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여자임.이야기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회원가입 하고 글 쓴다.
나는 외동이고 엄마랑 단 둘이 살고 있음. 덤으로 고양이도 키우고 있고.
원래 12살때까지는 나,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이렇게 5명이서 같이 살았었지만 가족끼리, 특히 엄마아빠끼리 성격 차이 때문에 서로 안 맞고 사이가 너무 안좋아서 결국 나중에는 각자 따로 살게 됐는데 난 이 사실을 16~17살때쯤 알게 됨. 둘이 사이가 나빴다는걸 전혀 몰랐거든. 참고로 이혼은 안했고 별거중.
아빠가 나한테 엄마는 나쁜년이고, 성격이 더럽고 못돼 처먹어서 도저히 못 버티고 집 나간 뒤로 지금 이렇게 혼자 살고 있다고 말해준 적이 있음그리고 내가 2살때 가족들 다 놔두고 혼자 필리핀으로 반년 넘게 어학 연수 다녀온 적도 있다고도 하더라 그것도 말도 없이 갑자기. 솔직히 난 처음에는 안 믿었고 이해를 못했음. 얘기를 들은 당시엔 너무 어리기도 했고 별로 납득이 안 갔으니까. 오히려 아빠를 이상하게 생각함
그런데 둘이서만 지내다보니 점점 알겠더라고 엄마는 정말 본인 생각만 하고 산다는걸
고2때 담임 하나 잘못 만나서 그 인간 때문에 자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학교 가기가 정말 싫었었음. 안 그래도 학업에 전혀 관심 없었고 억지로 등교하는것도 참고 있었는데. 그 외에도 내 미래 걱정, 인간관계, 학원 스트레스등등 여러 문제들이 겹치니 우울증이 엄청 세게 왔었는데 하면 안되는 짓인걸 알면서도 몰래 자해를 2번정도 함. 그런데도 우울증이 지속되니까 결국 병신같이 학교 끝나고 담임한테 다 털었음. 자퇴 얘기부터 자해한 일까지.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 인간이 엄마한테 다 말했더라
내가 하루종일 말도 안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니까 나한테 와선 할 말 있는거 아니냐, 너가 입 닫고 있으면 엄마는 평생 모른다 이러길래 이렇게 된 거 담임한테 얘기 했던것들 그대로 다 얘기했음.
근데 대화가 점점 이상하게 흘러감.
너가 자퇴를 하면 넌 뭐하고 살 거냐부터 시작해서 나는 힘들게 돈 벌어오고 있는데 돈 버는게 쉬운줄 아냐, 너 당장 나가서 돈 벌어와봐.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는 것도 힘든데 갑자기 돌아가시면 나는 어떻게 살라는 거냐. 이사 오면서 좋았던 추억이 없었다. 이런식으로 살 거면 니네 아빠한테나 가라 같은 뭔 지금이랑 상관없고 전혀 관련 없는 얘기를 나는 억울하다는 식으로 혼자 울면서 늘어놓더니 나중에는 내가 보는 앞에서 창문으로 확 뛰어내린다고, 자살해 버릴거라고 했다 심지어 내가 자해한 거 보고는 어디서 못된거나 배워와서는 그딴거나 하고 자빠졌냐고 쌍욕을 퍼붓더라.
솔직히 충격 먹었다. 왜 그랬냐, 뭐 때문에 그랬냐 같은 걱정은 해줄줄 알았는데 저게 딸한테 할 소리인가. 난 결국 아무 말도 못했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는 맘대로 대화를 끝내버림.
말하는 도중에 그딴게 지금 나랑 뭔 상관이냐고 반박하고 싶었는데 나는 살면서 단 한번도 부모님한테 반항을 해본적이 없음. 단순히 혼나는게 무서워서. 애초에 내가 그런 행동을 한다는거 자체가 상상이 안갔고 가출도 혼날까봐 나간 적 없고, 혼나도 가만히 듣기만 하다가 새벽에 혼자 질질 짜고 뭐 그런 식으로 살아옴
그렇게 1년정도 시간이 지나고 그 일이 잊혀질 때 쯤, 이건 최근에 있었던 일임
3년 넘게 쓰고 있는 중고 컴퓨터를 바꾸고 싶어서 견적을 알아보기 전에 컴퓨터를 바꾸고 싶다고 엄마한테 얘기를 했지. 그런건 잘 알아보고 사야한다, 모르면 너희 삼촌한테 물어봐라 이런 반응이길래 사는거 허락한 건줄 알고 신나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다니다가 한 1주일 지남. 결정한 컴퓨터 구매하려고 엄마한테 140만원이 나왔다고 가격을 알려줬는데, 갑자기 급발진을 하더니 내 방으로 처들어와서는너가 미쳤다고 미성년자 주제에 100만원이 넘는걸 사냐부터 너 나중에 니가 알바해서 사봐라, 돈을 우습게 본다, 정신 나갔냐, 성인 되면 용돈 안 줄거다 등등 그냥 사람 기분 팍 상하는 말들 뱉어놓고 미쳤어 진짜... 이런식으로 중얼중얼 거리면서 가버리더라. 또 할 말만 하고 간거지. 그럴거면 처음부터 사지 말라고 하지. 사든말든 상관 안하는 분위기였으면서... 그동안 용돈으로 살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컴 하나 사는데 인간말종쓰레기 취급 당해버림.
살 마음 싹 사라져서 포기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진짜 현타가 오면서 눈물이 났음. 내 의견조차 제대로 말 못하는 내가 조카 찌질하고 한심했음
정말 사람이 어떻게 저럴까 저런식으로 말하는 거보단 차라리 나중에 너가 직접 돈 벌어서 사면 어떠냐?, 한번 더 상의해보자, 굳이 지금 바꿀 필요가 있을까? 라고 다정하게 물어볼 수도 있지 않나. 무조건 안된다 닥치고 내 말 들어라식으로 말하니까 나도 할 말이 없음.
방에서 혼자 울음 참고 있는데 거실에 있는 고양이한테는 이리와~ 일루와~ 하면서 애교 부리는 소리 들으니까 진짜 역겹더라
생각없이 막말하는것 좀 고쳤으면 좋겠다. 내가 그때 애한테 왜 그랬을까 하는 반성이나 후회도 전혀 안하는 거 같고, 같이 살면서 엄마가 나한테 사과하는 모습 한번도 본 적이 없음. 그냥 사과 받고 싶음. 시간 지나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흐지부지 넘어가는것도 너무 꼴보기 싫고. 그래놓고 나중에 얘기 꺼내면 자기는 기억 안 난다고 하겠지 내가 언제 그랬냐고. 난 여태까지 받은 상처 못 잊고 힘들게 안고 살아가고 있는데.
그 외에도 같이 길 걷다가 옆에 뚱뚱한 사람이 지나가면 상대한테 들릴듯 말듯 한 목소리로 나한테 "쟤 살 찐거 좀 봐라, 에휴.. 보기 흉하지 않냐? 저런것들은 밖에 왜 돌아다니냐" 하거나엄마가 외출할 준비 하고 있는거 보고 "어디 나가?" 물어보면 "왜? 내가 집에 안 돌아왔으면 좋겠어?" 하거나 가글 좀 찾아달라고 하면 "충치라도 생겼냐?" 이런다. 진짜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곧 있으면 50 되는 사람인데 걍 추하다는 생각밖에 안 듦...
아빠는 나보고 참으라고, 너가 나중에 알바해서 돈 벌고 독립하면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내가 알바 같은걸 해보거나 잘할 수 있을지 두렵다 그런건 딱히 생각도 안해봤고 아직은 계획도 없는데. 삶이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