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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언젠가 누군가의 꿈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4)

이슬 |2004.03.11 13:43
조회 804 |추천 0

 


-선생님 내일도 올꺼죠?
-혜정이는 선생님이 성당에 가니깐 좋니?
-네^^ 일요일에도 선생님이랑 공부할수 있잖아요 그리고 애들도 다 너무 좋아해요
-그래^^ 
-내일은 동화책 많이 읽어주세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사람의 손길을 느껴보지 못한 그 아이들로써는 나의 작은 사랑조차도

큰 사랑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이곳에 오길 잘한것 같습니다..


유난히 화창한 일요일 아침..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소풍이라도 가자고 할까..^^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기분좋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안녕하세요 마리아수녀님..
-크리스티나 선생님 어서와요..
-기도하고 계셨어요?    
-그럼요..매일 기도해야지요 주님께..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매일 열심히 기도를 하세요..
-누구를 위해서라....

수녀님은 눈을 감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말을 이으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내손을 거쳐간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다시 만나게 될 아이들을 위해..요셉을 위해..

 

수녀님의 크신 사랑은 그 무엇보다 크고 깊었습니다..
내 자신이 아닌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수녀님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수녀님 그런데 민재씨가 보이질 않네요..
-요셉은 오늘 아침부터 외출했어요..친구를 만나러 갔거든요..

  예전에 이곳에 있던 아이인데..그 아이도 내손에 컸죠..

  요셉이랑 동갑내기 친구였어요..아주 어렸을때부터 가치 자라서 남매가 다름없어요..

  결국 둘다 좋은곳으로 입양이 되어 내 손을 떠나긴 했지만..
-아...
-좀 늦을 것 같다면서 나갔으니깐 오늘은 내가 크리스티나를 좀 도와줄까요?^^
-네 수녀님^^


-신데렐라는 못된 새엄마랑 언니들에게 구박만 받았어요
  예쁜 옷도 언니들이 다 뺏앗아가서 매일 누더기 옷만 입고 집안일만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
-........
-선생님 선생님
-아..아 미안..;

 

왜 자꾸 이러지..아까부터 자꾸 정신을 놓고있는 듯 한 기분입니다
민재씨는 아직도 돌아오질 않네.. 조금있으면 가봐야하는데...
하지만 민재씨는 그날 결국 내가 그곳에서 나올때까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내마음까지 이상한거지..


아침부터 출근준비에 바쁜 나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요?
-미주야!!
-아침부터 왠일이야?
-도저히 참을수가 있어야지^^
-응? 무슨일이길래?
-나 현이 만나고 왔어 현이!!
-현...이?

 

현이..그 꿈속의 아이?

 

-그래 내가 저번에 말했잖아 어제 만났어^^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거라 어색할줄 알았는데

 정말 반가운거있지.. 더 멋있어졌더라
-그래서 아침부터 이렇게 전화한거야? 그렇게 좋아서?
-그럼 그럼 훗..참 그리고 미주야 현이도 널 기억못하나봐
-그렇겠지..나도 기억 못하는데..
-하긴..잘 만나진 않았으니깐..그래도 우리 셋이 종종 그렇게 놀았던 건 기억하더라
 너도 그건 기억하잖아
-그럼..

 

가연이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하긴..그토록 보고싶어 했으니...

 

-나중에 셋이서 같이 만나자고했어
-그래..
-응 토요일에 약속해놨어 토요일 오후에 같이 저녁먹자 아랐지?
-응..알았어

 

민재씨는 어제 늦게들어온건가..

-혜영아
-네?
-어제 아빠 늦게 들어왔니?
-몰라요 혜영이는..혜영이는 선생님이 9시에 자라고 해서 9시에 잤는걸요^^
-우리 혜영이 참 착하구나..선생님 말도 잘듣고...

 

어제 늦게 들어갔나보네.. 오늘도 혜영이를 데릴러 오려나...

민재씨는 그 주 내내 혜영이를 데릴러 오지 않았습니다..
혜영이 말대로면 고아원에 별일이 없는 것 같은데.. 약국일이 바쁜걸까..


토요일 가연이와의 약속시간이 다되어서 유치원에서 나왔습니다

빵빵~
-미주야
-어? 가연아 왜 여기까지 왔어 그때 거기서 만나자니깐 길 엇갈렸으면 어쩔뻔했어
-그러길래 딱맞쳐서 왔잖아^^ 어서타
-응...

가연이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현이도 이 근처에서 지낸다고 하더라구~ 멀리 오래 비울수가 없다고 해서

 그리고 너도 어차피 이 근처니깐 잘됐다싶어서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어
-그렇구나.. 신기하네 이 근처라니..

-칼디라는 카페라는데 .. 어디야?
-응 여기서 조금만 가면되는데 그럼 걸어가자 유치원에 주차해놓고..


-밤바람이 싸늘하더니 이제는 정말 봄인가보네..시원하다^^
가로등 사이로 높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가연이와 함께 걸었습니다..

-그러게..이렇게 걷는것도 참 좋다 오랜만인 것 같아..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왜 이렇게 안오지..
가연이는 초조해 보였으나 연신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어? 현아 여기야 여기!!!
출입구쪽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가연이는 벌떡 일어났다..

 

현이...얼굴을 보면 조금 기억이날까..
조금씩 가까워지는 그 얼굴...유심히 보았습니다 혹시 기억날까..

그래야지 반갑게 인사를 할수있을 것 같은데..

 

-어?
-미주씨?
-그럼.....설마..?

-뭐야? 둘이 아는사이야?

-하하...하하하하하...

민재씨는 크게 웃기 시작했습니다

 

-뭐야뭐야
나와 민재씨를 번갈아가면서 쳐다보며 가연이는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가연아 우선 앉자 미주씨도 앉아요..^^

 

도대체..뭐가 어떻게 된거야..
민재씨가 현이란 말이야? 그 꿈속에서 기억하고 있는...현이가 민재씨라구...?
머리가 혼란스러워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뭐야..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둘이..기억 못한다면서..
-응..몰랐지 미주씨가 니가 말한 그 미주인지...미주란 이름도 흔한 이름이고해서..

-차미주 너도 하나도 몰랐던거야?
-으응. 내가 어떻게 알아 현이라는애 이야기 너한테 들었을때도 잘 기억이 안났는데..
 그리고 더더군다나 이름이..
-이름이?

-아 가연아 내가 이야기를 안했구나..나 입양되면서부터 새아버지 성을 따서
 강민재로 호적 이름이 바뀌었어..
-아..그랬구나..

 

-아무튼 너무 신기하다 훗...너네 어떻게 알게된건데.. 응?

-미주씨 많이 놀랬죠? 아..미주씨라고 하니깐 좀 그런가...^^
-아..정말 뭔가에 뒷통수 맞은 기분이예요 지금..

-도대체 어떻게 알게된건데..
-아 민재씨가 우리 유치원 아이 아빠..아니지...

 아무튼...유치원에 오게되서 그때부터 알게됐지..
-그게 무슨 소리야..

 

-나 고아원에 다시 들어갔다고 했잖아..수녀님 건강도 좋지 않으시고..애들도 꽤있고..
 그래서 저번에 혜영이 데릴러 유치원에 갔다가 미주씨를 봤는데 아이들이 그곳에 있으면

 제대로 유치원도 못다니고 학원도 못가고 하니깐 미주씨한테 주말마다 우리아이들
 선생님을 해달라고 부탁했던거야...고맙게도 미주씨가 흔쾌히 승낙했구..

-아.. 그랬구나 그럼 미주야 넌  성당에 가본거야?
-응 우리 유치원에서 가까운곳에 있더라고..

 

신기할따름입니다..
이런 우연이라는것도 있구나... 세상에...

 

-아무튼 정말 반갑다 셋이 이렇게 있으니깐..  현아 정말 미주 기억안나? 미주 너도?
-응.. 미주씨한테 미안해해야하나..솔직히 가연이 니가 이야기해줘서 언뜻 기억은 나는데

 확실히 얼굴이라던지 이름이라던지..그런건 확실히 기억은 안났었는데..

 너랑 나 그리고 여자아이 하나가 더 있었다는건 기억이 나는 것 같은데..

-나도 그정도는 기억나..그리고 가끔 꿈을 꾸기는 했는데..
 그 꿈속에 사람이 진짜 존재했다니..신기하다..
-내가 미주씨 꿈에 자주 놀러가서 그런가..그래서 처음부터 낯설지가 않았나봐요^^
 

처음에 놀라 당황스럽기만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셋은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도 이렇게 지냈겠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나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꼭 찾을사람이 있어서 돌아온거야...'
몇일전 가연이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렇다면 그 아이가... 현이고...
현이가.....민재씨... 그럼.....

 

몸에서 모든게 빠져나가는 듯이 몸이 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내 심장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민재씨..
그리고 지금껏 그를 잊지않고 지금까지 그를 가슴에 담고 달려온 가연이..
 
-미주야?
-....응?
-아까부터 아무말도 않하고. 멍하게있어?
-응..아니야
-미주씨 많이 놀랬나봐요

 

-야야 니들 미주씨 민재씨 이것좀 그만해 정말 못들어주겠어
-하하핫..좀 그런가... 그전엔 제일 편한 호칭이였는데.. 친구였다니 좀 그렇긴하네
-그렇지? 그냥 나한테 하는 것처럼 편하게 말하면 되잖아  미주 너도!
 아주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친군데..

-그럼 편하게 말을..놓을까..^^

머리를 긁적이며 어설프게 웃는 그의 모습이 내 심장속으로 들어올것만 같습니다

 

-그래 미주야 친군데 존칭쓰기도 좀 그렇잖아
-응..그래요..아..아 그래^^
-거봐...그러니깐 훨씬 듣기도 좋잖아...훗..

가연이는 계속 민재씨에게서 시선을 놓지않았습니다


-저..기 나 먼저 가봐야할 것 같아
-왜~ 조금만 더 있다가 같이 가자 내가 집까지 데려다 줄게 시간도 늦었는데..
-아니야 택시타고 가면 돼
-가연아 미주 피곤한거 같다 우리도 그만 일어나자
-아니야 둘이 더 이야기하고 가..아직 시간도 안늦었는데...
-가연아 그래도..미주 혼자 보내는건 .....
-그래 그럼 미주야 내가 내일 연락할게 조심해서 들어가^^

 

민재씨의 말을 가로채듯 가연이는 그렇게 나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들을 뒤로한채 난 집으로 돌아와 밤새도록 잠이 오지 않아서 몇 번을 뒤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연이의 그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서..

 

-여보세요..
-아직도 자는거야?
-응? 가연이구나..응 어젯밤에 잠을 못자서.. 이렇게 일찍 왠일이야..
 지금 몇시야
-지금 7시야 출근준비안해? 나 지금 들어가거든 너네 유치원앞에 주차해놨잖아
 그래서 그냥 생각나서 전화했지
-아...어? 이제 들어간다고?
-응
-그럼 ..?
-아..응 여태 현이랑 같이있었어
-뭐?...아....

-큰일났다 오늘 면접날인데 이러다 늦겠다
-면접?

-응 면접 보러오라고 연락왔는데 가봐야지..
-잠도 못자고 씻지도 못했을거 아니야 옷도 그대로일테고..
-아니야 옷이 그대로라 그렇지 잘자고 씻고 나온건데..
-..뭐?
-미주야 나 운전중이거든 끈는다 이따 오후에 전화할게!!

 

멍.........
잘자고 씻고 나온건데...
여태 현이랑 같이 있었는데...... 도대체 뭐야....

 

 

 

빗방울이 떨어질것만 같이 아침을 시작했는데..

창문 사이로 조금씩 햇살이 들어오네요..

님들이 남겨주시는 꼬릿말들 매번 잘 읽고 있어요 .. 그리고 그 밑에다 제 마음을 

다 담을수 있는 긴 글은 쓰지 못하지만 답글을 남기는건 잊지 않고 있어요..  

제가 남겨놓은 꼬릿말들 다 보고계시죠? 이미 지나간 이야기라고 지나치지 마시구

제 마음 꼭 담아가세요∩_∩

 

                    가령 네가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꺼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지는 거야 네시가 되면 벌써 나는 마음이 
                      두근 거리고 안달이 날 거야...행복의 값어치를 배우게 되는 거야...

                                                                          -어린왕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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