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차이 나는 여동생 때문에 고민입니다...
동생이 고등학생 때, 부모님이 이혼하게 되면서부터 둘이 살면서 제가 보호자처럼 함께 지냈습니다.
부모님 이혼문제로 우울증을 겪던 동생은 약을 처방받은 이후로 많이 좋아졌는데, 본인의 상태가 좋아지니 고등학생 때 알고 지내던 우울증을 가진 친구를 감당하기 어려워져서 연락을 끊게 됐습니다. 그렇게 연락하며 지낼 친구가 하나도 없던 동생이 최근에 sns로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알게 됐고, 요즘은 많이 즐거워 보입니다. 동생이 초등학생 때 왕따 문제로 제가 학교에 찾아가 가해학생이 징계 받을 수 있도록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기때문에 성인이 돼서도 연락할 친구 하나 없이 지내는 동생이 걱정됐었는데,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를 사귀게 된 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동생이 너무 황당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평소 통화나 메시지만 주고받으며 알고 지내던 사람 중에 딱 한 번 저희 집에 놀러 왔던 분이 해외여행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분의 아버지께서 해외에 거주중이며 비행기값이나 숙박, 여가비는 걱정말고 친구 한명이랑 놀러오라 했으니 자신과 같이 해외여행에 가는건 어떤지 물어봤다고 합니다.
제가 허락할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거라며 말을 꺼내는 동생한테 순간 화가 났지만 최대한 기분이 상하지 않게 설명했습니다.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도 아니고 국내도 아닌데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그런데 동생은 오히려 제가 과보호한다 생각하고 간섭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대화를 하다 보니 느껴지는 건 동생은 제가 하는 말을 선넘은 참견이나 귀찮은 간섭 정도로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생의 사고방식이 걱정되기도 하고 답답합니다...
동생이 친구를 사귀는 방식이나 누구를 사귀었는지 이런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데, 동생은 제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지...어떻게 얘기를 꺼내도 불편하고 거부감이 드나봅니다...
저도 학생 때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하는 말이 불편하고 짜증 나던 때가 있었지만, 반대의 입장이니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진짜 속상하고 답답하네요...ㅠㅠ
동생의 그런 시기가 지나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답일까요?
+댓글로 걱정해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행히 제일 문제였던 여행은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얘기할 당시에는 저한테 욱하는 마음 있어서 제가 어떤 마음인지, 왜 걱정을 하는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었나 봐요.
그래도 제가 동생을 잘 못 돌봐온 건 아니었는지. 욱했던 마음이 풀리니 스스로 차분히 생각해 본 것 같아요 정말 다행이에요.
아 그리고 아마도 동생이 여행에 대해 너무 우습게 생각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동생이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고 혼자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너무 기특하길래 제가 열심히 모아서 일 년에 한 번은 꼭 같이 일본에 여행을 다녔어요. 저는 일본어를 못하는데 동생이 외국에 나가서 평소 제가 챙겨주던 일들을 본인이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니까 혼자서 이것저것 해결하고, 다녀올수록 자신감도 느는 것 같고 해서... 꾸준히 다녔었는데, 여러 번 해외에 나가보니 더 쉽게 생각했나 봐요ㅠㅠ
이번에 얘기가 나온 여행은 제가 같이 가는 여행이랑은 전혀 다른 위험한 계획이었지만, 이제라도 잘못된 걸 알게 된 것 같아서 다행이고, 동생이 제 말을 점점 흘려들을까 봐 걱정돼서 아무 말도 못 꺼냈는데 댓글 보면서 정신 차리게 됐어요! 잘 못된 건 알려주면 되고 서로 같이 잘 해나가야죠
모두 감사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