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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ㅇㅇ |2023.11.22 12:16
조회 4,402 |추천 3
제 엄마는 어릴 때부터 저에게 아빠를 닮아 못생겼다고 얘길했어요. 네 아빠 못생겨서 보기만 해도 토 나올 것 같다며 지 아빠 닮은 거 봐라..이런 얘기를 무척 많이 했고, 10, 20대 때 자존감 하락으로 연애 한 번 못하고 공부하고, 일만 하며 살았어요. 집도 무척 가난했고 가족끼리 여행은 커녕 외식 한 번 한 적 없어요. 얼굴에 여드름이 난리가 나도 병원 한 번 데려가 본 적 없어요. 고등학교 때 생식기에서 냄새가 나서 엄청 고생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 그러더라고요. 그게 질염이었는데 병원에 못데려갔다고요. 저는 그때 친구에게 __ 냄새가 난다는 말까지 듣고 살았습니다.
다행히도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업을 갖게 되었어요. 연애도 안하고 오로지 일만 하며 지냈어요.  엄마는 그런 저에게 독하다고 표현했어요. 그래도 제가 돈을 벌기 시작하니 사람 취급은 해주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거의 무존재에 가까웠는데 이제는 딸 덕분에 이렇게도 산다..이런 말을 들으니 뿌듯했어요.
30대에 지금 남편을 만났고 아이도 낳고 살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점점 왜 내 엄마는 지금 내가 내 아이에게 느끼는 이런 감정을 표현한 적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굴이 못생겼든 예쁘든 내 아이는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왜 내 엄마는 나를 한 번도 안아준 적이 없을까. 내 손 한 번 잡아준 적이 없을까. 왜 길을 걸을 때 먼저 앞서서 가버렸을까..지금도 전화해서 아이들 잘 키워라 하세요. 딸이 잘 지내는지 힘든지는 관심 없고 오로지 손주들 잘 지내는지만 물어요. 꼭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말하는 그런 느낌처럼요..
지난 추석에 친정에 갔더니 아이가 먹을 게 하나도 없어요.. 이제 두 돌이라 어른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없는데..매일 보고 싶다고 전화하고 사진 보내라더니 정작 그 귀한 손주를 위해 음식하는 게 싫었던 것 같아요. 아마 돈 쓰는 게 싫었겠죠..
어릴 때도 옷 한 벌로 일 년 살았어요. 동네에서 제일 거지같이 살았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교복 외에 외출복이 없었어요. 대학 가서 용돈 딱 20만원 받아봤어요. 그 후에는 다 제가 벌어서 공부하고 자격증 준비했어요. 결혼할 때도 1원도 받은 것 없이 제발 옷이라도 새로 입으셔야 한다고 몇백 드렸어요. 자식들에게 돈 들어가는 것은 정말 최소한으로 그렇게 살았으면서 지금도 노후 준비가 안되서 일해야 한대요. 힘든 일은 못하고 딱 본인 생활 할 만큼만 벌 수 있는 일만 할 수 있대요. 그래서 돈이 없어서 손주들 내복 한번 사준 적 없는 거래요..
직장 동료 중에 친정 엄마가 잠깐씩이라도 도와주지 않고 혼자 감당하는 사람은 저 밖에 없어요. 너무 힘들어서 가끔씩이라도 도와줄 수 없냐 했더니 그러면 지금 당신이 받는 월급만큼 돈을 달래요.  
친정만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해요. 나는 왜 이렇게 사는건지 이 상황도 너무 싫어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추천수3
반대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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