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살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결혼한지 7년차고 5살된 딸도 하나 있습니다.
둘다 공무원이고
시댁은 아버님이 국가 유공자시고 농사일을 하고 계시고
저희 부모님은 가게를 하시다가 지금은 지방에서 월세를 받으시면서 생활하고 계셔서 부양을 따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댁은 1년에 제사가 5번 + 명절 2번이고 제사가 있는날은 그날 새벽에 가서 음식을 하고 명절에는 전전날에 가서 전날에 음식을 다 하는 편이였습니다.
제사때나 명절때는 늘 불만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해야하는 일이겠거니 하면서 그냥 지냈습니다.
저번 추석에 형님이 다리를 조금 크게 다치셔서 제사음식을 저랑 어머님 둘이서 하구 저 혼자 상차리고 치우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희 집을 갔는데 저녁 먹은 상을 저랑 언니가 치우고 있더라구요 집 가는길에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이대로는 안되겠더라구요.
집에서는 분명히 가사분담이나 육아분담이 잘 되는 남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밥 안한 사람이 설거지하고 빨래해 놓으면 안한사람이 청소를 하고 하면서 불만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대화를 하면서 서로 고쳐나가는 부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랑 대화를 했습니다.
명절에 시댁에 갈때는 남편이 운전해 가서 원래하던대로 제가 일을 하고 저희집에 갈때도 남편이 운전을 하고 저희집에선 남편이 일을 하기로요 제가 집에 갈때는 운전은 하기로 했습니다.
제사때는 제가 가서 일을 하니까 집에와서 일주일간 딸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건 남편이 하고 이집 저집가서 받아온 것들 뒷정리도 남편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하고 2번 제사를 지내고 설이 지났어요.(저희집에서는 저녁만 먹고와서 지금은 집입니다)
저희 부모님이랑 언니는 남편이 뒷정리를 하니까 놀라더라구요 형부도 마찬가지고요.(우리 언니의 눈치에 못이겨 우리집 사위들이 나란히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웃겨서 언니랑 한참 웃었어요)
집에오는 길에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다음에는 자기집에서 자기가 일하겠다구요 제가 요구한게 제가 한 일에 비하면 엄청 작은일인데도 조금 힘들었다구요.
운전하면서 남편이 진지하게 하는 말을 들으니까 웃음이 나더라구요 조금 귀엽기도 했습니다.
물론 9명분의 설거지가 쉬운일은 아니였겠지만 겨우 그걸로 깨달았다는 듯이 이야기 하는게 너무 기특하고 귀여운거 있죠?
냉장고 정리도 벌써 3번째라 제법 빨리 끝내는게 제법 웃기네요.
이런 남편이랑 함께해서 이번 명절은 제법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