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눈팅만 하다 용기내서 처음으로 여기에 글 올려봐요
전 올해로 딱 40살, 초2 딸 있는 아줌마이자 워킹맘이에요
여기는 뉴질랜드 입니다
전 간호사, 남편은 Chiropractic이에요 저희 둘 다 토종 한국인이구요
15년전에 한국에서도 간호사 일을 하다 태움? 비슷한 걸 당해서 너무 회의감 들고 한국 조직문화가 싫어 다 때려치고 여기로 워홀 왔다가 영주권도 따고 자리잡고 쭉 살고 있어요
남편은 저보다 6살 연하에요 저희는 여기 뉴질랜드에 워홀 와서 만났구요...
처음엔 남편이 나이도 넘 어리고 외모도 그렇고 (비만이었음)
정말 제 스타일이 1도 아니어서 관심조차 없었는데 남편이 절 죽자사자 쫓아다녔어요
살 빼고 다시 오라고 그럼 생각해 보겠다고 하니, 정말 6개월 만에 20키로를 빼서 왔고 그 모습에 감동해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어요
저도 그 당시 아무 연고없는 타지에서 너무 외롭기도 했구요
연애시절에는 하늘에 있는 별도 따다줄 거 처럼 저한테 100% 다 맞춰주고 체중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암튼 제가 싫다는 거는 전혀 안했었어요
그러나,
결혼 하자마자 돌변하더니 절 잡은 물고기 취급하면서 체중관리는 커녕 요요가 와서 전보다 더 고도 비만이 되었고 저 몸뚱이로 허구헌날 치킨에 햄버거에 맥주에 이제는 정말 먹는것 마저 쳐 먹는걸로 보일만큼 꼴보기 싫어요
잠자리 안한지도 8년? 9년? (남편이 그동안 여러차례 들이댔으나 살 안빼면 절대 안해준다고 제가 일방적으로 거부) 이건 뭐 부부인지 그냥 하우스 메이트인지도 모르겠고 그 밖에 그 동안 여러가지 다른 문제들로 수도 없이 싸우고 이혼 문턱도 여러번 갔었어요
그러다가 아이가 생겼구요, 이제는 아이 때문에 그냥 아이 부모로써만 살아요 남편이 아이한테는 또 끔찍히 잘하거든요
여기 네이트 판, 결시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람, 폭력, 도박 이런건 전혀 없어요 성실하고 아이한테 잘하고 정말 좋은 아빠에요
남편이 집안 살림이랑 요리도 수준급으로 잘하구요
제가 3교대로 일해서 많이 바쁘거든요...
상대적으로 저보다 시간 널널한 남편이 그 동안 주로 아이 도맡아 키웠어요
그런데 위에 나열해놓은 저 장점들... 저게 그냥 다에요
저랑은 취미, 식성, 성격 심지어 웃음코드 조차 안맞고 이제는 남편 얼굴만 쳐다봐도 사람이 아니라 돼지새끼 한 마리가 있는거 같아요
요즘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이 얼굴만 쳐다보고 아이랑만 얘기하고 남편이랑은 하루에 말 한마디 안섞고 지나가는 날도 많아요
서로 대화하다 보면 또 싸움 날게 뻔하니 이젠 아예 서로 말도 안섞고 안건드려요
아무 연고도 없는 이 타국에서 의지할 곳 이라고는 우리 둘 뿐인데 너무 외롭고 우울증 올 거 같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혼하고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까? 고민했다가도 또 교육적으로는 뉴질랜드가 한국보다는 훨씬 선진국이고 시스템이 좋아서 아이 생각하면 여기가 정답인거 같아 억지로 그 마음 다시 접어넣고 또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어요
예전에 한국 사는 찐친들한테 이런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남자들 결혼하면 돌변하는 거 다 똑같고 거기서 거기다
그래도 니 남편은 성실하고 살림도 하고 밥도 하고 아이도 잘 돌보지 않느냐 내 남편은 그것조차 안한다 바람 도박 폭력아니면 웬만해선 그냥 참고 살아라 난 오히려 멀리 떨어져서 시댁&명절&경조사 등등 스트레스 1도 안받고 사는 니가 더 부럽다 니가 지금 삶이 너무 평화로우니 지루해 하는 거 같다' 라고 조언을 해주더라구요 친구들 말도 일리가 있는 거 같아서 그런가? 하고 그래 내가 지금 넘 배가불렀나 싶어서 다시 잘 살아보자 하고 결심했다가도 남편 면상보면 또 꼴베기 싫고 15년전 그 때로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요 ㅠ
물론 울 아이는 넘 이쁘고 사랑하지만 15년전으로 돌아간다면 진심 결혼 절대 안하고 혼자 살랍니다
정말 제 친구들 말대로 배우자가 바람, 도박, 폭력 없으면 대부분 그냥저냥 살고 계신가요? 남편이랑 안맞아도 넘 안맞는데 정말 그냥 사는게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