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자마자 받은 너의 카톡은 항상 보내주던 잘 잤냐는
인사말이 아닌 장거리연애에 지쳐 이제 그만하자는 이별의 말이었지.
무슨 말로 답장을 해야할지 아직 잠에서 깨지않은 머리로 열심히 생각을 하며 답장을 쓰고 지우고를 얼마나 했는지 몰라.
군인인 남자친구와 연애하며 한 달에 4번 만난 적 없는, 격주에 한번 만나는 장거리 연애, 서로의 시간이 안맞으면 한 달동안 못 만나는 이런 연애를 해도 너는 괜찮은 줄 알았어.
보내줘야 할까? 여기서 한 주 더 만나자고 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몇 년 전 전역하는 동기들을 따라 같이 전역을 했어야 했을까? 계속된 생각 속에서 오늘처럼 군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걸 후회되는 날이 없었어.
요근래 너와 카톡도 생각없이하고 전화를 해도 예전처럼 오래 통화하지않고 금방 끊었던게 생각이 나더라. 너무 성의없는 카톡, 전화해도 별로 말을 하지않았던 내가 문제였겠지.
너는 언제부터 이런 생각했을까? 또 얼마나 고민을 하며 이런 결정을 했을까? 그저께 당직을 서지않고 너랑 전화를 했더라면 이런일이 없었을까? 어제 퇴근하고 씻는다는 너의 카톡에 전화를 했었어야했을까?
그와중에 평상시같으면 주말에 늦잠자던 너가 아침부터 이런 긴 카톡을 보냈다는게 잠은 잤던걸까 걱정도 들더라.
3년을 2주 남기 시점에서 1000일이 넘는 날짜를, 우리가 사귀었던 시간이 무의미한 것 같다는 그 말에 붙잡을 수가 없더라. 나는 첫 연애다보니 너랑 보낸 순간들이 모든게 다 처음이라 지금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는데...
그동안 행복했다고 잘 지내라고 답장을 했지.
오늘 하루종일 우울하고 세상이 끝난 것만 같더라,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아서 현실이 아닌거 같아. 꿈속인거 같은 기분이 계속 들어.
한참을 생각하다 용기내 한번만 다시 생각해달라는 카톡을 보냈지만 조금씩 어긋난거같다며 미안하다는 너의 말. 거절이라는 표현 임에도 너에게서 연락이 와서 반갑더라.
갑자기 이런 카톡을 보내서 많이 놀랐을 거 같다는 말에서 너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건 내 기분 탓일까.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줄줄 흐르더라.
우리 사귀기 시작하고 한 달째였나 늦은 밤 벤치에 앉아서 대화할때가 떠오르네. 너가 그랬지 첫 사랑은 항상 헤어진다고.
아니길 바랬고 그렇게 되지않게 할거라는 내가 이렇게 안일해졌네.
올해는 같이 제주도도 가고 연말에 일본도 가자고 하려했었는데...
아직 우리 가보지 못한 곳도 많고, 아직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한참 남아있는데 이제 더 이상 할 수 없다는게 너무 후회되고 가슴이 아프다.
좀 더 말해줄 걸, 좀 더 같이 있어줄 걸...
몇달 전 너가 질문했던게 생각나. 헤어지자고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그때는 가차없이 떠나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고 했지만 왜 지금은 몇 번이고 붙잡고 싶을까.
너가 잘못 생각한거같다고 미안하다며 다시 만나자고 연락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오지않을 연락을 기다리며 몇 번이고 핸드폰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