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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모자란 의사 남친 결혼해도 될까요?

ㅇㅇ |2023.02.16 19:14
조회 60,042 |추천 8
29세 여자 약사입니다.

남친은 36살이고 의사에요.

그런데 원래 대기업 다니다가 의대를 늦게 간거라 이제야 겨우 인턴이고 전문의까지 끝나면 마흔 되겠네요.

남친이 의대 입학 전에 다니던 대학 후배였던 아는 언니 소개로 만났는데 사람은 괜찮아요.

키는 170 중후반으로 평범한데 얼굴 잘생겼고, 웃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냥 뭐랄까... 페로몬(?) 뿌리고 다니는 것처럼 성적인 매력이 있어요. 머리도 꽤 좋습니다. 재미로 응시했던 멘사 시험도 한번에 통과했어요. 결국 사설단체니까 얼마나 신빙성 있는 시험인지는 모르지만요.

(자기 말로는 당연히 병원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주로 어머님들한테요 ㅋㅋ)

그런데 집안 차이가 좀 나서 고민이에요.

남친 아버님은 교사로 일하시다가 은퇴하시고 연금 받으시는데 원래 공부를 좋아하시는 분이셔서 매일 공부를 하세요. 집안일도 아버님이 하시고요. 주말엔 교직 은퇴한 다른 친구분들이랑 시골에 있는 땅에 농사 지으러 다니신다네요. 연금 제외 다른 소득이 있으신건 아니고, 취미로 관심분야 학위를 두어개 더 따셨어요. 그 중 한 번은 대학 못 나오셨던 남친 어머님이랑 같이 공부하겠다고 입학부터 졸업까지 도우며 같이 학위 마치셨대요. 지금은 (좀 뜬금없긴 하지만) 면허 필요한 전문직종 공부를 하고 계신다는데 그냥 본인 만족으로 하시는건지 아니면 돈 벌려고 하시는건지는 따로 물어보지 않았어요.

어머님은 그냥 작은 중소기업에서 단순반복 생산직으로 일하시는 것 같아요. 가진건 그냥 서울에 있는 30평대 아파트라고 하고요. 다행히 빚은 없다고 하네요.

또 아버님 쪽은 형제들이 다 서울에서 좋은 대학 나오고 강남 사는 전문직들이시니 나름 잘 사시는 것 같은데 어머님쪽은 가족 중 기초수급자도 있고... 이혼한 사람들도 있고... 대학 나온 분들도 거의 안 계시고... 심지어 생활고에 ㅈㅅ한 사람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좀 어렵게 사시는 것 같아요. 남친은 외가쪽과 아예 연락을 안하고 살았고요. 그냥 막장으로 파탄난 집안이라고 생각하시면 될듯 합니다.

원래 남친 외할아버님이 사업을 크게 하셔서 어머님 쪽이 훨씬 잘 살았고, 유복한 집에 남친 아버님이 장가가신 그림이었는데 외할아버님 사업 날아가고, 그 충격으로 외할아버님 돌아가시면서 그동안 공부 열심히 안하고 외할아버님 경제력에 의존해 살던 가족들이 다 박살난 케이스라고합니다. 남친 어머님은 그나마 올곧은 남편 만나서 잘 지내시는거고요.

아... 그리고 한가지 추가하자면 남친 친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친할머니께서 정말 억척같이 일하시며 자녀들 (남친 아버지 세대) 를 키우셨대요. 매일 새벽까지 포장마차 하시는걸 자녀들이 도우면서 공부까지 했다는데,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모르나 남친 아버님 형제들이 결국은 다 강남 8학군 고등학교 (그 당시는 종로였다고 하는데 맞나 모르겠네요) 졸업하고 좋은 대학들 나오신걸 보면 한편으로는 대단한것도 맞습니다.

일단 대대로 좀 강한 생활력으로 살아온 집이고 유복했던 집은 아니에요.

남친 아버님 형제들 학비도 친할머니가 여기저기 품앗이에 지인들 여기저기 부탁해서 빌린 돈으로 마치고 결국 빚도 다 갚으셨대요. 남친 말로는 그때 할머니가 얼마나 한이 맺히셨는지 지금도 주변에 가난한 지인들 손주가 어디어디 학교 입학했다고 하면 군말없이 돈 내주신다고 합니다. 돈 없어서 자녀 교육 못시키고 선생님 찾아가서 비는게 얼마나 서러웠는지 아신다고요.

무튼 그래서인지 집안에서 할머니가 절대권력자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집안이긴 한데 할머니가 뭐 한마디 하시면 무조건 모든 형제들이 오케이 하고 모십니다... 해외에 있던 자녀분이 바로 다음 비행기 타고 달려올 정도에요.

할머님 영향인지 몰라도 집안 자체가 그런 느낌이 여기저기서 듭니다.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재래시장 좋아하시고, 항상 근검절약 강조하시고, 외식같은건 거의 안하시고, 옷도 10년 20년 전에 사신 옷 아직 새 옷 같다며 입고다니시고, 밖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물티슈 같은거 꼬박꼬박 다 챙겨서 쌓아두시고... 뭐든 돈 드는 활동은 잘 안 하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남친 본가에도 한 번 가봤는데 인테리어나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습니다. 중저가 브랜드 제품 통일성 없이 중구난방으로 놓여져있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시장통 느낌...

남친 작은아버지도 명문대 출신 전문직이시고 나름 큰 규모 펌 임원이시고 강남 사시는데 지난 가족 모임에 차 두고 한강변으로 10키로 가까이를 자전거 타고 오시는 것 보고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몇 년 전까지 무슨 듣도보도 못한 30i인가 i30인가 하는 차 타셨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말씀드렸듯 그냥 온 집안 전반적인 분위기가 돈 쓰지 말자 느낌입니다.

(그래도 남친은 쓸거 쓰는 편이긴 합니다. 얼마전에 중고로 1500만원짜리 오래되고 작은 bmw를 사오더라고요. 어려서부터 젊은 시절에 꼭 bmw라는 차를 타보고 싶었는데 자기 10대부터 30대까지 공부한 기억밖에 없어서 서럽다고요. 40 넘어서 가족 생기면 못타는 차라 지금 꼭 타보고 싶고 출퇴근 할때라도 행복하고 싶다고 사와서 이것저것 혼자 뚝딱뚝딱 수리하고 하더니 잘 타고 댕깁니다. 운전할때가 제일 행복하대요. 남친이 키우는 강아지한테도 돈 잘 쓰고요... 그 두 군데 제외하면 쓰는 돈이 없긴 합니다. 옷도 유니클로나 쿠팡에서 주문한 티셔츠 입고다니고 전화 잘 받아야 한다고 샤오미 미밴드? 차고다니고... 딱히 갖고싶어하는 물건 자체가 없어요...)


저희 집은 좀 넉넉한 편입니다. 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셔서 건물도 두 채 정도 있고 저랑 남동생 이름으로 각각 아파트 한 채씩 있어요. 사업도 아직 잘 되고요. 엄마는 그냥 전업주부로 편하게 지내십니다.

아무래도 나이차가 있다보니 엄마는 다른 남자도 한 번 만나보면 어떠냐고 자꾸 옆에서 찔러보시네요. 나이 더 들기전에 더 좋은 사람 찾아서 선 보는거 어떻냐고요.

아버지는 의견이 다르십니다.

남친은 어려서부터 기숙사학교에 살았고 원래 다니던 대학 (sky 중 한 곳)에서도 성적으로 전액장학금 받았대요. 과외로 돈 벌어서 의대 대출 없이 마치고 돈도 1억정도 모아놨고요.


나중에라도 자기는 부모님께 뭐 받고싶은 생각 없고 그냥 다 쓰고 가시라고 했대요. 남친 스스로 버는걸로만 아무 눈치 안보고 살고싶다고요. 요즘도 통화하는거 들어보면 "아버지한테 돈 달라고 안할테니까 아버지나 나중에 나한테 돈 달라고 하시지 말고 주택연금이든 뭐든 가진 재산 어떻게 즐겁게 쓰고 가실지나 고민하시라" 고 농담처럼 던집니다. 진심인 것 같아요..

처가에서도 뭐 받고 싶지 않으니 혹시 저희 부모님이 뭐 주신다고 하면 그건 저 쌈짓돈 하든 친구들이랑 여행을 다니든 뭘 하든 알아서 킵하고 가정 운영에는 보태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제가 지금은 페이약사지만 나중에 부모님 도움 받아서 개국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그럴거면 그냥 월 얼마만 가정에 보태고 나머지는 다 저 따로 하라네요;; 좋은건지 정없는건지...

저희 아버지가 빈손으로 시작해서 사업 이루신 분이라 이런 태도를 좋게 보시는 것 같아요. 남자가 그 정도 소신은 있어야 한다고요.

다만 남친은 "우리가 이루게 될 우리 가정"에 대한 우선순위가 너무 높아서 시가 처가 둘 다 별로 안 엮이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자긴 고등학교 졸업하고부터 부모 도움 받은 적도 없고 앞으로 생활에 간섭 받고싶지도 않다는데... 이게 처가쪽에도 그렇게 하자는 말로 들려요.

시부모/장인장모는 그들대로 한 가정이니 나중에 몸이 아프다거나 하는 특수한 상황 아니면 그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당신들 인생 잘 사는게 맞고, 우리는 우리 가정만 자주적으로 케어하면 된다 주의라고 해야하나요.

양가에 연락 자주 안하고 살아도 우리 둘 문제 안 일으키고 잘 사는게 최고의 효도라네요.

우리도 나중에 애들 생기면 알아서 간섭하지 말고 지들 잘 살라고 하고 같이 여행이나 다니자고요.

다 좋은데... 저는 엄마랑 엄청 가까운 사이라서 앞으로도 자주 왕래하며 지내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그러다보면 서로 주고받고 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남친 부모님들도 원래 좋은 분이시고 (매일 둘이 산책 다니시고 헬스 다니시고 하시는 것 같아요) 명절에도 오지 말고 여행이나 다니라고 하시는 분들이긴 해요. 그쪽 가족이 대체로 무소식=희소식이니 특별한 일 있을때나 연락해라 하는 마인드고요.

시댁 스트레스가 크진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양측 가족이랑 "안 받고 안 엮인다"는 주의로 사는게 나중에 오히려 더 문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제 친구 한 명은 남친이 집안 차이에 대한 컴플렉스로 미리 밑밥 까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걸수도 있나요?

또 몇가지 예를 들면 저희 엄마는 사돈 될 분들이랑 커플로 골프치러 다니는게 로망이었는데, 남친 부모님은 골프같이 돈 드는 운동은 전혀 못하시고 두분이서 헬스, 수영, 산책 같은 생활체육만 하십니다. 남친 아버님은 특히 그... 근검절약? 이 몸에 밴 분이라 신발 밑창 갈면서 오래 신으시는 그런 타입이시고요.

저희 아버지는 가난하게 자라셨던 터라 개의치 않으시는데 엄마가 유복한 집 딸로 자라오셔서 그런건지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아무튼 이런 가치관 차이도 그렇고, 나이차이 7살도 그렇고... 지금 어머니 말 듣고 선 보는게 맞는건지 아님 그냥 좋은 사람 잡았다 치고 믿고 결혼하는게 맞는건지 고민입니다 ㅠㅠ

인생 선배님들 조언 부탁드려요.
추천수8
반대수387
베플ㅇㅇ|2023.02.17 01:20
남친이 집안은 너보다 모자라도 정신력 하나는 너보다 똑바로 박혀있는데 뭐가 문제라는거냐?? 결혼해서 시댁이랑 엮이고 친정에서 엮이고 불화의 시작이다. 너는 이미 정신 독립이 안됬는데 무슨 결혼이냐 ㅋㅋ 철부지 어린네같네
베플ㅇㅇ|2023.02.17 04:06
나이차이가 좀 나긴 하지만 남자네가 그렇게 기우나요? 시아버지 교직 연금 나올거고 시어머니 경제생활중이고 빚없고 노후 준비 안된건 아닌거 같은데 뭐가문제지? 본인집은 무슨 대단한 사업하시길래요? 건물두채 아파트 자식당한채면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진않는데? 그 사업 영원할지 누가알죠? 오히려 아주 안정적으로 크게 사업하는거아니면 사돈이 사업하는거 안좋아하는 집안도 많은데? 사람이별로면 몰라도 그런거아니면 의사 약사 아닌가요? 그것만해도 밸붕인데...?
베플00|2023.02.16 19:35
그정도로 독립적인 분이면 괜찮을것 같아요. 남편개원하고 옆에 같이 약국 차리면 너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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