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단체급식 회사에 다니고 있는 20대 영양사입니다
단체급식 회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을 것 같아 간단히 설명드리면
단체급식회사가 급식이 필요한 회사와 갑과 을로 계약을 맺어 갑사에 들어가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합니다
일을 하는 곳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저희가 하는 일은
1. 메뉴를 짜고 식재 발주를 합니다
2. 식사를 하는 직원들을 만족 시키위해 각종 이벤트와 특식을 제안하고 제공합니다
3. 식수와 매출, 계약된 재료비, 인건비 등을 관리하여 순이익을 내야 됩니다
4. 계약기간이 다 되가면 재계약 따내야됩니다
5. 주방에서 일을 하는 인력을 관리, 채용 해야됩니다
6. 갑사인 총무팀과 식당 담당을 응대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갑사의 계속되는 행동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여쭙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갖춰지지 못한 시설
중식이 2000명이 식사를 하는데 주방이 정말 작습니다 주방에 일을 하는 사람이 20명 정도 되는데 두명이 제대로 지나갈 수 없어 옆으로 지나 다닙니다. 심지어 에어컨도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총무팀과 시설팀에 얘기를 했으나 지금까지 에어컨이 없어도 다른 단체급식 업체들은 말없이 잘 했다. 설치하지 못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라는 이유들만 늘어 놓고 개선의 의지가 하나도 없습니다. 주방은 여름이 되면 50도가 훌쩍 넘습니다. 조리를 하다가 실려가도 이상한 현상이 절대 아닙니다. 땀 범벅이 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2. 미흡한 휴게 공간
대학교 미화 분들의 휴게 공간에 이슈가 많은 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겁니다. 단체급식 업계도 다른 세상 일은 아닙니다. 단체급식 조리는 중노동에 가까운 일이며 탈의실, 샤워실 등 휴게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휴게실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 2명이 누우면 끝일 정도의 공간입니다. 남자, 여자 구분도 없습니다.
3. 갑사의 무례함과 무논리적인 요구
시도 때도 없이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합니다. 퇴근 이후의 카톡은 기본입니다.
어떤 날은 주말에 연락이 와서 월요일 외부 손님이 몇십명이 식사를 할 테니 준비하라는 지시를 합니다.
회의라는 명목으로 불러내 1시간 이상을 개인적인 사생활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떱니다. 본인이 주말에 놀러다녀 온 이야기, 주말에 고급 레스토랑에 갔는데 그 음식이 맛있더라 메뉴에 내라는 등의 이야기 입니다
저희는 배식이 가장 중요한데 사람들이 몰려드는 배식시간에 전화를 해 급하지 않은 일들을 얘기합니다. 예를 들면 오후 몇시에 시간이 되냐 메뉴회의를 하자, 오늘 저녁 메뉴가 뭐냐 등등 입니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안되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는데 전화를 안받으면 찾아와서 왜 전화를 안받냐 일부러 안받는 거냐 사람들 앞에서 큰소리로 면박을 줍니다
그리고 총무팀의 잔심부름도 시킵니다
재계약 기간이 다가 오면 재계약 하고 싶으면 말을 잘 들어라 이런 식으로 하면 재계약 못한다 라는 말을 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과 하는 행동들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합니다. 녹음은 기본입니다. 거의 cctv 수준으로 쫓아다니며 기록합니다.
4. 낮은 재료비에 추가적인 메뉴 요청
저희는 한 명당 한 끼에 받는 계약된 금액이 있습니다 그 식사 하나에 재료비, 인건비, 경비 등등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른 곳들은 수도세, 가스료, 전기세를 내는 곳들도 있습니다. 얼마전 어떤 글에서 여의도 직장인 한달 평균 점심비용이 23만원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식단가 6000원에 어디 직원식당에서는 랍스터, 삼겹살, 한우, 스테이크가 나왔다더라 우리도 내라, 이런 요구를 합니다. 추가적으로 말씀 드리면 그런 메뉴는 총무팀의 지원금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한끼 6000원에 외식할 때 먹는 수준으로 제공 될 수 있을까요? 저희도 이윤을 내야되는 회사이지만 갑사의 무리한 고급 식재 요청에 과도한 재료비를 사용할 때가 많으며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재계약으로 얘기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요청사항에 따르고 있습니다.
5. 식당 담당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메뉴 변경 요청
저희가 메뉴를 작성하면 꼭 메뉴를 컴펌 받아야 합니다. 메뉴회의가 잘못된 거는 아닙니다. 메뉴 회의 시 본인이 싫어하는 메뉴가 나오면 무조건 바꿔야 됩니디. 저희 입장에서는 중복되지 않고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려고 메뉴를 작성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메뉴를 변경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메뉴를 변경하면 직원들은 똑같은 메뉴가 반복해서 나온다라는 소리가 많이 나옵니다. 저희는 다수의 만족이 중요한데 총무팀의 식당 담당 개인적인 비위만 맞춰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하는 말은 “저만 맛있으면 됩니다“ 입니다.
식당은 힘이 없습니다 저희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없고 총무팀과의 협의 및 요구에 따라 움직입니다 식당에서 막상 고객들의 불만을 듣는 건 오로지 저희의 몫입니다
이런 내용들을 저희 회사에서 다 알고 있으나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래도 이익을 내야된다 왜 내지 못했냐 혼내고 따져 묻습니다 게다가 재계약을 하기 위해 회식이라는 명목으로 접대를 강요합니다.
저는 식사를 제공하는 일이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받기보단 갑과 을의 관계에서 무시 당하는 일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갑과 을의 관계는 계약에서 당연히 존재합니다
계약관계를 떠나 저는 예의없고 인도적이지 못한 이런 행동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합니다.
객관적인 의견은 겸허히 받아 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인격적인 모독이나 악플은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