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장황해 짐을 미리 양해 구합니다.
빠른 진행을 위해 음슴체 갈게요.
남쪽 지방 사는 쓰니는 서울 지인네로 6일간 여행을 옴.지난 주 토요일이 마지막 밤이라 찐한 이별주를 하러 지인이 강력 추천한 (방송도 여러 번 탄) 한그릇 음식점을 감. 혹시나 가게에 누가 갈까봐 실명공개는 불가.
밤 9시 반경이었고 뚝딱 나온 음식에 신나게 쏘맥을 말고 있었음.
여기서 잠깐, 그 시각 식당에는 우리(여자 둘)와 우리 바로 옆 테이블 50 후반 쯤 되는 남성1(이하A), 비슷한 연배의 남성2(이하B), 50대 여성분(이하C) 이렇게 우리 빼곤 각자 혼밥 또는 혼술 중이었음.
근데 옆테이블 A가 자꾸 우리 대화에 끼어드는 것임. 처음엔 친화력 좋은 아재인가? 좀 취했나? 뭐지 싶었으나 대꾸하면 더 말을 이어갈까봐 애써 무시하고 있었음.
알고 보니 취기가 오른 아재였고 급기야 우리한테 [아가씬지 아지맨지 모르겠는데~]를 시전, 우리를 분노케 하였지만 이 아재땜에 막밤을 잡치기 싫어 게속 참았음.
우리가 식당 온지 10분 지났을 쯤 문제의 남자 셋 무리가 왔음. 40쯤(이하D), 50쯤(이하E), 60쯤(이하F) 세 분이 연령대가 다 달랐음. 그들은 공교롭게도 A 바로 앞 자리에 앉았고 타겟은 우리에서 그들로 옮겨졌음. 세 분 대화에 또 끼어듬. 세 분도 처음엔 친절히 대답해 줬음. 근데 사람이 정도가 있잖음? A가 점점 선을 넘자 막내뻘인 D의 목소리도 커지고 덩달아 A 목소리도 커지고 급기야 D가 A 테이블에 서서 약간의 위협?을 가함. 굴하지 않고 A는 더 크게 샤우팅. 형뻘인 E와 F가 D를 다독이며 참으라 함. D 겨우 진정하고 자리에 앉음. 이대로 끝나면 좋았으련만. 그럼 쓰니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음. 이미 알콜에 잠식 당한 A는 그들 앞에서 용감하기가 그지 없었음. 이번엔 맏형뻘인 F를 도발. [넌 몽골에서 왔냐 베트남에서 왔냐 이 난쟁이 X자루 만한게~]. D 말린다고 일어설 때 F를 봤나 봄. 비겁하게 인신공격 했음. 마침 그 분은 키가 작았고 마침 이국적인? 외모였음(죄송해요 이름 모를 F님). F님 꼭지가 도셨나 봄. 벌떡 일어서서 뭐라고? 했음. 이번엔 D와 E가 F를 잡음. 참으셔라 형님. 아깐 D님 먼저 흥분하셨잖아요ㅠ F가 시무룩하게 [아니, 내 약점을 건드리잖아]. 마음이 짠했음. E가 와중에 [형님! 와~ 형님 OO공파 17대 종손 족보 보여드릴 수도 없고 와~ 억울하겠네예]. 우리는 이를 깨물고 흐느끼고 있었음.
이 때 적반하장격으로 A가 너 고소를 시전. 본인이 직접 112 신고를 함. 쓰니는 내심 반가웠음. 쓰니도 점점 걱정이 되어 직원분 마침 좀전에 쓰니 옆을 지나길래 조그맣게 [이쯤되면 경찰에 신고해야 하지 않냐 왜 가만히 있냐] 물었음. 여차하면 우리가 신고해야 하나 각 잡고 있었음. 사장님은 퇴근하신듯. 조선족 아주머니 두 분만 계셨음. 걍 어색하게 웃고 지나치심. [사장님(A) 조용하시라요~] 만 몇번 얘기함. 내 머리 위로 깍두기 날아오는 상상하며 조바심 태우던 와중 누가 됐던 반가운 신고 전화.
ㅡA:(고래고래 기본 탑재) 여기 OO식당인데 사람한테 위협하고 욕하는데 빨리 와주소!
ㅡ폴리스:(쓰니 짐작) OO식당 위치가 어딘가요?
ㅡA:마! 너거가 알아서 찾아 와야지! 빨리 온나!! 뚝!
아..우리는 너무 욱꼈으. 심각한 와중에 A 스스로 망치는게 느므 우꼈으. 의기양양하게 허세도 부렸음. [경찰 오믄 너거는 이제~]. 우리는 오나 안오나 오면 어떻게 오나 폰 위치추적을 할랑가 말랑가 도착은 언제쯤 하나 분초를 재고 있었음. 신고 2분 뒤 A가 갑자기 식당 밖 골목으로 나가버렸음. 식당에 있던 모두는 이렇게 일단락 되나부다 했음. 세 분이 그랬음. [우리도 술 마시고 실수 많이 했다. 그래그래~]. 서로 격려하고 쫌 나이스한 순간이었음.
그런데!! A가 경찰 두 명을 대동하고 들어왔음. 골목에 마중 갔던거임. 이제 사건 진술의 막이 오른거임.
이미 경찰도 빡쳐있었음. 그런 주취자 전화 받고 기분이 좋을리 없잖음? A 진술은 식당 밖으로 나가서 받는건지 못들음. 나머지 경찰분이 세분 진술[A가 먼저 시비 걸고 인신공격 당함] 받고 바로 가심. 엥? 스러웠음. 잠시 후 이번엔 다른 경찰 두 분(남1여1)이 왔음. 어찌된 영문인지? 몆 가지 가설을 세워봤는데 1차 출동팀이 A 구치소 끌고 감. 경찰한테도 고래고래하면 괘씸죄로 구치소 1박 서비스. 2차팀이 마무리 짓는것 같음. 하여 여경이 목격자 진술을 받으려 직원에게 물었으나 두 분다 거절함. 왜왜왜! 우리는 실시간으로 궁예를 했음. 애초에 적극적으로 신고도 안하고..불법체류잔가? 그렇게 생각하니 납득이 갔음. 그래서 유명 맛집이라 상호를 얘기 못함. 편협한 추측이었다면 죄송. 그리하여 우리가 목격자진술 당첨됨. 쓰니는 흔쾌히 그러마 했음. 쓰니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의 수호자니까. 열심히 적었음. 우리가 먼저 시달렸다고 여경께 하소연도 했음. 경찰한테 소리친 것도 얘기해 달라해서 적어 드림(뭔가 중요한 포인트 적인 느낌). 경찰이 세 분께 모욕이나 뭐 이런 걸로 고소할거냐 물었음. 아닙니다아닙니다 입을 모아 손사래 쳤음. 곧 경찰들은 떠났고 우린 안도감을 느꼈음. E가 웃으며 그랬음.[여기가 OO식당(고유명사)이라 그렇지 A가 7일레븐이라고 했음 어쩔뻔 했냐~]. ^^;
그러다 초반에 언급한 혼술 하시던 B아저씨가 조용히 나가셨음. 여기서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나옴. 세 분 테이블까지 몰래 계산 하고 가신거임. 잠시 후 직원분이 알려줘 뒤늦게 모두들 알게 됨. 아, 인류애. 그것은 빛. 쓰니가 굳이 B분의 감정을 (감히) 얘기하진 않겠음. 쓰니도 이럴지언데 그 세 분 마음은 어떻겠음? 고마움, 감동, 죄송의 향연이었음. 괜시리 [아~나 더 마실건데 아왜 벌써 계산~]. 겸연쩍었나 봄. 곧이어 혼밥 하시던 여성분 C도 일어나셨음. 계산을, 세상에 그 분 계산을 세 분이서 또 하겠다는 거임. 이거슨 선순환의 좋은 예시~착한 나비효과~너무나 아름다운 순간이었음. C분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저희때문에 소란스러워 죄송했다며(아니요 님들은 피해자일 뿐이에요 ㅠ).
쓰니는 지인에게 나지막이 속사였지. [아 우리도~ 형평성에 어긋나면 안되지~]. 지인은 들린다고 조용하라고 질색팔색. 쓰니는 순수하게 웃자고 하는 얘기였음 진짜진짜. 근데 우리에게도 왔음. 그 분들이 먼저 일어나서 계산하며 우리 것도 같이 했다며 고생했다고 인사를 하는 거임. 아싸~가 아니고 ㅎㅎ 물론 우리도 사양을 했지만 쨋든 신세를 지게 됨. 우리도 잠시 후 식당을 나왔고 이 모든게 70분만에 일어난 일임. 이제 큰소리로 떠들 수 있게 되어 둘이서 속시원히 대화 함. 역시 연륜이란 이런 건가. 2~30대 젊은이였다면 또 어떻게 됐을까.
6일간 전망대, 야간궁궐 등등 서울 버킷리스트 채우고 자시고 다 필요 없음. 여기가 찐맛집이었음. 둘 다 입을 모아 인정. 쓰니 지금 보소. 일주일 지나가는데도 이만큼 떠들고 있잖음. A아재. 몇십년 단골이라고 그렇게 외치시더니 애정하는 단골집에서 왜그러셨어요? 세 분은 두 팀 계산하느라 되려 돈 더 썼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이하 생략. B분은 마음이 부자이셨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