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부탁해서 대신 올리는 글임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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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의 상황은...
30대 후반 미혼의 1인 가구입니다.
딸 넷인 집의 늦둥이 막내이구요. 아버지는 갑작스런 병환으로 10 여년 전에 별세하셨습니다. 언니들은 다 결혼 했고, 결혼을 늦게 한 언니의 아이들만 아직 학령기이고 다른 조카들은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혼자다 보니, 어머니께서 집안 대소사로 지방 가실 때나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는 항상 제가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몇 년 직장 생활을 하다 이런저런 개인사업을 했습니다. 잘 돼서 어린 나이에 돈을 좀 벌기도 했었고, 다른 일을 벌렸다가 손해 보고 바닥도 기어 봤어요.
사귀었던 남자들도 있었지만, 결혼을 통해 서로의 삶을 책임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아직 못 만났습니다. 비혼주의는 아니구요, 솔직히 저 자신이 아직 '어른'이 아니라는 생각에 타인을 이해하며 함께 가정을 꾸리는건 뭔가 막연하게 두려움(?)이 좀 있습니다.
#2 언니들은...
두 언니는 제가 어릴 때, 대학 졸업 하자마자 나름 자산가로 시집을 갔어요.
한 언니는 시부모님께서 연로 하셔서, 몇 년 전에 형제들에게 재산 분할을 다 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조카들은 막내 빼고 다 결혼했구요, 안정적인 노후가 보장되는 것 같아 보여요.
다른 한 언니는 형부랑 몇 년 전에 이혼하고 저희 어머니 건물에서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조카들은 다 결혼했고 언니는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일의 특성상 정년까지 일 할 가능성이 있구요, 연금도 꽤 된다고 알고 있어요.
또 다른 언니는 가장 늦게 결혼을 했는데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아요. 형부가 개인 사업을 하는데 좀 들쭉날쭉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아직 학령기에요.
#4 최근...
코로나 때 힘들어서 어머니께 담보 대출을 부탁드렸어요. 근데 코로나 이후로 더 힘들어져서 이자만 부담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밖에서 고생하지 말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머니 말씀은,
언니들은 그래도 다 울타리(가족 및 재산)가 있는데, 보아하니 니가(저) 결혼 생각도 없어 보이고 (연로하신)당신께서 먼저 가시면 누가 니 울타리가 되겠느냐, 들어와서 살다가 니가 이거(어머니 건물-조그마한 상가주택) 가져가라.
#5 언니들은...
농담 반, 진담 반,
항상 저보고 니가 있어 다행이다, 우리는 욕심 없다, 니가 관리하면 다 니꺼다. 라고 했거든요.
저라고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은 건 아니였지만, 수 년을 계속 듣다보니 왠지 그런 거 같은 거에요.
근데 담보 대출 받은 걸 알게된 한 언니가 불같이 화를 냈어요. 공시지가로 따져도, 그리고 세입자 보증금 비율로 따져도 정말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이였는데...
그리고 또 다른 언니가 어머니께 담보 대출을 부탁하고 싶으니 저보고 빨리 돈을 갚으라는거에요. 정작 어머니께는 1도 말씀 못 드리면서..
#6
친구들에게 속상하다고 얘기했더니, 친구들이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는 와중에.. (어릴 때 부터의 친구들이라 언니들과도 잘 알아요.)
이제와서 하는 얘기지만, 어릴 때 부터 ○○ 언니는 좀 그랬다. 어머님이 너한테 이렇게저렇게 해 주실 때 마다 언니 표정이 싸했다. ○○언니도 마찬가지다. 너는 그런 거 모르더라?
○○언니가 굳이 어머니 건물에 들어와 있는 이유가 뭐겠느냐?
뭐 대충 이런 식으로요.
언니들은 어렸을 때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어머니도 그걸 속상해 하시구요. 근데 제가 생각할 땐, 그래도 크고 나서는 다 똑같지 않았나 싶거든요.
언니들 재수, 삼수 다 시켜 주시고 대학 졸업 하자마자 결혼할 때 혼수 다 해 주시고..
저한테 사업자금 담보대출 해 주신 것도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거든요.
친구들은 조심스럽게 말하더군요.
어머니 가시고나면 언니들이랑 싸움 나겠다고..
친구들이랑은 가벼운 말다툼으로 자리를 파했습니다만, 정말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