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너무너무 가난해서 다른 친구들 흔히 가진 그 무엇도 가져본적이 없음
다마고치라고 애완동물? 같은거 키우는 조그마한 게임기 있잖음
그게 너무 갖고 싶었는데 차마 엄마한테 말을 못해서 종합장 찢어서 그림 그려갖고 갖고 놀다가 잘 땐 베개 밑에 숨겨놓고 그랬었어
집에선 항상 언니랑 둘이서만 같이 있었는데 언니한테 맨날 화풀이 당하느라 처맞고 자라서 공황장애 생겨서 갑자기 길 걷다 공황 와서 쓰러지거나 하는 일도 부지기수
아빠는 도박중독자에 엄마는 몸 약해서 일하기가 힘들고 언니는 십년째 공무원 준비중에
사람 만나는건 너무너무 무서운데 돈을 안벌면 가족 다 같이 길바닥에서 아사할까봐 대학 다닐때부터 꾸역꾸역 아르바이트 하고..
그래도 그때 그렇게 버텨서 그런지 사람 만나는건 좀 괜찮아져서 직장도 구했고 지금은 남들 버는 만큼 벌고 있음
내가 돈 벌고 나니 집안도 좀 괜찮아져서 그래도 어느정도는 나아졌다는 생각이 듬
그러다보니 처음으로 하고 싶은것도 생겨서 월급 절반은 그걸 위해서 저축하고 또 월급 반의 반은 엄마 용돈 주고
어릴때부터 못가진게 많아서 한이 됐는지 가지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내 용돈에서 밥 굶어가면서 돈을 또 조금씩 따로 모았는데
막상 그 물건 사고나니 내 주제에 이렇게 비싼 물건 사는게 맞는지 아직도 우린 너무 가난한거 같은데 내가 이렇게 사치 부리니 죄책감도 들고
사치했다는 죄악감에 잠도 안오고 해서 결국엔 물건 산 지 하루만에 다시 환불하고 왔다
20대 후반에 내 물건 하나 사는게 왜이리 힘든지..
없는 돈을 끌어쓴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벌어서 고이고이 모아놓고 쓰는데에도 왜이리 죄책감이 드는지..
나보다 더 나쁜짓하면서도 잘 사는 사람도 많을텐데
사는게 너무너무 비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