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테고리에 저희 부모님 또래가 많다고 들어서 올려요. 방탈 죄송합니다... 많이 길어요, 그치만 제 얘기 좀 들어 주세요.
중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잘 했어요. 전교 10등 안에도 들어 보고, 자신감 붙은 김에 글짓기 대회도 나가서 비록 장려상이지만 상도 타 보고. 한창 소설에 빠져 있어서 작가가 꿈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부족한 솜씨지만 어설프게나마 글 써서 신인 작가 뽑는 그런 사이트에도 제출해 봤어요. 당연히 탈락이었지만 ㅎㅎ...
엄마는 제 꿈을 싫어하신 것 같아요. 문과는 절대 밥벌이 못 한다면서 이과 선택하길 원하셨고, 그나마 잘 쓴 것 같은 소설 몇 개 보여 드렸는데 오글거린다면서 별로라고 하셨거든요. 어린 마음에 그게 큰 상처로 남았나 봐요. 그 이후로 작가란 꿈을 접었어요. 물론 아쉬워서 지금도 취미 삼아 단편 글 정도는 쓰는 중이에요.
고등학교 올라가서는 성적이 뚝 떨어졌어요. 첫 시험인데 전교 50등 안팎으로 떨어지니까 엄마는 되게 조급했나 봐요. 그때부터 온갖 과외, 학원, 인강, 좋다는 한약까지 챙겨 먹였고 성적 압박 또한 심해졌어요. 그 와중에 사춘기가 늦게 온 건지 저는 견디다 못 해 일탈을 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엄마 눈 밖에 났죠. 많이 맞았어요. 그때 생긴 흉터도 아직 선명하고 여전히 엄마만 보면 심장부터 막 두근거려요.
결국 대학은 안 갔어요. 최대한 빨리 엄마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졸업하자마자 대형 프차 카페에 신입으로 들어가서 우여곡절 끝에 N년 차 매니저 달고 일하고 있네요. 몇 년 더 일하면 점장 자리도 노려 볼 수 있어서 힘들어도 열심히 버티는 중이에요.
근데 사실 일 시작하고 속상한 게 엄청 많았거든요. 생초짜 스무 살짜리 가르쳐서 안고 가자니 같이 일하던 분들도 많이 답답하셨겠지만.... 제 나름대로 처음엔 일이 손에 안 익어서 실수도 여러 번 하고, 주문도 꼬이고, 결국 매니저 님한테 크게 혼난 날. 퇴근하고 집 가는 길 내내 울면서 갔어요. 엄마한테 혼나는 거랑 차원이 다른 기분? 살면서 처음으로 남한테 혼났던 거라 너무 무서웠거든요. 잘리면 어쩌지, 전전긍긍하고. 속도 많이 끓어서 집 들어가자마자 엄마한테 갔어요.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나 많이 혼났다, 무서웠다. 이렇게 얘기하면 솔직히 나한테 아직 화났어도, 그래도 딸인데 안아 주겠지... 웬걸. 네가 잘못했나 보지. 사회는 원래 다 그래. 특히 대학 안 나온 사람들은 더 무시 받고 사는 거야. 견뎌.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렇게 말한 거 있죠. 많이 서운하고 속상했어요. 부모는 하나밖에 없는 내 편이라던데 엄마가 나한테 아예 등 돌린 것 같아서 정말 무서웠어요.
그래서 그냥 독립도 포기하고, 어떻게든 엄마랑 잘 지내고 싶어서 첫 월급날 최소 생활비 빼고 전부 드렸거든요. 안 받으셨어요. 점점 제 마음이 너무 조급해져서 이러다 엄마가 날 완전히 무시하면 어쩌나 싶고. 여느 부모 자식 사이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은 것 뿐이었는데. 울면서 내가 다 잘못했다 제발 사랑 좀 해 달라 빌었는데도 꿈쩍도 않아요. 결국 포기했어요.
최소한의 말만 하고 산 지 벌써 1년 넘어가요. 저는 사랑 받고 싶어서 전전긍긍하고 엄마는 동생 고딩 올라가자마자 대학에 또 목메고.... 얼마 전에 일하다가 부상을 좀 크게 당해서 잠시 쉬고 있거든요. 손을 당분간은 쓰지 말래서 성인 되고 제일 오래 쉬어 보는데, 엄마는 그런 제가 꼴보기 싫으신가 봐요. 빈대처럼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래요. 나 좀 안아 줬으면 하는데. 마음이 너무 허하고 외로워요. 아무리 친구를 만나고 술로 달래 봐도 이게 도저히 채워질 생각을 안 해요. 가족이 있는데 가족이 없는 기분......
저는 어쩌면 좋죠. 아직 그렇게 늦지 않았으니 대학 준비를 다시 해 볼까요? 그러면 엄마 마음이 좀 풀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