받았습니다. 만약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 안 붙었으면 평생 원망하고 살았을 뻔 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을 정도입니다. 이런 부모님의 지원 속에서 저는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에 올라가니 저와 다른 삶을 살아온 아이들은 많았고 저는 그들이 부러우면서도 속히 말하는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기본적인 화장이며 옷이며 지출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용돈 이만 원으로 한 달을 버티며 나날이 버티던 중15살의 저는 처음으로 남자친구를 사귀었습니다.ㅎ.ㅎ 그것도 양아치 남자친구를. 당시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나날이 겪는 어머니의 욕이 섞인 잔소리와 쓴소리, 손지껌에서 벗어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다 당시 그 애가 각선미가 예쁘다 이런 식의 대화나 아는 형 누나들에게 담뱃불 붙여주러 가는데 자기 건 제가 해주면 좋겠다는 식의 대화도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그만큼 무지하고 멍청했던 저는 웃으며 넘어갔지만 어머니는 보시자마자 핸드폰을 던짐과 동시에 뺨을 때리셨습니다. 이러려고 이렇게 키운 게 아니라며 정말 많이 맞고 많이 울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가 왜 그정도로 혼나야 하는지, 하루 학교를 쉴 만큼 내가 잘못한 일인지 잘 몰랐습니다. 이제는 그저 제가 잘못한 선택을 했었구나 하고 담담한 게 정말 철이 아직도 안 들었나 싶네요.
그 이후로 더욱 심해진 간섭과 욕설, 직접적인 신체적 가해는 줄었지만 손으로 찌르거나 꼬집기, 머리 때리기는 여전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단짝친구와 집 돌아가는 일에 엉엉 울면서 안기기도 하고, 새벽 내내 내일이 안 왔으면 하는 소원도 빌벼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제게 최고의 일탈은 학교 조금 일찍 끝나는 날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는 것이었고, 이마저도 어머니가 아시면 그 하루는 내내 욕설과 쓴소리만 들었어야 했습니다. 이런 답답함을 풀 수 있는 돌파구는 오픈채팅이었고(이상한 조건만남 이런 채팅 말고 고독한 무슨무슨방 이런 거요) 이 역시도 엄청 혼나면서 뺨도 맞고 인격모독이며 심한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성적이 미세하게나마 떨어진 이유가 그거 때문이었냐며 매 학기마다 부딪히고 싸우고 쫓겨나고 했지만 그럼에도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유일한 숨쉴 틈이고 보고 대화하며 위안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요. 지금은 끊었지만 여전히 제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풀 공간을 찾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그 지옥같던, 고등학교 시절도 지나가긴 했습니다. 친구들과 학창시절 추억은 별로 없어요, 다 검사받고, 감시받아서 뭐 좀 놀러 가고 싶다 사진 찍고 싶다 이래도 다 거부당했으니까요. 조금 아쉬움도 많이 남고 속상하긴 해요.
대학교에 들어가면 다 자유일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폭력은 없어지고 손지껌도 많이 줄었어요. 집보다 학교에 가는 날이 더 좋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며 조금은 활력을 찾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욕이 섞인 잔소리와 말은 여전히 적응이 안 돼요. 10년 넘게 들었는데도 속이 아리네요. 매달 10을 받아도 돈이 부족해 알바를 하면 돈의 70은 어머니를 드려요. 그동안 저한테 쏟은 돈이 있으니 받아야겠다며 남은 30은 제 용돈으로 더 씁니다. 유흥비나 약속이 많은 날은 돈이 부족하다보니 돈을 더 달라고 하는 날에는 항상 눈치가 보이고 쓴소리도 듣는 날이 됩니다. 제가 뻘짓 안 했으면 돈 아껴서 더 좋은 학교 갔고 돈만 날렸다고 이 돈이면 이사 가고 차도 바꾸고도 남았다며. 주변 동기들은 50씩 여유롭게 잘만 사는 모습만 보여서 그런가, 돈에 유독 예민한 어머니의 말씀(종종 말싸움을 하면 제 통신비를 비롯한 모든 의식주비용은 제가 내고, 그냥 맨몸으로 집 나가라고 하십니다. 제가 기여한 건 하나도 없으니까요, 잘난 것도 없고요.)만 들으면 조건이라도 뛰면서 돈을 벌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며 진로며 준비해야할 것은 너무 많은데 말이 나오면 장학금 따서 알아서 가라고 하시니까요.
어쩌면 제가 돈이 궁해서 이런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하루빨리 이 집을 뜨고 싶고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라도 가고 싶은데 진료 기록 남고 보험비 안 나온다고 가지 말라고 하세요. 조건이라도 뛰어서 돈 벌고 제 한 몸 무너져도 그냥 돈 벌어서 어머니 드리고 절연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합니다, 그동안 지켜온 순정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제 인격이 짓밟혀도 집안만큼일까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긴 글 죄송합니다, 따끔한 말도 다 들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