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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에서 당한 어이없는 사건, 그리고 고마운 할아버지

억울한시민 |2009.01.12 00:41
조회 3,733 |추천 1

맨날 톡톡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써보네요 ㅜㅜ

어제 너무 어이 없는 일을 당했는데 아직 분이 안풀려서....

 

먼저 저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20대 청년입니다. 정상적으로 초중고 나오고 대학교도 이제 졸업반이죠..

 

때는 1월 10일 토요일이었습니다..

6시쯤 전 강남으로 친한 선배들을 만나러 야탑에서 지하철을 탔죠..

 

앉을 자리가 없어서 그냥 서서 MP3를 들으면서 폰게임을 하고 가던 중이었습니다.

복정역 즈음 왔을까요?

문이 열리는데 술이 완전 만취하신 아저씨가 얼굴 벌개가지고 술냄새 풀풀 풍기면서 지하철을 타네요... 순간 주위사람들 전부 인상 찌푸리고..

 

터덜터덜 걸어가더니 노약자석에 비집고 들어가 앉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신경 안쓰고 하던 폰게임을 하고 있었죠.

 

한 5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뒤에서 굉장히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군요...

뒤를 봤더니 그 술취한 아저씨가 저한테 삿대질을 하면서 뭐라고 막 하는거였습니다.

MP3를 듣고 있어서 뭐라그러는지 몰라서 그냥 신경끄고 계속 폰게임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시끄러운 거예요.. 그래서 이어폰 한쪽을 빼고 뭐라고 하는지 들어봤습니다..

그 아저씨 하는말....

 

"저 XX같은 놈 한 번 봐봐. 저런 나이도 어린 XX같은 놈이 @$^$^@#%@

 내가 나이가 42인데 결혼만 제대로 했으면 너같은 자식새끼가 있어 이 #$!%#$"

 

이런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을 저한테 퍼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내가 뭐했다고...조용히 폰게임 하고 있었을 뿐인데...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참았죠.. 취객이니까..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도 "학생이 참아.."라고 하셔서 참았습니다. 많이.

 

한 10분쯤 그렇게 욕을 들었을까? 제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고....

폭발하기 직전에 어느 역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탔습니다.

 

덕분에 그 취객과 저 사이는 가려지게 되었죠.

이제 좀 조용하길래 잘 참았다고 생각하고 다시 이어폰을 꺼내는 순간....

 

다시 제 뒤통수가 시끄러운 것이었습니다.

 

이번엔 가.까.이.서

 

아니나 다를까 뒤를 돌아보니 그 취객이 제 바로 앞으로 와서 손가락을 바로 눈앞에 갖다

대고 삿대질을 하면서 욕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었습니다. 이번엔 부모님 욕을 함께.

 

진짜 부모님 들먹이면서 욕하니까 폭발하더군요.....

제가 잘못한 것도 진짜 하늘에 맹세코 하나도 없는데 생욕을 듣는것도 기분이 무지 나빴는데 부모님 욕까지...

 

처음에는 "하지 마세요 아저씨, 자리에 앉으세요"

이렇게 말했는데

저도 모르게 "하지 말라구요, 자리로 가요" -> "그만하라고 아저씨"

이렇게 되더군요....

 

그래도 치고 싶다는 충동만은 가까스로 참았습니다. 그것 만은 참자고.. 때리지만 말자고 저 자신한테 계속 얘기했죠....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이었던 그 순간....

역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그 역에는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순간 생각이 번쩍 들었죠.... 밖으로 보내 버리자.....

 

조금 기다렸습니다. 문이 닫힐때 즈음... 진짜 온 힘을 다해 멱살을 잡고 그 사람을 밖으로 던져버렸습니다. 20몇년간 운동했던걸 다 쏟아붓는 것 처럼...

 

멀리 날아가서 뻗더군요... 개구리 처럼.....

 

아... 이제 끝났구나.... 조용히 가야지 하는데...

 

그 취객이 마치 좀비마냥 일어서서 다시 저를 끌고 나가려고 하는 겁니다....

진짜 그때는 밖에가서 패버릴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너무 열이 받았거든요...ㅜ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누가 붕 날아오더니 그 취객을 멀리 차버리는 거였습니다. 누군지 보니 아까 저를 말리시던 할아버지 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상황을 다 보시고는 같이 열이받으셨는지 벌떡 일어나서 저를 도와주신 것이었습니다..ㅜ

 

어찌나 감사하던지...ㅜ

조금만 지났으면 제가 진짜 그 아저씨 때렸을지도 모르고 그랬으면 난생 처음 경찰서 끌려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었기에 그 할아버지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결국 문이 닫히고 상황은 종료였죠. 그 취객이 밖에서 문을 두드리면서 욕을 계속 해서 차가 잠시 운행은 못했지만요.

 

왜 분당선만 타면 취객이랑 연관되서 사건이 터지는지....

올해 딱 두번째 탄 건데 처음 탈 때도 취객이 할아버지랑 싸우는 걸 말렸었거든요..ㅜㅜ

 

앞으론 분당선 안타려구요...

 

그리고 아저씨들 제발 술마시고 지하철 타서 난동 부리지 맙시다....

술마시고 냄새 풍기면서 타는거 자체가 실례인데, 제발 타면 조용히 가주세요...

 

진짜 남의 일인줄만 알았는데 당해보니까 너무 억울하네요....다른 분들은 이런일 안당하시길 바랍니다...ㅜㅜ 당하시더라도 참으시길.... 안참으면 손해예요!ㅜ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도와주신 할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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