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4개월동안 격리당함 :
중국 신장자치구의 중심도시인(자치구의 수도라고 보면 됨) 우루무치시 전체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한지 106일 째다.(도시 전체가 유령도시처럼 변함) 하지만 시 전체 봉쇄 전에도 부분적으로 이상자가 나온 곳은 봉쇄에 들어갔기 때문에 나만해도 더 오래 격리를 당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분 150일)
정부지원금 당연 없고 500ml 생수 한 병 보급하지 않는다. 며칠에 한 번씩 허용된 가게에서 주문을 받아 필요물품을 사는데, 가게들은 배달할 범위가 많아 힘들다며 일정금액 이상이 아니면 주문도 안된다. 야채 한 번 사려해도 돈이 꽤 나간다.
(중국)정부에선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격리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월급 지불하라고 하지만 회사에 돈이 없다 하면 어떻게 항의 하겠는가?
이 곳에 한국 사람들도 있다. 사업을 하시고 식당, 가게 등을 운영하는 분들은 생으로 4개월 즈음의 시간을 허비하고 건물임대료 등 돈은 계속 지출된다. 정부 정책으로 격리하는데 대출금 등 독촉 전화는 어김없이 맹렬하게 해댄다. 격리 중이라는 말도 소용없다.
한국 언론보도는 마치 '세상에 이런 일이' 수준으로 이렇게 낙후된 시설에서 오래 격리 하고 있다 정도로만 보도된다. 댓글의 90퍼센트 이상은 잘 됐다, 더 격리해라란 조롱성 댓글이다. 그런 댓글을 보면서 버림받았다는 느낌마저 든다.
4개월 격리 동안 영사관은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이 없더라도 안부 정도는 물어야 한다. 감기만 걸려도 중국인들과 똑같이 격리수용소(시설입니다만) 에서 격리한 한국인들도 많다. 나이가 지긋한 평소에 호탕하셨던 어느 남자 사장님이 격리소에서 너무 무서웠다고 하실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
급하게 한국을 가야 하는 분들이 있지만 전세기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가 없다. 중국 사람들은 드물지만 외지 사람들이 전세기를 통해 이 도시를 벗어나는 일이 있곤 했다.
며칠 전 영사관의 주최로 화상통화를 통해서 간담회를 가졌다. 손선용 부총영사님과 안형식 사건사고 영사님이 함께 했다. 그 와중에 손선용 참사관님은 자신이 격리했던 얘기를 한참이나 하며 여러분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다는데 한마디 하려다 참았다. 또 영사관분이 해외통화도 아닌데 진행이 안될 정도로 영상이 끊겨서 아니 중국내 신호도 안좋은 곳에서 중국업무를 어떻게 보는지, 오늘 간담회 전에 인터넷 잘 되는 곳을 왜 미리 준비하지 않은 건지 이것도 한마디 하려다 참았다. 그래도 신경 못 쓴 점에 대해 정중히 유감을 표해 주셨고, 진지하게 의견을 들어주셔서 개인적으로는 영사관에 고마웠기 때문이다.
화상통화 때 나는 두가지를 요구했다. 중국에 있는 한국기자들에게 4개월 동안 격리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다는 것에 대한 보도가 됐으면 하는 이곳 사람들의 소망을 전달해 달라고. 보도 강요는 안되겠지만 그 정도 소통은 해달라.
둘째는 대사님이 30초든 1분이든 상투적이든 형식적이든 영상을 찍어서 격려해달라. 형식으로 예의가 표현되고 그 예의를 통해서 존중을 느끼는 것 아니겠나. 작년 연말 모임 자리 때도 꽤 길게 연말 인사 영상을 보내줬었다. 아니 먹고 마시는 자리에도 영상편지를 보내면서 이런 재난상황에 한마디 문자조차 없는게 말이 되는가?
오늘 서면으로 왔다.(우편도 모두 단절돼서 영사관에서 10월 말쯤 구호물품 보내려던 것도 중단됐다고 한다.)친필도 아니고 대사는 싸인만 했다. 자기가 쓴건지도 모르겠다. 이 인쇄된 편지를 보니 화가난다. '뭘 영상까지 찍어' 라고 생각한 걸까?
중국 내 영사관과 거리가 먼 지역은 1년에 한 번은 영사과 순회업무를 봐야한다. 우편으로는 처리가 안되는 업무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루무치에는 3년 동안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코로나고 뭐고 3년에 한 번도 방문이 불가능했는지 양심이 있으면 생각해 보길 바란다. 한국 사람이 적은 지역이긴 하지만 얼마나 무시를 하면 이렇게 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