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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불행하게 자라온 결과

ㅇㅇ |2023.04.13 01:27
조회 31,994 |추천 122

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거의 왕따당하다시피 자랐다.

그이유가 뭐였을까.
20대중반이 되고나서야 생각을 해봤다.
왜 나는 왕따로, 친구도없이 자랄수밖에 없었을까?
호감이 가며 친해지고싶은 사람이있고 왜 비호감스럽고 성격이 이상한 사람이 나눠질까.
곰곰히생각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집안문제였다.

우리집은 초등학생때부터 늘 꾸준하게 주장해오고 교육가치관으로 삼은것이 있다.
바로 종교다. 어릴때부터 난 종교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그 의사를 부모에게 밝혔음에도 내 부모는 나를 무시하고 강제로 주말마다 교회를 끌고갔으며,
원하지도 않는 교회수련회를 강제로 보내버렸다.
교회를 안갈거면 밥먹지말고 집나가라는 소리도 들었다.
교회수련회는 정말 최악이었다.
친구도 아무도 없었을뿐더러, 당시 사회성도 박살나있던 나로서는 적응도안될뿐더러 난 교회를 믿지도 않았기에, 앉아서 예배드리고 찬양드리는게 너무 스트레스였다.

그럼에도 내가 도망칠곳이 없었다.
왜냐하면 10대때는 심리도 불안정하고,
경제력과 그 어떤 힘도 없는, 오로지 부모와 주변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시기기 때문이다.

혼자 도망쳐서 화장실에서 울고있었다.
내 의견따위는 중요하지도 않다는듯이 강제로 보내버린 부모가 너무 싫었고 힘들었다.

유치원때는 500원짜리 코코아 하나 사주는것도 돈아까워하고, 초등학생때는 5000원짜리 인형을 사줄때도 생색을 내며 겨우겨우겨우 사주며,
중학생때는 친구와 놀기위해 주말에 용돈 만원을주는것도 온갖 거부감을 표현하고,
고등학생때는 새로운 가방을 갖고싶어서 5만원짜리 정말 사고싶은 가방 사진을 부모에게 보여줬을때도
기도해본다며 몇주를 무시하다가, 울고불고 제발 사달라했을때 겨우겨우겨우 신경질내며 사줬다.
물론 5만원이라는돈이 결코 작은돈은 아니다.
하지만 내 자식에게 투자하는돈이 아까울 수가있을까? 내가 아직 부모가 아니라 확언을 할수 없지만,

난 내자식이 초라하게 입고다니고 낡은가방을 들고다니고 낡은 패딩을 입고다닌다면 하나쯤 사줄만하다고도 생각한다.
너무 자주 그런다면 자식이 버릇없고 방탕하게 살겠지만, 적어도 한두번정도는 부모가 먼저
필요한거없냐고 물어봐줄수도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내가 다가가야했고,
그것마저도 무시당하거나 기도를 해보라며
정신나간 소리만 들을 뿐이었다.

게다가 집에 돈이 없었던것도 아니다.
내가 제일 화나는것은, 매주 몇만원씩 헌금할 돈은 있으며 타지에있는 교회에 가기위해 몇만원의 기름값을 지불하고, 주말에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을정도로의 대단한 마인드를 가진사람들이 나에게는 돈을 거의 한푼도 투자하지 않고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는점이었다.

이런점들때문에, 부모님이랑 같이 배달음식을먹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 마저도 부러울 지경이었다.
하다못해, 길을 지나가거나 알바를하면
모든 부모님들이 다 우리집보단 좋아보이고 입양되어지고 싶었으니깐.

자식의 교복에서는 빨래 덜말린냄새가 퀘퀘하게 나서 애들이 피한다고 해도 내 마인드문제라며 가스라이팅 하기 바빴고, 나는 늘 마음의 여유가 없이 자랐다.
내가 부모라면, 적어도 내 자식을위해 내 몫까지 포기해가며 지지해줄수 있을것이다. 지금 내 부모를 보면 더더욱.

이렇게 결핍되고 가난한마인드로 찌질하게
살아온결과, 나는 왕따를 당할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단것같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 존중을 받아보지 못한채
살다보니 나도 남들에게 너그러운마음으로 표현하지 못했고, 늘 소심하고 위축되어있었다.
자존감은 끝없이 낮아져있었고 늘 학교에서 약한모습을 보이며 공격의 타겟팅이되었고, 내 10대의 인생은 한없이 처참했다. 나는 누군가의 앞에서 내 주장을
펼치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늘 방임하고 강요하며 자식을 본인들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로부터 벗어나,
성인이 된 이후에 좋은사람들을 만나 마음이 극적으로 회복되었지만, 내 인생은 너무 힘들었다.
만약 내가 아이를 낳는다면,
내 아이에게는 내가 받지못한 사랑과 욕구를 충족시켜줄것이다. 완벽한 부모가 되기는 힘들어도
좋은부모가 되는 법은 알고있다. 적어도 우리부모밑에서 자란 나로서는.

추천수122
반대수15
베플쓰니|2023.04.14 07:12
글도 잘쓰고 너무 잘 자라서 다행이야. 아픈 과거 보내버리고, 주변 그 좋은 사람들을 이제 가족삼고 행복했으면 좋겠다ㅠㅠ
베플나의안에거...|2023.04.14 10:55
덧없던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글쓴분이 나이에 비해 깊이 있는 사고과 어휘를 겸비하고 계시네요. 저주스러운 유년기 였지만 글쓴분에게 거름이 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겁니다. '거친 파도는 유능한 뱃사공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이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와, 사회에 베풀 수 있다면 어찌 아름다운 인생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마냥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지 않아 보입니다. 깨치고 나올 의지가 있어 보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베플ㅇㅇ|2023.04.14 23:52
죄다 남탓
베플쓰니|2023.04.14 09:56
읽는 내내 너무 마음이 아파서 글 남깁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마음의 평안을 얻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본인이 못 받은 사랑을 아이에게 몽땅 쏟아주시기를 바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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