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대학친구랑 부부동반으로 적어도 분기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만나왔는데 남편들끼리 스펙도 비슷하고 말도 잘통해서 친하게 지내왔어요.
남편이 호불호가 강한 사람인데 이 부부를 많이 좋아해서 다음 만남을 기대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남편친구 주식이 대박이 나서 갑자기 집 차 등 기본적인 삶의 질의 격차가 벌어져버렸어요.
두 부부 비슷하게 학군 좋은 신축에 살다가 친구 부부가 한강변 유명한 단지로 입성하게 됐고요.
솔직히 사람인지라 안부럽다면 거짓말이지만 혹시라도 남편이 주눅들까봐 티도 안냈고 이사간 것도 지나가는 말로 걔네 거기로 이사간다더라 이 정도로 지나가는 말 중에 섞어서 얘기했어요. 집들이 초대한다고 했으니 말을 안할 수도 없으니까요.
남편이 충격받긴 했지만 잘됐다 천운이네 하길래 그치 너무 잘됐어 하고 그 다음에 한동안 잊고 살았어요.
문제는 다음 주에 집들이를 한다고 친구부부한테 초대를 받았는데 남편이 안간다네요.
여지껏 잘 지내다가 이유도 없이 안가면 어떡하냐고 가자고 설득하는데 그냥 앞으로 안만나고 싶다는 거예요.
대충 무슨 기분인지는 짐작은 가지만 너무 난감합니다.
친구부부는 절대 잘난 척 하거나 하지 않고 언제나 상대방 기분부터 헤아려주는 스타일이거든요. 평소 성품으로 봤을 때 우리가 이런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도 남을 사람들이에요.
제 남편은 본인이 우선돼야 하는 인정욕구가 굉장히 강한 사람인데 평소에는 티가 안나니 대인관계는 아주 좋아요.
하지만 내면에 뭔가가 건드려졌을 때는 걷잡을 수 없이 깊이 들어가서 문을 닫아버리고 자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리 두드려도 안나옵니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절대 안가겠다는 남편..
우선 해외출장이라고 둘러댔더니 그럼 다녀온 다음에 꼭 보자고 하는데 그 친구부부는 남편이 왜 이러는지 상상조차 못하겠죠.
그렇게 잘지내고 좋아하던 지인이 잘됐을 때 이런 반응을 보이는 남편한테 너무 실망스럽고 그런 모습이 한없이 못나보여서 정이 다 떨어지네요..