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자식이 자의로 먼저 세상을 떠나는걸 택한다면, 남은 부모님을 위로할 만한 건 뭐가 있을까요
쓰니
|2023.05.03 22:47
조회 84,957 |추천 75
방탈 죄송합니다
저는 아주 어릴 때도 하루하루 남들처럼 사는 것 자체가 너무 버거웠어요. 학교에 가고, 누군가를 만나고, 밥을 먹고, 잠애 들고, 다시 일어나고... 모든 일상의 단계가 단 한번도 쉬웠던 적이 없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았던 이유는 당연히 가족, 친구들도 있었지만 저를 가장 강하게 지탱하던 것은 하나밖에 없었던 우리 강아지였습니다.
그래서 매일 죽고싶다가도 내가 사라지면 우리 강아지가 얼마나 당황할까, 하는 마음에 어떻게든 버텼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강아지가 제 곁을 떠났어요. 노령이었고, 의사도 손을 못 쓰는 상황이었어요.
강아지를 보내주고 한 달을 내리 울기만 하다가 겨우 다시 정신을 차리니 아 이제 죽어도 되겠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그냥 이 날만을 기다린 것 같기도 해요. 저 스스로에게 합당한 이유가 필요했나봐요.
그래도 이전에는 제가 죽으면 슬퍼하실 부모님 생각에 몇번이나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닳고 닳아서 누더기가 될 때 까지 너무 많이, 자주 하다 보니 이제는 그마저도 제게 살 이유가 되어주지 않네요. 제 장례식장에서 목놓아 우실 부모님을 상상해도 더이상 아무 감정이 들지 않습니다.
슬프지도 안타깝지도 않고, 그냥 남의 일을 멀찍이 떨어져 보는 기분이에요. 아니면 슬픈 영화를 열번 쯤 반복해서 보다 보니 어느 부분이, 어느 대사가 슬플지 다 알아서 뻔해진 기분이랑 비슷할까요.
쓰다 보니 제 스스로가 더 경멸스럽고 싸이코같은데...
지금은 그저 제가 뭘 어떻게 하고 가거나 남겨야 남은 사람들이 조금 더 잘 지낼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게 나을까요?
당장 죽겠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그래도 그냥 알고 싶습니다. 혹시나 하는 상황을 위해서요
우울한 글 죄송합니다.
- 베플ㅇㅇ|2023.05.0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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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마음 알아요. 가족이랑 친구는 나없어도 살수있지만 강아지는 나없으면 못사니까요.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하는 유일무이한 절대적 사랑을 주는 나의 편이니까요. 쓰니님이 삶의 이유가 부족하시다면 배가고프다는 생각이 들고 요즘 날씨가 따뜻해졌네라는 생각이 들때쯤 유기견을 키워보시는게 어떨까요? 한 생명의 삶을 구원한다는건 아무나 하는게 아니에요. 물론 떠나간 아이가 생각나고 그아이를 대체할수 있는건 없겠지요. 떠나간 아이를 잊으라는게 아니에요 가슴에 품고있어야죠. 안락사가 되었을지도 모를 한 생명의 삶이 구해지고, 아이의 행동이 낯설음과 두려움에서 쓰니님을 의지하고있구나를 느끼고, 유기견 티를 벗고 사랑받으며 사는 평범한 반려견처럼 살게되면서 이 작은 생명이 나로인해 운명이 바뀌었구나를 느낀다면 살아갈 이유가 다시 생길지도 몰라요. 제가 그랬거든요.
- 베플쌍쌍바열여...|2023.05.0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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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으로 떠난 강아지를보낸 쓰니의 맘도 그런데 또하나의 나인듯 키운 자식이 자의로 세상을 등졌는데 어떤게 위로가 되겠소? 내가 부족히 자식을 대했나? 내가 섭섭하게 했던게 있던가? 내가 살면서 지은 죄가 많던가? 내가 더 잘해줬어야 했다 그 마지막 통화 문자에서 알았어야 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죄인이니 따라가고 싶다 등의 오만가지 생각으로 본인을 질책하고 학대하겠지 그게 남은 사람의 몫입니다 특히 자식을 잃은 부모맘 얼마전 초등학생아버지가 사고로 잃은딸의 글을 읽다 만적이 있지 애절하고 안타까워 표현할수 없는 아픔이 절규가 슬픔이 이렇게 글올릴 정도로 많은 시간을 생각했구나 안다면 더 자책하겠지 댓글 안달고 싶었으나 몇번을 읽고 읽어도 맘이 편하지 않아 긴 댓글 남깁니다 오늘 하늘이 맑고 푸릅니다 하늘 한번 보시오 매운 음식 좋아하면 잘하는 쫄면 집을가 한그릇 드셔보시오 멸치향이 진한 칼국수 한그릇도 좋소 새벽에 일어나 버스든 전철이든 타보시오 나말고 다른이들은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사는지 이런 말 따위로 우울감이 없어지지는 않죠 우울증이 깊은거 같으니 병원 가세요 편견과 다르게 중독되는 약이 아니라니 쓰니가 등지고 싶은 세상이 누군가에게는 치열하게 살고 싶은 세상이었고 반려견 역시도 더 살고 싶은 세상이었을거예요 제발 병원가세요
- 베플익명|2023.05.0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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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가 몇해 전 떠나보낸 제 강아지의 생일인데 이 글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드는데 ..무엇부터 얘기드려야될지. 두서없지만 생각나는대로 얘기해볼까 싶어요 일단 지금은 나중에 다시 만날 강아지에게 해줄 얘기를 쌓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어떠신가요? 언니(오빠)는 이런사람들을 만나봤어 이쁜사람 재밌는사람 나쁜사람 특이한 사람 너를 꼭 안고 보던 드라마의 배우를 기억하니? 어떤 영화를 찍었더라 너와 함께 가고싶었던 곳을 가봤어. 그곳이랑 비슷한곳도 가봤다? 네가 냄새맡는걸 좋아하는 꽃을 키워봤어 그렇게 오늘, 내일을 보내봐요. 그러다가 몸도 마음도 여유가 생기면 사랑을 쏟아줄 이쁜 존재(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를 만나는 날이 오지않을까요? 무지개 너머 있는 친구는 쓰니님이 약하지만 강한 사람이라는걸 알고있어요. 그리고 본인이 힘든 와중에도 부모님을 걱정한 약하고 강한 당신을 저도 이제 알아요 가지말아요. 이렇게 알게됐으니 저는 당신을 기억할거예요 오늘 이 글이 계속 계속 생각날거고 잘 있나 걱정할거예요 가지말아요. 우리 오늘을 함께해요.
- 베플ㅇㅇ|2023.05.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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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고 투병끝에 병마에 가는것입니다. 쓰니는 지금 하루하루 치열한 투병중이에요. 이글을 올리는것조차 약먹고 힘내고 살기위해 애쓰는거라고요. 투병방법을 묻는거 알아요. 힘내시고 완쾌하시길 바랍니다.
- 베플ㅇㅇ|2023.05.0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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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요즘 쓰니와 같은생각 으로 버티고 있어. 사는게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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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남자1111|2023.05.0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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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 절대로 못 죽어 당신이 죽을 거였으면 방탈까지 해가면서 이런 글 쓸 시간에 밖에 나가서 번개탄을 사오든 노끈을 사오든 건물 옥상에 올라가든 한강에 가든 했을 거야 절대 당신은 죽을 용기 없어 남은 용기로 최대한 살아보려고 노력해봐 나도 지금 강아지 키우고 이전에 강아지 무지개 다리 보내봤지만 강아지가 당신 삶에 큰 기둥이 되서 지탱한다는거? 말이 안돼 당신 삶은 당신이 지탱하고 버티고 살아야 되는거야 진짜 당신이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해보고 싶었던거 입고 싶었던거 먹고 싶었던거 없었을까? 당신도 누구한테 사랑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고 그러고 싶었던거 아니야? 죽기 전 눈감는 순간을 후회로 남기지 말고 독하게 먹고 살아 다른 사람 말대로 병원에서 치료도 받고 다시 건강해져서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고 좋아하는 일도 하고 예쁜 옷에 근사한 식당에 여행도 가고 그러면서 살아 당신 그렇게 가서 강아지 만나면 걔도 싫어할 거야 너무 일찍 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