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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경과 이은서(1) - 도를 아시나요?

아르거스 |2004.03.12 00:36
조회 580 |추천 0

이은서, 방년 22세

키 167cm, 몸무게 56kg (목욕탕 가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때만..)  안경 착용. 고향 강원도 평창,

현재 직업 : 경찰서 사무보조, 취미 : 편지쓰기, 특징 : 잘 웃는다, 성질 나면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사투리가 마구 마구 나온다. 잘 먹는다. 울기도 잘 한다. 고독한척 할 때도 있다. 발이 커서 가끔 도둑놈발이란 소릴 듣는다. 발싸이즈는 255밖에 안된다

 

최의경 . 방년 24세   이름 : 최상규

키 172cm (이 키는 고등학교 때 신체검사 재면서 잰 키다. 근데 키가 자꾸 줄어가나 보다. 얼마 전 우연히 들른 병원에서 재어보니 169cm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공식적인 키는 172이다.) 몸무게 70kg, 시력은 너무 좋아 탓이다. 고향은 강원도 영월. 취미 : 단전호흡, 술마시기

특기 : 단전호흡, 내기장기, 술마시기  현재 직업 : 의경 제대 말년 정확한 직급(?)은 수경  곧 제대해서 복학할 예정이다.

 

은서는 오늘 경찰서 면접을 보기로 했다. 교차로에 난 구인광고를 보고 용기를 내어 찾아갔다. 은서가 할 일은 간단한 서류 정리 정도라고 했다. 면접을 보시던 경사분이 인상도 참 좋고 일도 잘 할 것 같다는 얘기에 잘 될 거란 예감이 있었는데 정말 그날 저녁 내일부터 출근하란 전화가 왔다.  언니와 언니 친구랑 자취를 하는 집에서 무위도식(?)을 하면서 지낸 지도 3개월이 훨씬 지나고 있었다. 서울에서 원대한 꿈을 안고 언니가 있는 원주에 내려온 지가 6개월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취직을 해야지 마음만 먹고 있다가 교차로에서 우연히 본 광고를 보고 찾아갔어는데.. 그 날 저녁 언니들이랑 취직턱으로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했다. 소주는 세 잔이면 끝인 은서를 위한 자리이기 보단 오랫만에 목구멍으로 알코올을 넣고 싶은 언니들을 위한 자리였다.

 

다음 날 오빠 결혼식에 사입었던 청색 정장을 입고 출근을 했다. 은서가 출근할 곳은 명선파출소였다. 은서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의경들이 숙식을 해결하고, 직원들이 당직을 설 때 가끔씩 눈을 붙이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엔 싱크대가 있었고 은서는 그제서야 자기가 식사보조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씩씩표 은서 잠시 망설임이 있었지만 다 내일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자고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넘 기특한 젊음이다.)

의경은 8명정도가 있었고 특별히 눈에 띄는 사람도 없었다. 경찰이란 조직이 원래 여자보단 남자가 더 득실득실하는 곳이라 은서는 수 많은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며칠이 지나자 친해진 김순경은

"은서, 내 색시니까 누구링 말도 하지마." 하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지만, 식사보조로 식단 챙기랴, 안 되는 요리하랴 은서는 정신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가끔 하수구가 막히거나 전기가 속을 썩이면 최수경이 와서 도와주곤 했지만 최수경은 수 많은 파출소 남자들 중에서 확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아니었다. 은서는 눈빛 하나는 정말 맑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특별한 감정같은건 없는 사람이었다. 제대 말년이라 근무시간도 여유가 있고 해서 파출소에서 있을 시간이 많은 최의경과  은서는 최의경을 붙들고 언니들 흉을 볼 정도로 친해졌다. 그렇다고 은서에게 별다른 마음이 생긴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얼마 전부터 알게 된 단전호흡에 관심을 가진 은서는 서점에서 단전호흡에 관한 책을 한 권 사서 열심히 읽고 있었다. 책엔 단전호흡법이 나와 있었지만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때 최의경이 지나가면서

"은서씨, 그거 무슨 책이에요?"하고 물었고, 은서는

"단전호흡에 관한 책이에요. 제가 좀 배워 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요."
"단전호흡요? 그거 제가 한지 7년정도 되었는데..."

"그래요."하면서 은서는 최수경을 쳐다봤다.

'그래 하고 다니는 모습이 완전 도인일세.  티 하나에 저 바지는 뭔가? 태권도복 바지인가? 돌팔이는 아니겠지.'

은서는 반신반의하면서 단전호흡을 가르쳐 준다는 최수경에게 단전호흡을 배우기 시작했다. 최수경은 자기가 무슨 스파르타 학원의 호랑이 선생님인것처럼 맹렬 지도를 해 주었고, 은서도 그 가르침에 열심히 따라가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크게 흥미를 못 느끼고 시들해져 가고 있었다.

 

"은서씨, 주말에 바빠요?"

"아니요? 바쁜 일은 없는데 왜요?"
"저랑 치악산 가실래요? 겨울 치악산 안 가보셨죠? 제가 몇 번 가봤는데 정말 멋있거든요."

"그래요?" 망설이는 은서에게 최수경이 일침을 가했다.

"산에 올라가면 단전호흡에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그래요. 그럼. 어디서 보죠?"

"일요일 10시에 C도로 구룡사가는 버스 타는 곳 있죠? 거기서 봐요."
"알았어요."

 

일요일 아침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최수경을 기다리다 지친 은서는 파출소로 찾아갔다. 지나가는 길인척 들른 파출소엔 최수경이 없었다. 본서에 들어갔다고 했다.

'뭐야. 이거 .'

그러고 돌아서 가려는데 저만치서 최수경이 뛰어오고 있었다. 모퉁이로 돌아서자 뛰어온 최수경이

"미안해요. 갑자기 본서에 들어갈 일이 있어서요. 오래 기다렸죠? 정말 미안해요."

"좀 기다리긴 했죠. 근데 지금이 11시인데 어떻게 하실래요?"

"가요, 우리."

버스를 타고 치악산 주차장에 내린 은서와 최수경은 그 곳에 있는 초소를 찾아갔다. 동기가 근무하고 있다는 그 곳에서 아이젠을 빌려 치악산을 오르기로 했다. 팔팔 날 꽃띠이지만 겨울산은 오르기 만만치는 않아서 최수경이 내미는 손을 잡으면서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최수경은 언제 카메라까지 준비해 가지고 와서 연신 은서를 찍어주고 있었다. 산을 내려왔을 때는 쑤시는 다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원주시내를 오는 버스에서 한참을 졸았다. 버스에서 내리자 최수경은

"혹시, '태극권' 봤어요?"

"아뇨, 그거 이연걸 나오는 영화죠?"

"예, 그거 보면 단전호흡에 많이 도움이 되거든요. 같이 보러 갈래요?"

"그래요. 그럼."

영화표를 끊고 들어가니 벌써 영화가 시작하고 있었다. 자리를 찾아가려고 최수경은 은서에게 손을 내밀었고 은서는 그 손을 잡으면서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이 기분은 뭐지?' 잠시 생각하던 은서는

'에이, 모르겠다. 영화나 보자.' 하면서 영화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이연걸은 단전에 기를 모아 나뭇잎을 모으기도 하고 물을 하늘 높이 올리기도 하였다. 영화를 보면서 최수경은 열심히 은서에게 단전호흡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이거 원 영화에 집중이 안되는군. 음.'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와서 최수경은 파출소로 은서는 언니들과 지내는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그 날 밤 쑤시는 다리에 '에구, 에구'를 연발하면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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